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협상 결렬이 결정타
신세계면세점의 철수 배경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인하 협상 결렬이 있다.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함께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인천지방법원은 인천공항공사에 두 업체의 임대료를 각각 25%, 27% 인하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으나, 공항공사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협상이 최종 결렬되었다.
신세계면세점 측은 "운영을 지속하기에는 경영상 손실이 너무 큰 상황"이라며 부득이하게 사업권 반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대료 문제에 더해 면세점 시장 전반의 악화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신세계면세점은 "고환율, 경기 둔화, 주고객의 구매력 감소 및 소비 패턴 변화 등 예측하기 어려운 부정적 시장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면세 시장의 부정적 환경 속에서 높은 임대료까지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9월 DF1(화장품·주류) 구역에서 철수를 선언했으며, 약 1900억 원대의 위약금을 내고 2026년 3월 17일까지만 영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호텔신라 측도 당시 "인천공항에서 영업을 지속하기에는 손실이 너무 큰 상황"이라며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주주가치 제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세계가 반납하는 DF2 구역은 1·2터미널에 걸쳐 4,709㎡에 달하는 광활한 공간이다. 신세계면세점은 계약에 따라 의무적으로 2026년 4월 27일까지는 영업을 지속해야 한다. 인천공항공사가 11월 중 신라가 반납한 DF1 구역에 대한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었으나, DF2 구역까지 공석이 되면서 향후 입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철수로 인천공항에서의 사업을 대폭 축소한다. 회사는 인천공항 내 남은 DF4(패션·잡화) 구역과 시내면세점인 명동점에 역량을 집중해 체질 개선을 도모할 방침이다. 핵심 구역을 포기하는 대신 수익성이 높은 부문에 경영 자원을 재배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두 개의 주요 면세점 운영 구역을 한 번에 잃게 되면서 새로운 입찰 전략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했다. 공사는 신규 운영 주체 모색과 함께 임대료 구조 개선 등을 통해 면세점 운영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높은 임대료 정책이 주요 운영사의 대탈출을 초래한 만큼, 공항 운영과 면세점 사업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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