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8.26(수)

[Epic Why] 카카오 노조는 왜 회사 분할에 반발하나

"회사는 쪼개도 경영실패는 쪼갤 수 없다" … 임금갈등 맞물려 확산 분위기

안재후 CP

2026-08-26 11:58:59

카카오뱅크 앞 피케팅 시위하는 카카오 노조

카카오뱅크 앞 피케팅 시위하는 카카오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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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카카오가 회사를 둘로 쪼개기로 결정했을 때, 노동조합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노조가 제기한 질문은 명확했다. 회사가 사업 구조는 나눌 수 있어도, 그동안 저지른 경영 실패와 노동자에 대한 책임까지 나눌 수는 없지 않냐는 것이었다. 26일 판교역 광장에서 열릴 카카오뱅크 파업 결의대회와 인적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은 카카오 공동체 전체가 사측의 일방적 결정에 맞서기로 결의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 21일 갑작스런 발표
지난 21일 카카오 이사회는 AI 플랫폼 사업을 담당할 신설법인 '카카오AI'와 투자·자회사 관리를 담당할 존속법인 '카카오X'로 회사를 나누는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신설법인 '카카오AI'는 생성형 AI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접목에 집중하고, 존속법인 '카카오X'는 카카오톡 플랫폼 비즈니스와 투자·지주사 역할을 수행한다. 분할 비율은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로 결정됐고, 12월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2027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한 뒤 1월 27일 양사를 각각 상장할 예정이다.

회사는 '기업가치 제고'와 '의사결정 효율화'를 내세웠지만, 카카오 노동조합은 이 설명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사전 협의 없이 일방 결정"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고용과 노동조건의 변화까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며 "회사는 쪼갤 수 있어도 그동안의 경영 실패와 구성원에 대한 책임까지 쪼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반복된 경영진 인사 논란, 노동시간 초과, 직장 내 괴롭힘 등 내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할이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분할 과정에서 고용 승계와 조직 배치, 노동조건 변화에 대한 정보 제공이나 협의가 전무했다는 점을 비판했다. 회사는 노동자를 충분히 설득하지도, 준비시키지도 않은 채 갑작스럽게 인적분할을 결정했다는 뜻이다.

이 갈등의 핵심은 정보의 부재다. 회사 측은 주주들과 시장에 먼저 계획을 공개했고, 정작 일하는 사람들은 뒤늦게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했다. 노조는 "회사는 이 같은 중차대한 결정 과정에서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노조와의 사전 협의도 거치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1일 경기도 성남 판교 카카오뱅크 본사 앞에서 카카오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1일 경기도 성남 판교 카카오뱅크 본사 앞에서 카카오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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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별 아닌 공동체 차원에서 대응"
이 상황에서 노조가 제시한 해법은 독특하다. 공동교섭을 통해 책임경영과 고용안정, 공정한 성과배분, 조직개편·매각 시 사전협의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박성의 노조 투쟁본부장은 "회사가 공동체 차원에서 결정한다면 노동자들도 공동체 차원에서 교섭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법인별 교섭 방식에서 벗어나 카카오 전체를 하나의 테이블에서 논의하겠다는 전략이다.

경영진과 노동자의 극심한 보상 격차
불만은 인적분할만이 아니다. 카카오뱅크 조합원들은 31일부터 9월 4일까지 5일 연속 전면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업계 사상 최초의 장기 연속 파업이다.

임금과 성과보상 교섭의 교착이 원인이다. 윤호영 대표가 올 상반기 수령한 보수는 81억 7천500만 원으로, 이 중 스톡옵션 행사 이익이 약 70억 원을 차지한다. 노조는 회사의 빠른 성장세에 비해 직원들의 성과배분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두 가지 갈등이 겹쳤을 때, 노사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카카오 본사는 이달 초 연봉총액 인상 6.3%와 특별격려금 300만 원을 타결했지만, 인적분할 발표 이후 고용 불안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12월까지 3개월, 결정의 시간이 다가온다
카카오는 단순한 기업 구조 개편을 넘어 복합적인 노사 갈등에 직면했다. 12월 17일 임시 주주총회까지 남은 시간 동안 공동교섭이 성사될지, 아니면 갈등이 더욱 심화될지는 불명확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경영 실패의 책임, 고용 불안의 해결, 성과배분의 형평성이 한데 얽혀 있고, 노동자들은 이제 법인별이 아닌 공동체로 맞서겠다고 선언했다는 점이다. 카카오가 새해를 앞두고 회사와 노동자 모두가 원하는 형태의 인적분할에 도달할 수 있을지 그 결말이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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