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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언론이 평가한 '제네시스 GV90'

“럭셔리를 재 정의했다” … EPA 인증과 가격이 운명 결정할 것

안재후 CP

2026-08-21 13:40:09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2024년 제네시스가 공개한 '네오룬'이라는 콘셉트카(앞으로의 디자인 방향을 제시하는 시험작)에 담긴 파격적인 아이디어가 이제 실제 양산차로 현실화됐다. 이 차가 바로 GV90이다. 콘셉트 공개 후 2년을 기다려온 외신들이 일제히 펜을 들었다.

19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네시스 GV90 월드 프리미어 현장에는 포브스, CNBC, 로드 앤 트랙, USA투데이 등 글로벌 매체의 기자들이 몰렸다. 출시 이전부터 평가와 추측으로 가득했던 이 차를 현장에서 직접 본 해외 언론들은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GV90이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 던진 신호를 읽어본다.

왜 샌프란시스코였나? 외신의 해석
제네시스가 첫 플래그십 전기 SUV의 무대로 전통 모터쇼가 아닌 샌프란시스코를 선택한 이유를 외신들은 즉각 파악했다. 이 도시는 미국 내에서도 신차 판매량의 약 3분의 1이 전기차일 만큼 전동화 전환이 가장 빠르고 활발한 곳이다.

CNBC와 포브스 등 외신들은 제네시스가 "전기차·소프트웨어 기술의 최전선에서 브랜드의 럭셔리 비전을 선언한다"는 의도를 읽었다. 실리콘밸리 랜드마크에서의 공개는 단순한 신차 발표를 넘어 글로벌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 대한 선전포고였다는 평가다. 특히 정의선 회장이 직접 참석해 "진정한 럭셔리는 사람을 더 자유롭게 하는 데서 시작되며, 아름다움은 그 자유를 완성한다"는 철학을 밝힌 것은, 제네시스가 더 이상 기존 럭셔리 강자의 뒤를 따르는 추종자가 아니라는 선언으로 읽혔다.

"마이바흐와 롤스로이스도 불편하게 할 수 있다"
GV90 네오룬의 코치 도어는 외신들의 가장 큰 화제였다. B필러가 없는 독립 개폐형 히든 B필러 코치 도어인 '네오룬 아치 게이트'는 앞문과 뒷문이 각각 열려 가운데를 가로막는 기둥 없이 넓은 공간이 펼쳐지는 구조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로드 앤 트랙은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마이바흐와 롤스로이스조차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기능"이라며, 이것이 그동안 초호화 브랜드의 전유물이던 기술을 제네시스가 신작 플래그십으로 현실화했다는 점에 경탄했다. CNBC는 이 도어의 공학적 난이도에 주목했다. B필러 부재에 따른 측면 강성 확보를 위해 초고강도 듀얼 스틸 빔과 히든 롤케이지 구조를 도어 내부에 채택했으며, 뒷문은 이중 모션 힌지로 먼저 움직인 후 회전해 앞문과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여닫을 수 있다는 점을 "엔지니어링의 야심작"으로 평가했다.

현장 보도에 따르면 외신 기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한국경제 보도에 의하면 호주 출신 취재진은 "마이바흐와 롤스로이스 같은 경쟁 럭셔리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GV90이 이들보다 훨씬 최신형 모델이다 보니 쿨하고 돋보인다"고 평했으며, 또 다른 기자는 "제네시스가 럭셔리 브랜드로서 후발주자가 아니라 브랜드만의 독창성을 증명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포브스: "전기차 럭셔리의 정의를 내리는 플래그십"
포브스의 평가는 GV90의 포지셔닝을 명확히 했다. 포브스는 "제네시스는 더 이상 럭셔리 시장에서 입지를 증명하는 단계를 넘어, 전기 시대의 럭셔리를 어떻게 정의할지 보여주는 플래그십"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180도 회전(스위블링) 기능을 갖춘 1열 시트로 인해 정차 시 운전자가 뒷좌석 탑승객과 마주 보는 라운지 공간이 만들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23.6인치 OLED 디스플레이가 주차 시 상단이 위로 솟아오르며 1인치가 추가로 확장되어 24.6인치의 대화면으로 변환되는 기술도 "럭셔리 경험의 재설계"로 해석했다. 포브스는 이를 "최근 몇 년 나온 럭셔리 SUV 중 가장 기술적으로 야심찬 시도"라고 정평했다.

