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박보경 연구원이 24일 발표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Circle 상장 이후 S&P500 금융 섹터 내에서 뚜렷한 차별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연초 대비 수익률로는 여전히 보험 섹터가 3.6%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6월 5일 이후의 단기 성과만 놓고 보면 은행 섹터가 3.1%의 상승률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전통적인 대형 은행과 지역 은행들이 모두 상승세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개별 종목을 살펴보면 JP모건이 5.0%의 상승률로 은행 섹터 내 1위를 기록했다. JP모건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주요 금융기관으로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뒤를 이어 리전스 파이낸셜이 4.1%, 시티즌스가 3.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각화금융 섹터에서는 예상대로 코인베이스가 26.3%의 폭등을 기록하며 최고의 성과를 보였다. 다른 기업들의 상승도 주목할 만하다. 싱크로니 파이낸셜이 8.5%, 노던 트러스트가 5.1%의 수익률을 올렸다.
싱크로니 파이낸셜은 리테일 파트너십 카드 발급사로, 향후 아마존과 같은 대형 리테일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할 경우 핵심 파트너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노던 트러스트는 자산 수탁 및 관리 전문기업으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진행되면 토큰화 자산 수탁 서비스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통적인 결제 시스템의 핵심인 카드사들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스터카드가 9.0%, 비자가 7.7%, 코페이가 4.5%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카드 결제 시스템보다 낮은 수수료를 제공함으로써 경쟁력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보경 연구원은 "디지털 결제망 수수료에 의존하는 카드사와 달리, 신용대출, 자산수탁 등 전통 금융 인프라와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에 편승할 수 있는 금융사들이 주목받고 있다"며 "이들의 차별화 흐름이 지속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Circle IPO 이후 나타난 금융 섹터의 변화는 단순한 주가 움직임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이 본격적으로 실물 경제에 편입되면서, 기존 금융기관들도 새로운 역할 정립이 필요한 시점에 이른 것이다.
향후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과 제도화 진행 속도에 따라 금융 섹터 내 승부는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각 금융기관이 디지털 전환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도 기존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지를 면밀히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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