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개최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애뉴얼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왼쪽부터)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현수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장.
이미지 확대보기'미래기술육성사업'은 삼성이 2013년부터 추진해온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민간 기업이 주도한 기초과학 연구지원 공익사업이다.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인 연구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모델을 민간 차원에서 구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2년간 축적된 규모의 경제
삼성이 투입한 규모는 상당하다. 지난 12년간 총 1조 5천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누적 880개의 연구 과제를 선정했으며, 현재까지 1조 1천 419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해왔다. 이는 매년 약 1천억 원 규모의 지속적인 투자를 의미한다.
기초과학 지원에서 창업까지, '엔드투엔드' 육성 구조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연구비 지원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제 선정에서 기술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육성 구조로 정착시켜 연구 성과가 창업과 산업화로 이어지는 민간형 혁신 생태계를 구축했다.
연구자들은 삼성으로부터 단계별 전문가 멘토링, 산업계와의 기술 교류, 나아가 기술 창업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 패키지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연구에만 몰두하기 어려웠던 과학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그 결과 지금까지 65개 연구 과제가 실제 창업으로 이어졌으며, 이 중 다수가 유망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프로티나 성공 사례, 기초연구의 실질화
삼성의 투자 철학이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는 사례가 바로 '프로티나(PROTINA)'다. 서울대 윤태영 교수가 창업한 이 회사는 지난 2014년부터 5년간 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신약 후보 물질을 빠르게 탐색하는 고속 항체 스크리닝 플랫폼 기술의 기초를 완성했다.
현재 프로티나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서울대 연구진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반 항체 신약 개발 관련 국책 과제의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되었다.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도 이 기업의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2025 애뉴얼 포럼, 처음 외부 공개
올해 포럼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2014년부터 운영해온 연례 포럼을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삼성과 학계, 업계 전문가들만 참여했던 이 행사를 활짝 열어 학계와 산업계 간 교류의 폭을 한층 넓혔다.
이날 행사에는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을 비롯해 여야 의원인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도 참석했다.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장석훈 삼성사회공헌총괄 사장 등 경영진을 포함해 총 400여 명이 참석했다.
10대 유망기술 공개, 미래 기술 방향 제시
올해 포럼에서는 삼성과 학계가 공동으로 선정한 '10대 유망기술'이 공개됐다. 이들은 향후 산업과 기술 발전을 주도할 핵심 분야들이다.
선정된 기술은 다음과 같다.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스마트 열관리 솔루션, 대체 에너지, AI 기반 배터리, 디지털 헬스케어, AI 기반 바이오 치료제, 바이오 컴퓨팅,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처, 휴머노이드 로봇, 포스트 휴먼 신체·인지 증강 기술 등이 포함된다.
이는 반도체에서 헬스케어, 로봇까지 산업 전반에 걸친 미래 기술을 제시한 것으로, 한국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삼성의 전략적 선택이 드러난다.
포럼 세션에서 나타난 구체적 성과들
올해 신설된 '미래과학기술 포럼'에서는 국내 연구진과 산업계 전문가들이 64개 주제를 발표했다. 발표는 기초과학 4개 분야(수학·물리·화학·생명과학)와 공학 6개 분야(전자소재·소자·통신·컴퓨팅·바이오·에너지·AI·로보틱스)로 나뉘어 진행됐다.
오프닝 세션에서는 사업 지원을 통해 도전적 연구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진 대표 사례 4건이 소개됐다. 경희대 전명원 교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표준 우주론이 설명하지 못한 초기 우주의 실제 모습을 제시했다. KAIST 김재경 교수는 인체 생체리듬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해 '갤럭시 워치8'에 탑재된 AI 수면코치 기술을 개발했다.
DGIST 조용철 교수는 신경 재생 메커니즘을 규명해 마비 환자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서울대 김장우 교수는 데이터센터의 병목을 해소할 시스템 반도체 기술을 개발해 2022년 창업한 '망고부스트'를 통해 상용화에 나섰다.
정치권도 주목하는 민간 차원의 혁신
삼성의 미래기술육성사업에 대한 평가는 학계를 넘어 정치권에서도 높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이 보여준 진정한 의미는 성과 그 자체를 넘어 과학의 순수한 열정을 지켜왔다는 데 있다"며 "민간의 자율적 연구 지원이 국가 과학기술 생태계를 떠받치는 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진정한 기술은 인간의 삶을 바꾸는 기술이어야 한다"며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은 그 철학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한 세대의 연구가 다음 세대의 꿈이 되고 그 꿈이 다시 새로운 연구의 씨앗이 되는 선순환의 길을 삼성은 꾸준히 만들어왔다"고 덧붙였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도 "정책은 새로움에 집중되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기초과학의 토대를 오래 지켜온 삼성의 행보는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기초과학 부흥으로 세계적 과학기술 강국 도약
이날 포럼에 참석한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미래기술육성사업은 국가 과학기술 성장 기반을 다져왔다"며 "연구자가 오롯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포스텍 김성근 총장도 "이 사업은 도전적 연구자를 발굴하는 민간 연구지원의 모범 사례"라며 "삼성이 국가 과학기술에 기여하려는 의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수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장은 "미래기술육성사업은 기초과학 발전과 산업기술 혁신, 그리고 세계적 과학인 육성을 목표로 한다"며 "올해 포럼은 첫 외부 공개 행사로 진행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도 "삼성은 단기간의 성과보다 젊은 과학자들의 장기적 성장을 중시한다"며 "새로운 연구 주제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꾸준히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초과학의 미래를 향한 발걸음
12년간 1조원대 투자로 기초과학 생태계를 구축해온 삼성의 모습은 한국 기술 강국 도약의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미국의 DARPA가 인터넷과 GPS 등 획기적 기술을 만들어낸 것처럼, 삼성의 미래기술육성사업도 한국의 미래를 바꿀 핵심 기술들을 키워내고 있다.
기초과학에 대한 민간의 책임 있는 투자, 그리고 그로부터 나온 혁신의 성과들은 한국이 기술 강국의 위상을 지속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의 '기술중시' 철학이 만드는 미래 기술 세상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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