![(왼쪽부터) 김정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프란체스코 발렌테 비거마린그룹 대표이사,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삼성중공업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8261510450855448439a4874112222163195.jpg&nmt=29)
(왼쪽부터) 김정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프란체스코 발렌테 비거마린그룹 대표이사,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삼성중공업 제공]
지난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과 연계해 삼성중공업과 비거마린그룹 간의 MOU 체결식이 성사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참석해 양국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보여줬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과 프란체스코 발렌테 비거마린그룹 대표이사 사장 등 양사 주요 인사들도 함께 자리했다.
이번 협약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적극적인 한국 조선업 협력 의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조선소, 선박 건조에 대해 우리는 많은 얘기를 나눌 것"이라며 "미국은 조선업이 상당히 폐쇄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구매해야 할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이어 "한국과 협력을 통해 미국에서 선박이 다시 건조되길 바란다"며 미국 조선업 부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5개 조선소 통합한 미국 최대 MRO 전문업체와 파트너십
비거마린그룹은 현재 오리건, 워싱턴,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등 4개 주에 해군 인증 도크와 가공공장, 수리 서비스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군함 유지보수와 현대화, 특수임무용 선박의 MRO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어, 미국 서안 최대의 정비 및 해상서비스업체로 평가받는다.
프란체스코 발렌테 비거마린그룹 대표는 "5개사는 각자 혁신, 품질, 그리고 신뢰성으로 탄탄한 명성을 쌓아왔다"며 "이제 우리는 전국적인 플랫폼과 각 지역 조선소의 대응력을 결합해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통합의 의미를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기술력으로 미국 해군 MRO 시장 공략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해양 분야 기술력과 최적화된 설비,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국 해군 및 해상수송사령부의 MRO 사업에 본격 참여하게 된다. 단순한 정비 서비스를 넘어 삼성중공업의 첨단 기술이 미국 해군력 강화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는 "미국의 대표적인 MRO 조선사인 비거마린그룹과 협력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MRO 서비스를 제공하고, 본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상선 및 지원함 건조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틀 마련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MRO에서 공동건조까지 협력범위 확대 계획
삼성중공업은 이번 MRO 사업 협력을 발판으로 향후 상선 및 특수선 분야로 협력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나아가 미국 파트너 조선소와의 공동 건조 사업도 적극 추진해, 삼성중공업의 기술력이 미국 조선업 재건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더 나아가 삼성중공업은 단순한 건조 협력을 넘어 미국 내 조선 생태계 강화에도 적극 나선다. 자체 보유한 경험과 노하우 등 소프트 경쟁력을 활용해 미국 내 조선 기자재 클러스터 구축, 조선업 숙련공 및 선원 양성 트레이닝 센터 조성 등으로 협력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글로벌 조선 네트워크 확산 전략의 일환
삼성중공업의 미국 진출은 글로벌 조선 네트워크 강화 전략의 핵심축이다. 미국 시장 진출과 함께 동남아시아 등 해외 조선소들과의 공동 건조 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미국 조선업계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함정의 건조보다 퇴역이 더 빠른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중국의 군사력 증강 등으로 인해 기존 함정의 MRO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미 해군은 2024년 295척이던 군함을 2054년까지 390척으로 늘릴 계획이어서, 한국 조선업체들에게는 거대한 기회가 열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쏟아지는 미 함정 보수 수요는 현지 조선소로 감당이 불가능한 물량"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조선을 콕 짚어 요청한 만큼 국내 조선소가 수주하는 물량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삼성중공업과 비거마린그룹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업 재건에 기여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윈-윈 협력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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