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8.07(금)

쿠팡, 1조 적자에도 아시아 물류 장악 나선다

‘시장 지배력 확보가 살길’ … 김범석 경영철학 담긴 결정

안재후 CP

2026-08-07 14:47:58

쿠팡, 1조 적자에도 아시아 물류 장악 나선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상반기에만 1조2000억 원대의 손실을 기록한 쿠팡이 역발상으로 투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단기 수익보다 장기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 게 살길이라는 김범석 의장의 경영철학이 담긴 결정이다.

아시아 시장을 향한 쿠팡의 공격
쿠팡은 국내에서 축적한 로켓배송과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무기로, 아시아 각국에서 현지 물류망과 파트너십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는 생활밀착형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노리는 전략이다.

지역별 특성에 맞춘 사업 전개도 눈에 띈다. 일본에서는 음식 배달 '로켓나우'를 앞세우고, 대만에서는 자체 풀필먼트 및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새벽배송을 시작한 것이다. 각 시장의 소비 패턴을 반영한 다각화 전략이다.

쿠팡, 1조 적자에도 아시아 물류 장악 나선다
일본: 로켓나우로 편의점·소매점 네트워크 공략
쿠팡의 음식 배달 플랫폼 '로켓나우'는 일본에서 편의점과 소매점을 중심으로 배달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지 유통 인프라와 배달 플랫폼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아시아 시장의 소비 패턴에 맞춘 전략이다.

쿠팡의 이 같은 접근은 일본의 편의점 문화와 매우 부합한다. 일본 편의점들이 매장 내 조리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로켓나우 같은 배달 플랫폼이 이들 인프라의 활용 범위를 크게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나가와현에서 시작한 로켓나우의 서비스는 이러한 현지화 전략의 구체적 결과다.

쿠팡, 1조 적자에도 아시아 물류 장악 나선다

대만: 로켓배송의 빠른 정착과 성과
대만에서 쿠팡의 공격은 더욱 적극적이고, 그 성과도 눈에 띈다. 쿠팡Inc는 대만 진출 이후 최근 네 번째 스마트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AI와 로봇 기술을 활용한 풀필먼트센터와 배송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로켓배송 서비스를 실시하며 현지 물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쿠팡의 속도는 주목할 만하다. 한국에서 새벽배송을 구축하는 데 4년이 걸렸다면, 대만에서는 1년 만에 로켓배송을 도입했다. 그 결과 대만 내 70% 이상의 지역을 로켓배송으로 커버하게 되었다. 쿠팡의 대만 성장사업(로켓배송과 쿠팡이츠 등)의 매출은 고정환율 기준으로 24% 성장했으며, 이는 물류 인프라 투자의 직접적 결과다.

이는 국내에서 검증된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각 시장의 특성을 반영하면서도 신속하게 확대하겠다는 쿠팡의 의도를 드러낸다.

손실도 감수하겠다는 김범석 의장의 결단
"비용을 줄이는 선택도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 옳은 결정은 물류 처리 능력을 점차 확대해 고객 경험을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김범석 의장이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던진 메시지다. 그는 공급망에서 물량 규모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내년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적인 비용 부담을 견디겠다는 의사 표현이다.

마케팅 비용 증가에 대해서도 그는 명확했다. "구조적 변화가 아닌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며, 이것이 결국 장기 수익성을 담보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의 1조 적자는 미래의 시장 지배력을 사기 위한 투자금인 셈이다.


물류 경쟁력이 미래 성장의 열쇠
쿠팡이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국내 물류망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가 이 지역에서 먹혀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 속도, 네트워크 밀도, 고객 만족도—이 모든 것이 물류 인프라로 시작된다.

더욱이 아시아 이커머스 시장은 알리익스프레스, 쉬인, 라자다, 쇼피 등 중국계 플랫폼들의 강력한 공세로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지만, 물류 속도와 고객 경험은 쿠팡의 무기다. 배송 속도와 서비스 품질에서 차별화할 수 있다면, 중가 이상의 소비자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쿠팡은 이러한 경쟁 구도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자금력도 갖추고 있다. 2026년 6월 말 기준으로 약 8.7조 원 수준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장기 투자를 견딜 수 있는 체력이 충분하다. 상반기 1.2조 원의 적자는 이러한 현금 여력 속에서 전략적으로 감수하는 비용이다.

김범석 의장은 명확했다. "고객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상품과 서비스를 계속 확대할 것이며, 물류 네트워크와 고객 경험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습니다."

쿠팡이 현재의 손실을 견디는 이유가 이 한 문장에 담겨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누릴 이익은 눈앞의 손실을 훨씬 상쇄할 것이라는 확신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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