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진, 박철민 전 대표는 부사장으로 직위가 변경되어 회사에 남아 각각 기존에 맡아온 의학부 총괄과 운영 총괄 업무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문형진 부사장은 지난달 6일 이사회에서 집행임원 겸 대표집행임원 재선임이 결의됐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 만에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
성장 전문가 40대 최연소 CEO 영입
새롭게 휴젤의 사령탑을 맡은 장두현 대표는 업계에서 '기업 성장 전문가'로 통하는 인물이다. 1976년생인 장 대표는 미국 미시건대 경제학과·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AT&T, CJ그룹을 거쳐 2014년 보령홀딩스 전략기획실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운영총괄부사장을 거쳐 2021년 8월 보령의 최연소 CEO로 취임해 올해 2월까지 3년 6개월간 보령을 이끌었다.
휴젤이 이미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대표 교체의 명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휴젤은 올 상반기 매출 2001억원, 영업이익 95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7.9%, 영업이익 44.0% 급증한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2분기에는 매출 1103억원, 영업이익 567억원으로 영업이익률 51.4%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휴젤의 핵심 사업인 보툴리눔독소제제는 2분기에만 61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상반기 누적 매출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레티보의 미국 시장 진출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휴젤은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으로부터 레티보의 품목허가를 승인받아 대웅제약 나보타에 이어 국내 개발 보툴리눔독소제제 중 두 번째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사회 주도 지배구조 … 매각설 부상
휴젤의 독특한 지배구조가 이번 인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휴젤은 국내 대다수 제약·바이오 기업과 달리 경영을 총괄하는 대표가 이사회 구성원으로 등재되지 않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집행임원 체제를 채택해 이사회가 보다 자유롭게 선임 및 해임 권한을 갖기 때문이다.
휴젤의 최대주주는 지분 약 42.11%를 가진 아프로디테 홀딩스다. 이는 글로벌 사모펀드 CBC그룹이 주도하고 GS그룹,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다. 휴젤 이사회는 차석용 의장을 포함한 기타비상무이사 5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타비상무이사 중 4인은 모두 아프로디테 홀딩스 측 인사로 알려져 있다.
“중앙집권적 의사결정으로 성장 전략 수행”
휴젤 측은 대표 변경 배경에 대해 "신속하고 중앙집중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성장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휴젤의 성장 전략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책임경영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장두현 신임 대표는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K-메디컬 에스테틱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한 휴젤에 합류해 새 여정을 시작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휴젤을 지속 가능한 혁신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주주 가치 제고에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장 대표의 추진력과 글로벌 사업 경험이 휴젤의 미국 시장 공략 등 해외 확장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리더십 교체가 잦다는 것은 그만큼 이사회가 대표에게 요구하는 목표치가 명확하다는 것"이라며 "향후 협상의 기반이 될 수 있을 만큼의 실적에 대한 기대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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