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11.14(금)

CU, 美 하와이 진출이 특별한 이유는

편의점 발상지 미국으로 역진출 … K-컬처-로컬 감성 완벽 조화

안재후 CP

2025-11-14 13:57:29

BGF리테일 홍정국 부회장(왼쪽 두번째)과 CU 하와이 로버트 쿠리수 대표(세 번째)가 CU 하와이 1호점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CU 제공

BGF리테일 홍정국 부회장(왼쪽 두번째)과 CU 하와이 로버트 쿠리수 대표(세 번째)가 CU 하와이 1호점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CU 제공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 1호점 'CU 다운타운점'을 오픈했다. 이는 단순한 해외 진출이 아니다. 한국 편의점 업계가 아시아를 넘어 편의점이 태동한 미국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역사적 사건이다. BGF리테일은 "편의점이 태동한 미국에 역진출했다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으며, 이는 한국의 소매산업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다.

CU의 하와이 진출은 한국 편의점 업계의 글로벌 확장 전략의 결정적 전환점이다. 그동안 몽골,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 주로 아시아 지역에 집중했던 CU가 이제 미주 대륙까지 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현재 CU는 세 국가에서 약 749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하와이 진출로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이루게 되었다.

관광지 하와이를 한국 편의점 성장 동력으로

BGF리테일이 하와이를 첫 미국 진출지로 선택한 것은 전략적이다. 하와이는 연중 온화하고 화창한 날씨로 연간 약 1,0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미국 대표 휴양지다. 여행객들의 하루 평균 소비액이 약 32만원(230달러) 수준에 달할 정도로 높은 소비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하와이의 높은 외식 물가다. 현지의 음식값이 비싼 만큼, 합리적 가격의 편의점 상품에 대한 수요는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상당하다. BGF리테일은 이러한 시장 특성을 정확히 분석하고, 저가 고품질의 한국 편의점 상품이 현지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CU 다운타운점은 호놀룰루시의 최대 중심상업지구인 다운타운 오피스가에 입지했다. 인근 오피스 근무자와 호텔 투숙객, 관광지 방문객, 로컬 주민들이 모두 쉽게 접근 가능한 이상적인 입지 선택이다. 약 70평(231㎡) 규모의 대형 편의점으로 조성되어, 충분한 상품 다양성과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BGF리테일이 강조하는 것은 단순한 편의점 개점이 아니라 'K-컬쳐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이다. 해외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 속에서, 하와이 CU를 한국의 최신 소비 트렌드를 세계에 소개하는 창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CU는 'K-food meets Aloha'라는 포괄적 콘셉트를 설정했다. 인테리어부터 상품 구성까지 한국의 정체성과 하와이의 로컬 감성을 자연스럽게 융합시킨 것이다. 하와이를 대표하는 예술가 시그 제인이 디자인한 하와이안 아트 패턴을 매장 곳곳에 적용했으며, 직원 유니폼과 상품 패키지에까지 이 감성을 살렸다. 단순히 한국의 상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하와이의 문화와 미학을 존중하면서 CU의 브랜드 가치를 구현하려는 세밀한 접근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그 제인과의 협업 상품도 준비했다. 하와이안 패턴이 담긴 텀블러, 머그컵, 장바구니 등 기념품과 CU 캐릭터 '케이루'를 활용한 굿즈를 별도 존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는 CU가 단순한 편의점을 넘어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높은 외식 물가 고려해 간편식에 비중둬
CU 다운타운점의 상품 구성은 세 가지 명확한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CU의 마스터 자체브랜드 'PBICK' 존으로, 김부각, 라면, 즉석밥, 휴지 등 한국인들이 애용하는 생활 밀착형 상품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연세우유 크림빵 시리즈, 노티드 도넛 시리즈, 피마원(생과일) 하이볼 등 국내 히트 상품도 수출, 판매하고 있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간편식 라인업의 세분화다. 하와이의 높은 외식 물가를 고려해 CU가 간편식에 가장 큰 비중을 두었다. K-original은 전주비빔밥, 참치마요, 닭갈비 도시락 등 한식을 그대로 재현한 상품들이고, K-fusion은 미국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TOP Chef'의 준우승자인 셰프 셸든 시메온과 협업해 김치갈비 도시락 같은 한식 퓨전 레시피를 개발했다. 로컬 플레이버 라인은 스팸 무스비 주먹밥과 로코모코 도시락 등 하와이 대표 메뉴를 담았다.

