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오른쪽) 20일(현지시간) 가나 쿠마시 만히아 궁전에서 아산테헤네 오툼푸오 오세이 투투 2세 국왕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가나 톡스 라디오 엑스(X) 계정 캡처)
아산테 왕국 방문 글로벌 생산거점 담은 미니어처 건네
정 회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표단과 함께 가나 쿠마시의 만히아 궁전에 도착했다. 이곳은 아산테 왕국의 국왕 '아산테헤네' 오툼푸오 오세이 투투 2세의 거처다.
정 회장은 국왕을 알현한 자리에서 현대차의 글로벌 자동차 생산 거점과 제조 공정을 담은 미니어처 모델을 건넸다. 현대차의 기술력과 사업 규모를 한눈에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국왕은 이에 대한 답례로 아산테 왕국의 전통 직물인 켄테 천을 건네며 환대했다. 경제 협력에 문화 교류의 의미를 담은 만남이었다.
이 장면은 관례적인 외교를 넘어선다. 현대차그룹이 가나 내 최고 권위층과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향후 투자 확대와 사업 확장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신호다.
2022년부터 반조립 공장 가동 중
현대차는 이미 가나를 서아프리카 공략의 핵심 거점으로 설정했다. 회사는 2022년부터 가나에서 반조립(CKD) 공장을 가동 중이다. 차량의 핵심 부품을 들여와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이 공장은 단순한 조립 시설이 아니다. 서아프리카 전역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기 위한 거점이다.
현대차는 이미 가나 정부와 추가 생산공장 설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생산 규모를 늘리고, 부품 조달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판매망을 더욱 촘촘하게 구성하기 위한 포석이다.
가나는 서아프리카에서 가장 안정적인 정치 환경을 갖춘 국가 중 하나다. 경제 개방도 높고, 정부의 투자 유치 의지도 강하다. 정 회장의 아산테 왕국 방문은 국왕이라는 상징적 권위층과 관계를 다짐으로써, 가나 내 장기적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아프리카 가나를 찾아 아샨티 제국의 왕 오툼포 오세이 투투 2세를 예방하고 있다. 정 회장이 오툼포 오세이 투투 2세에게 '포니' 모형을 전달하고 있다. 가나 더팰리스뷰 캡처
이미지 확대보기금융 파트너 동반 방문, 투자 의지 보여
이번 방문에서 주목할 점은 BoA 관계자들이 함께했다는 사실이다. 현대차의 국왕 예방이 순수한 의례에 그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정 회장은 가나 방문을 통해 다층적인 신호를 보냈다. 국왕 예방으로 현지 신뢰를 확보하고, 금융 파트너와의 동반 방문으로 투자 의지를 드러냈으며, 교육 기관과의 소통으로 장기적 인재 확보 계획까지 암시했다. 이 모든 것이 한·가나 경제협력을 새로운 높이로 끌어올리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의 일부다.
가나는 현대차의 서아프리카 전략에서 단순한 생산지가 아니라, 지역 전체를 향한 통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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