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주주 조직의 등장과 입장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 성동세무서에 비영리단체로 설립 신고를 마친 이 조직이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지만,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결의가 행동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집회에 참여한 인원들은 모두 삼성전자 주주들로 알려졌다. 민 대표는 "사측 뒤에는 수백만 명의 주주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며, "노조는 실력행사를 통해 요구를 관철하려 하지만 사측은 현재 마땅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45조원 성과급 요구가 주는 충격
현재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회사 영업이익의 15%를 상한선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증권가가 예측한 올해 연간 영업이익 300조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성과급 재원만 약 45조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주주배당액 11조 1000억원의 4배를 넘는 규모다. 민 대표는 "영업이익 상한선 없이 이익이 날 때마다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는 '악덕 채권업자'와 다르지 않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주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노조가 추진 중인 파업이 반도체 생산에 미칠 영향이다. 민 대표는 "등기부등본상 공장 지분을 보유한 사측의 실질적 주인은 주주"라며, "반도체 공장을 멈췄다가 재가동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장 가동 중단은 반도체 호황 사이클에서 기회를 놓치는 것이고, 삼성전자와 주주들의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또한 주주들은 "반도체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주주들의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한다"며 노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미래 투자를 포기하는 무리한 성과급 요구를 500만 주주가 거부한다", "단기적 평화를 위한 노사 간 밀실 합의를 500만 주주가 철저히 감시하겠다"는 구호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압박도 잇따랐다.
사회 전체에 미치는 임금 격차 우려
산업 현장에서 직접 목소리를 낸 60대 주주 노모 씨는 33년간 제조업에 종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노 씨는 "삼성전자와 같은 사례는 없었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는 것이 안타까워 처음으로 집회에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산업 전반의 임금 격차 문제도 언급했다. "삼성전자 근로자들은 여건이 좋지만 직원 수 10명 이하의 소규모 공장에서는 성과급은커녕 월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1인당 수억 원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 씨는 "노사가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조속히 타협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달 예정된 대규모 결의대회
한편 다음달 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평택캠퍼스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약 3만 8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주들의 맞불 집회와 노조의 결의대회가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벌어지면서,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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