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섭 KT 대표이사 / 사진=연합뉴스
KT 안팎에서는 차기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민감한 시기에 '알박기 인사', '보은 인사'를 단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중 인사로 조직 혼란 우려
김 사장이 연말 인사를 강행하려는 명분은 'AI 신사업과 대외 불확실성 대비를 위한 내년 사업의 안정적 추진'이다.
김 사장이 연말 인사를 단행하면 신임 사장은 취임 직후 또다시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할 수밖에 없다. 2-3개월 사이에 대규모 임원 인사가 연달아 벌어지는 '이중 인사' 사태가 발생한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해킹 사태로 어수선한 조직이 수장이 두 번 바뀌는 리더십 공백과 혼란을 감당해야 한다며 이는 내년 사업의 안정이 아닌 혼란을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임기 말 권한 남용 의혹
더 큰 문제는 김 사장의 도의적 책임과 인사 의도다. 해킹 사태 책임으로 물러나는 상황에서 자신이 영입했거나 가까웠던 인사들의 승진을 챙기기 위해 임기 말 권한을 행사하려 한다는 의혹이 짙다.
이는 차기 CEO의 경영 구상을 원천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다. 신임 사장이 와도 주요 보직에 '김영섭 사람'이 버티고 있다면 새 경영진은 손발이 묶인 채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
△이사회 견제 장치 시험대
KT 이사회는 최근(11월 4일) 임원 임명·면직, 조직개편 관련 사항을 이사회 사전 심의·의결 대상으로 한다는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차기 CEO의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한 견제 장치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 조항이 현직 CEO의 임기 말 인사를 막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 사장이 이사회 반대에도 인사를 강행하면 이사회 견제 장치마저 무력화하려는 시도이자 또 다른 경영권 남용 논란을 빚을 수 있다.
KT 내부에서는 김 사장이 더 이상 조직 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이사회가 제동을 걸어주길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태 수습과 안정적 인수인계 대신 임기 말 인사권 행사에 몰두하는 CEO의 모습에 조직원들의 피로감과 불신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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