K-뷰티도 전면에 배치했다. 마스크팩, 선블럭, 틴트 등 총 40여 종의 기초 및 색조 화장품으로 구성한 K-뷰티 특화 존을 마련해 해외 고객들의 관심을 끌 준비를 했다. 현지 높은 커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로스팅 커피 전문점 'Island Vintage Coffee'와 협업해 즉석 커피와 원두도 판매하고 있다.

오픈 첫날 대기줄 생긴 CU 하와이 1호점-BGF리테일 제공

오픈 첫날 대기줄 생긴 CU 하와이 1호점-BGF리테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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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형 콘텐츠, K-컬처를 즐기는 공간으로

CU 다운타운점의 또 다른 특징은 단순한 쇼핑을 넘어 K-컬쳐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 점이다. '한강 라면' 라면 라이브러리는 고객들이 즉석에서 한국 대표 라면을 끓여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떡볶이 같은 한국 분식은 밀키트 형태로 제공해 고객들이 직접 조리해 먹는 경험을 제공한다. 즉석 사진 키오스크도 설치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하와이에서 한국 문화를 경험한 순간을 기록할 수 있다.

이러한 체험형 콘텐츠는 CU를 관광지 하와이에서 필수 방문 장소로 만들기 위한 전략적 설계다. 단순히 생필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SNS에 공유할 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한 것이다.

최신 리테일 테크 도입, 글로벌 경쟁력 확보

BGF리테일은 최신 리테일 테크를 적극 도입해 운영 효율성과 고객 만족도를 동시에 확보하려고 한다. 하와이 편의점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은 셀프 체크아웃 시스템을 CU 다운타운점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빠르고 편리하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간편식 상품 관리에는 Time-PLU 시스템을 적용해 유통기한이 경과한 상품의 판매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이는 식품안전 관리 신뢰도를 한 차원 높이는 동시에, 국내의 엄격한 식품 안전 기준이 하와이 시장에도 적용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 적용은 단순히 편의점 효율성을 넘어 한국 기업의 기술 수준과 식품 안전 철학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된다.

공격적 확장 계획, 3년 내 50개점 목표

BGF리테일은 CU 다운타운점을 시작으로 3년 내 50개 점포를 하와이에 오픈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는 매우 공격적인 목표다. 와이키키 해변 같은 대표 관광지와 알라모아나, 카할라 같은 중심 상업지, 그리고 고급 주거지를 중심으로 다각화된 입지에 출점할 예정이다.

각 입지별로 세분화된 점포 포맷을 개발해 입지 특성에 맞게 차별화된 상품 구성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관광지 특성의 점포, 주거지 특성의 점포 등 다양한 포맷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내수 포화의 돌파구, 한국 편의점의 글로벌 야심

CU의 하와이 진출은 한국 편의점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국내 편의점 시장은 포화 상태에 접어든 지 오래다. 편의점의 과포화로 인한 경쟁 심화와 매출 둔화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CU뿐 아니라 GS25도 베트남, 몽골 등에 이미 677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추가 진출국 모색을 계속하고 있다.

하와이로의 진출은 이러한 포화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필사적인 도전이자, 한국 편의점 산업이 구축한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 입증하려는 야심찬 시도다. BGF리테일 홍정국 부회장은 "지난 30여 년 간 BGF가 쌓아온 독보적인 브랜드 파워와 체계적인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기반해 이제 하와이에서도 한국의 맛과 감성, 혁신적 편의점 경험을 제공하게 됐다"며 "CU는 이번 미주 진출을 통해 한국 편의점 산업의 글로벌 파워를 증명하고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K-트렌드 플랫폼으로서 위상을 높여 갈 것"이라고 말했다.

CU의 하와이 1호점 오픈은 단순한 편의점 개점이 아니다. 편의점이란 소매 형태가 한국에서 얼마나 진화했고,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 있는 선수로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K-컬쳐의 글로벌 인기 추세를 편의점 비즈니스와 결합시킨 이번 진출이 성공한다면, 이는 한국 소매산업의 새로운 성장 모델이 될 수 있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의 심장에 깃발을 꽂은 한국 편의점의 미래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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