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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청라 이전, 인천시금고 유치 ‘승부수’

하나 ‘도전’ vs 신한 ‘수성’… 20년 경쟁 재점화

성기환 CP

2026-03-10 10:13:48

하나금융그룹 로고. [사진=하나금융]

하나금융그룹 로고. [사진=하나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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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하나금융그룹이 올 상반기 중 그룹 본사를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이전함에 따라 인천 금융권 판도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서 인천으로 옮기는 정관 개정을 추진 중인 하나금융은 단순한 사옥 이전을 넘어 인천지역을 금융 거점으로 만드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특히 오는 7월 공모에 이어 8월에 결정될 인천시금고 유치 여부가 하나금융이 인천지역 금융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판단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 15조원 인천시금고, 금융권 최대 ‘격전지’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의 본사 이전 전략이 실질적인 금융 전략으로 구체화되는 지점이 바로 인천시금고 공모라고 설명했다. 인천시금고는 규모와 상징성 측면에서 금융권이 주목하는 최고 수준의 '빅딜'로 평가받고 있다.
인천시가 7월 공모 착수에 이어 8월 중 최종 선정을 진행할 인천시금고는 신한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5개 은행이 연 15조원 규모의 인천시 예산을 담당하는 금고를 두고 열띤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이 2007년부터 20년 가까이 제1금고를 지켜온 상황에서 하나은행을 비롯한 금융지주사들이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이 맡은 인천시 제1금고는 연간 약 11조4천600억원 규모의 일반회계를 포함해 여러 계정을 관리하는데, 여기에 각종 기금과 공기업특별회계까지 포함하면 총 규모는 15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히 자금 관리를 넘어 공무원 급여 계좌 관리와 대출·보험 등 부대사업까지 연계되는 만큼, 장기적 고객 기반 확보와 직결되는 구조다.

규제 완화로 심화되는 출연금 경쟁

제도적 변화가 금고 경쟁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024년 은행의 과도한 재산상 이익 제공을 제한하던 내부통제 가이드라인 행정지도를 폐지한 것이다.

2025년 기준 지자체와 교육청 금고를 맡은 은행들이 협력사업비 명목으로 지원한 금액은 3천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지도 폐지로 출연금 상한선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은행들의 출연금 규모는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는 금고 선정 시 비용 경쟁의 비중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고 평가는 신용도, 재무 안정성, 주민 이용 편의성, 금고 업무 관리 능력, 예금금리 수준, 지역사회 기여도 등 정성·정량 지표를 종합적으로 본다”며, “다만 현장에서는 출연금과 금리 같은 수치 지표가 당락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지역 밀착 전략" vs 신한은행 "안정적 기반"

하나금융은 '지역 이전'의 상징성을 최대한 활용해 이번 인천시금고 선정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은 본사 이전 이전부터 인천과의 인연을 강화해 왔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 인천 서구에서 가족 단위 생태 활동인 '에코-아트놀이터'를 지원했다. 2023년 말에는 경인영업본부가 서구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을 위한 성금을 전달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인천신용보증재단과 지역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하나금융티아이는 인천 지역사회 발전에 꾸준히 기여한 공로로 2022년 '인천광역시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오랜 기간 안정적 운영 실적을 자산으로 내세운다. 신한은행은 독자 개발한 전산시스템으로 높은 수준의 업무 관리 능력을 입증했으며, 최근 인천시 전체 176개 지역아동센터에 과일박스를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또한 신한은행은 2022년 인천시금고 선정 당시 수성에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변수 관리에 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한은행은 20년 가까이 인천시 금고를 담당해오면서 장기 독주 체제에 따른 '교체 심리'가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인천시 내부나 시의회 등에서 오랜 기간 동일한 금융기관이 금고를 담당해오면서 금고 은행 교체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의견이 제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협력사업비 부담도 변수다. 신한은행은 2023~2026년 계약 기간 동안 1천100억원이 넘는 협력사업비를 출연하기로 했는데, 차기 입찰에서 경쟁사들이 높은 수준의 출연금을 제시할 경우 수익성이 약화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점쳐진다.

청라 '하나드림타운', 14년 숙원을 완성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시작된 하나금융의 '하나드림타운' 사업이 올해 완성을 앞두고 있다. 하나금융은 2026년 헤드쿼터 준공 시 하나금융지주는 물론 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 등 주요 계열사가 입주해 약 2천80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할 계획이다. 지하 7층, 지상 15층 규모로 조성되는 헤드쿼터는 단순한 사무용 건물을 넘어 하나금융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통합 거점 시설이다.

하나드림타운은 세 단계에 걸쳐 추진되어 왔다. 2017년 통합데이터센터 구축이 1단계, 2019년 하나글로벌캠퍼스(연수시설) 완공이 2단계였고, 올해 본사 이전이 마지막 3단계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미 통합데이터센터에는 1천800여 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으며, 본사 이전과 함께 전사적 인력 결집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는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산탄데르은행은 마드리드 외곽에 금융도시를 조성한 후 이를 거점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며 유럽 시가총액 1위 은행으로 발돋움했다. 하나금융도 유사한 전략으로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청라를 아시아 금융의 글로벌·디지털 전진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본사 이전 정관 명문화, 청라 시대 개막 공식화

하나금융이 단순한 주소 변경을 넘어 정관 개정을 통해 본사 이전을 명문화한 것은 청라 전략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본점 소재지를 기존 서울특별시에서 인천광역시로 변경하는 내용의 정관 개정안을 3월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본점 이전은 올해 9월 30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데, 금융지주의 본점을 대도시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은 국내 금융계에서 극히 이례적인 결정이다.

다만 하나금융은 현실성 있는 조치도 함께 마련했다. 정관 개정안에는 주주총회를 원칙적으로 본점 소재지에서 개최하되 필요에 따라 인접 지역에서도 열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전자 주주총회 근거 조항을 신설해 일부 주주가 원격지에서 전자적 방법으로 결의에 참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이 조항은 물리적 거리 제약을 기술로 보완하면서도 주주 참여를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나금융 청라 이전…금융 생태계 재편의 서막

하나금융의 청라 이전과 인천시금고 유치 추진은 단순한 은행 간 경쟁을 넘어 수도권 금융 판도를 재편하는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인천시는 하나드림타운이 본격 운영될 경우 약 8천773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7천666명의 고용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본사 이전 자체는 공간 이동에 불과하지만, 인천시금고 선정은 이를 실질적인 금융 영향력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공무원 급여 관리에서 출발한 개인금융, 기업금융, 투자 거래 등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하나금융의 인천 금융 기반이 공고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7월 공모 착수와 8월 중 최종 선정이라는 일정으로 진행될 인천시금고 공모, 그리고 2026년 상반기 중 예정된 서울시금고 재입찰은 수도권 금융권의 구도 변화를 초래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얼마나 전략적으로 이 기회를 활용할지, 그리고 신한은행이 기존 지위를 얼마나 견고하게 지켜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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