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연기금·국부펀드 분석 전문기관인 글로벌 SWF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NPS)과 한국투자공사(KIC)의 지난 10년(2015~2024년) 연율 환산 수익률은 각각 6.56%와 5.36%로 나타났다. 이는 22개국 50개 주요 기관 중 33위와 4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더욱 아쉬운 점은 공적연금 평균 수익률 6.9%와 국부펀드 평균 수익률 5.5%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주식 60%, 채권 40%로 구성하는 전통적인 자산배분 전략으로도 7.51%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반면 최고 성과를 거둔 스웨덴 연금 AP7은 13.11%의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뉴질랜드 연금펀드(NZSF)가 10.34%로 2위, 두바이투자청(ICD)이 9.33%로 3위를 차지했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 무바달라, 호주 국부펀드 퓨처펀드 등 상위 10개 기관은 모두 8~9%대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장기 관점에서 살펴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0년(2005~2024년) 동안 국민연금의 연율 환산 수익률은 6.13%로, 50개 기관 중 40위에 그쳤다. 이는 공적연금 평균 수익률 6.8%에도 미달하는 수준이다.
20년 장기 성과에서도 스웨덴 AP7이 11.47%로 1위를 차지했고, 뉴질랜드 연금펀드가 10.04%로 2위를 기록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공무원연금(GEPF), 캐나다 온타리오 의료연금(HOOPP), 워싱턴주 투자위원회 등이 8~9%대의 수익률로 상위권을 형성한 반면, 국민연금은 7~8%대 구간에서도 벗어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대적 저성과의 배경으로 운용 조직의 지배구조 문제를 꼽는다. 짧은 기관장과 최고투자책임자(CIO) 임기, 정부와 상위 기관의 과도한 간섭 등으로 인해 구조적으로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연기금의 지배구조에 따라 연간 수익률이 1~2%포인트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거버넌스 개선이 수익률 제고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우수 연기금의 경우 유능한 CIO가 10~20년간 장기 재임하며 일관된 투자 전략을 추진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연기금 관계자는 "연기금의 거버넌스가 낮은 수익률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며 "운용 조직의 독립성을 제고해 전문적으로 운용하느냐의 차이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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