CNBC: "미국 대형 SUV 전쟁에 본격 참전"
CNBC는 GV90의 시장 전략을 명확히 분석했다. "제네시스의 미국 진출 10년 만에 나온 최대 차량"이라며, 캐딜락 비스티크·에스컬레이드 IQ, 메르세데스 EQS SUV, 리비안 R1S 등 기존 럭셔리 대형 SUV와의 경쟁 구도를 짚었다.

CNBC가 강조한 부분은 GV90의 성능과 안전성이다. 듀얼 모터 시스템으로 657마력을 발휘하며, 123.5kWh 대용량 배터리로 약 310마일(약 50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한다는 점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봤다. 특히 안전 기술에 눈을 뒀는데, 세계 최초로 탑재된 루프 에어백이 전복 사고 시 유리 루프 아래로 전개되어 탑승자를 보호한다는 혁신이 "구조적 야심에 걸맞은 안전 철학"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350kW급 초급속 충전 시 10%에서 80%까지 22분이면 충전 완료된다는 점도 경쟁사 대비 우위 지점으로 지적했다. 다만 CNBC는 "미국 시장에서의 실제 경쟁력은 EPA 공인 주행거리와 최종 판매 가격 공개가 결정할 것"이라는 신중한 평가도 덧붙였다. 출시 시기는 2027년 초로 알려졌지만, 가격대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외신들이 집중 조명한 '한국식 럭셔리'
디자인에 대한 외신의 평가도 일관성 있게 긍정적이었다. GV90이 한국 도자기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아 절제된 우아함을 담아냈다는 설명에 많은 기자들이 동의했다. 전면부의 거대한 클램쉘 후드 아래 최초로 적용된 윙 페이스 MLA 헤드램프가 웅장한 이미지를 살리고, 측면의 절제된 프로파일이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가치를 담은 '타임리스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5,285mm(약 208인치)에 달하는 차체는 BMW X7이나 메르세데스-벤츠 GLS보다도 크며, 롤스로이스 컬리넌과 비슷한 수준의 초대형 크기다. 24인치 대형 단조 휠까지 갖춰 초호화 세그먼트에 걸맞은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였다.

"EPA 인증과 가격이 운명을 결정할 것"
22개 글로벌 매체의 보도를 집계한 외신들의 공통 지적은 명확했다. GV90의 미국 시장 성공은 두 가지 요소에 달렸다는 것이다.

첫째는 EPA 공인 주행거리다. 제네시스가 밝힌 자체 측정값 약 500km(310마일)가 미국 소비자들이 신뢰하는 EPA 인증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수치로 나올지가 경쟁력의 첫 번째 척도가 될 것이라고 봤다.

둘째는 가격이다. 럭셔리 SUV 시장은 가격대별로 엄격하게 분할된 세그먼트인데, GV90 네오룬의 스펙과 기술을 고려하면 상당한 프리미엄 가격대가 예상된다. 메르세데스 EQS SUV와 리비안 R1S의 가격대와 비교해 제네시스가 어느 선을 긋느냐에 따라 실제 시장 반응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일부 외신은 국내 기준 2억원을 넘는 가격대가 예상되지만, "이것이 합리적 프리미엄인지 과도한 가격책정인지는 출시가 다가올수록 분명해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 던진 신호
외신들의 전반적인 평가는 이것이다. 제네시스 GV90은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전동화 시대에 럭셔리의 정의를 누가 내릴 것인가"라는 질문에 제네시스가 던진 답이다.

독립 브랜드 출범 11년을 맞이한 제네시스가 2024년 네오룬 콘셉트, 2026년 양산 실현이라는 로드맵을 통해 선보인 것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럭셔리 모빌리티의 미래상이었다는 평가다. 코치 도어·루프 에어백·세계 최초 기술들이 '첫 번째 신호'라면, 지금부터 시작되는 시장의 검증이 '진짜 평가'가 될 것이라는 게 해외 언론의 공통된 입장이다.

정의선 회장이 이번 행사를 "목적지가 아닌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외신들도 GV90을 제네시스의 '다음 챕터'를 여는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EPA 인증과 판매 가격 공개라는 두 고지가 남아 있지만, 해외 언론이 보여준 열기와 호기심만으로도 제네시스가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음은 분명해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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