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사전검사를 시작으로 11월 6일까지 석 달간 이어지는 이번 검사에는 30명 안팎의 대규모 검사반이 투입된다.
취임 이후 '소비자보호'를 강조해 온 이찬진 금감원장의 감독 기조가 보증보험 업권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지난해 발생한 랜섬웨어 전산 마비 사태에 따른 IT 내부통제 재점검과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잔여 지분 매각을 앞둔 IFRS17 계리가정의 적정성이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검사인력 30명대 투입 석 달간 정밀검사
이번 검사에는 원장 직속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을 축으로 상품·분쟁·계리·IT 등 영역별 전문 인력이 대거 투입되는 합동검사 체계가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진행된 삼성화재 정기검사 당시 금감원이 IT 인력 5명을 포함해 최대 35명 규모의 검사반을 꾸렸던 만큼, SGI서울보증에도 30명 안팎의 대규모 인력이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는 배경에는 정기검사 특유의 포괄적 점검 방식이 있다. 보험 계리 및 검사 실무에 정통한 금감원 출신 관계자는 "정기검사는 회사 전체를 다 터는 개념"이라며 "영업행위는 물론 건전성, 자산운용 과정에서 투자 한도를 초과했는지, 이사회 승인 없이 이뤄진 거래가 있는지까지 전 부문을 샅샅이 훑어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금감원 보험검사2국 관계자는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보증 심사부터 사고 이행 전 과정 점검
이번 정기검사의 핵심 축은 보증보험 상품의 개발·승인 단계부터 보증 심사, 사고 발생 시 보증금(보험금) 지급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의 소비자 보호 체계다.
금융권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보증보험은 전세보증, 중소기업 거래 등 서민 경제 및 민간 상거래의 핏줄 역할을 하는 공공적 성격이 강하다"며 "보증 거절 기준의 타당성과 보증사고 발생 시 보험금 지급의 적시성 등 실질적인 소비자 보호 작동 여부가 핵심 타깃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랜섬웨어 전산마비 여파 IT 통제체계 전면 재 검증
SGI서울보증의 내부통제 체계, 특히 IT 전산 및 정보보안 영역 역시 중점 점검 대상에 포함된다. 대부분의 보증서 발급 및 조회가 온라인 전산망으로 처리되는 구조적 특성상, 전자금융감독규정 준수 여부와 데이터 백업·비상 복구 체계(DR) 등 IT 리스크 관리 역량을 고강도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검사의 결정적 배경 중 하나로는 지난해 7월 14일 발생한 랜섬웨어 침해 사고가 꼽힌다. 당시 SGI서울보증은 전산망 마비로 전세보증 등 주요 업무가 나흘간 중단됐다. 조사 과정에서는 보안 담당 직원이 4명에 불과했던 점, 소산백업이 상시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었던 점, 직원 1인 계정이 서버 32대를 관리했던 점 등 내부통제 부실이 대거 드러난 바 있다.
이후 SGI서울보증은 통신장비와 방화벽,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전면 교체하는 전산망 재구축 사업에 착수했으나, 최저가 낙찰 방식 선정에 따른 보안 안정성 우려도 나온다.
앞서 금감원 출신 관계자는 "SGI서울보증은 작년에 전산 사고가 났던 만큼, 이번 정기검사 대상 선정 및 IT 점검에 그 여파가 반영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보 잔여 지분 매각·기업가치 분수령
재무건전성 부문에서는 IFRS17(신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산정된 계리가정의 객관성이 면밀하게 검증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보험업권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 지침에 따라 손해율과 해지율 산정 기준을 보수적으로 적용했는지, 보험계약마진(CSM) 부풀리기가 없었는지가 핵심 과제다.
다만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서울보증 보증보험은 대부분 단기 계약이라 원수사의 장기보험처럼 계리가정이 CSM에 미치는 영향의 폭이 크지는 않다"면서도 "손해율·해지율 가정 자체는 이번 검사에서도 들여다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CSM 자체의 영향은 제한적이더라도, 손해율·해지율 산정 기준을 보수적으로 적용했는지는 예보의 잔여 지분 매각을 앞둔 시점에서 기업가치 산정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검사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SGI서울보증은 지난해 3월 코스피 상장 이후에도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83.85%를 보유해 왔다. 예보는 애초 이 가운데 33.85%포인트(2천363만5천946주)를 2027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처분해 최종 지분율을 50% 수준까지 낮춘다는 계획을 세웠고, 그 첫 단계로 지난 3월 26일 블록세일 방식으로 지분 4.3%(300만주)를 매각해 1천610억원을 회수했다.
이로써 1999~2001년 SGI서울보증에 투입된 공적자금 10조2천500억원 대비 누적 회수율은 약 52%(5조3천194억원)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예보 지분율은 79.55%로 낮아졌으며, 법률자문사 선정을 거쳐 남은 29.55%포인트도 순차적으로 처분할 것으로 점쳐진다.
SGI서울보증 주가는 올해 2월 20일 52주 최고가인 6만4천800원까지 올랐고, 분기배당 도입 및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계리가정의 보수성과 재무 투명성을 이번 정기검사에서 얼마나 인정받느냐가, 예보의 잔여 지분 매각 흥행과 향후 주가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소비자보호 원년" 정기검사…지분매각 흥행 좌우할 듯
석 달간 펼쳐질 이번 검사 결과는 SGI서울보증의 내부통제 역량과 재무 투명성을 시장에 증명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런 맥락과 맞물려 이번 검사에는 남다른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감원은 지난 13일 이찬진 원장 취임 1주년 성과 발표에서 사전예방 중심의 소비자보호 체계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점검·보완하겠다고 밝혔는데, 국내 유일 전업 보증보험사인 SGI서울보증에 대한 이번 검사가 바로 그 첫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삼성화재, 교보생명에 이어 SGI서울보증, 나아가 주요 중형사로 감독 강도를 순차적으로 높여가는 가운데, SGI서울보증 검사에서 확인되는 소비자보호·내부통제 수준이 향후 이어질 검사의 강도와 제재 수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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