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1(화)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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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3.5%로 8차례 연속 동결했다.

늘어난 가계부채와 고물가, 경기부진 그리고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미국 금리 등 인하·인상 요인이 엇갈리면서 일단 지켜보자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 열린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동결했다.

앞서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무려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 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p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2022년 1·4·5·7·8·10·11월과 2023년 1월까지 0.25%p씩 여덟 차례, 0.50%p 두 차례 등 모두 3.00%p 높아졌다.
하지만 금리 인상 기조는 지난해 2월 동결로 마무리되고 3.5% 기준금리가 이날까지 약 1년째 유지되고 있다.

한은이 8연속 동결을 결정한 것은 한마디로 부동산PF·물가·경제성장·가계부채 등 상충적 요소들의 복합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딜레마 상황 때문이다.

한은(2.1%)과 정부(2.2%)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지만, LG경영연구원(1.8%)·신한금융지주(1;7%)·KB금융지주(1.8%) 등은 고금리·물가에 따른 소비 부진 등을 근거로 지난해(한은·정부 1.4% 추정)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1%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도 작년 4월 이후 12월까지 9개월 연속 늘었다. 지난달에만 전체 가계대출이 3조1천억원, 주택담보대출도 5조2천억원 또 불었다.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이런 한은의 고충을 근거로 대다수 전문가도 이날 금통위 회의에 앞서 동결을 전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동결 행진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과 함께 하반기부터 비로소 한은의 금리 인하도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미국(5.25∼5.50%)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은 2%p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7월 첫 인하를 예상하며 "소비가 하반기로 갈수록 부진할 가능성이 큰 데다, 이때쯤 서비스 중심으로 물가 상승률 하락도 뚜렷해지면서 한은의 정책 대응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l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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