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최근 네이버에 스톡옵션 6만주 행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중 2만주는 2019년, 4만주는 2020년에 각각 부여받은 물량으로, 행사가격은 각각 주당 13만1000원, 18만6000원이다. 총 행사 가액은 100억6000만원 수준으로, 주식은 오는 10일 입고될 예정이다.
한 후보자는 이 물량 전량을 장관에 임명될 경우 매각할 계획이다. 전날 종가(25만3000원)를 기준으로 하면 시가 총액은 약 151억8000만원이며, 행사가격과 세금 등을 제외하면 약 39억원의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현재 보유 중인 네이버 주식 8934주(약 23억원)까지 합치면 총 처분 규모는 174억원에 달한다.
반면 2021년에 부여받은 스톡옵션 4만주는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이 물량은 2029년 3월까지 행사 가능하지만, 행사가격이 주당 38만4500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13만원이나 높아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성숙 후보자의 전체 재산은 신고된 금액만 182억원에 달한다. 주요 재산 내역을 살펴보면 부동산이 약 100억원 상당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는 주택 3채, 주거용 오피스텔 1채, 상가 건물 2채, 경기도 양평군 및 양주시 일대 토지 등이 포함된다.
예금은 약 41억1300만원이며, 주식 보유액은 약 40억7800만원이다. 이 중 약 23억원이 네이버 주식이고, 나머지는 해외 IT 주식들이다. 테슬라 약 10억3400만원, 애플 약 2억4600만원, 팔란티어 약 1억1100만원, 엔비디아 9200만원 등 글로벌 기술주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아직 행사하지 않은 네이버 스톡옵션 행사가액 약 254억4000만원을 포함하면 총 재산은 440억원 규모가 된다. 이는 역대 장관 중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행사하지 않은 스톡옵션 포함하면 440억 재산
한국 정치사에서 고액 재산을 보유한 공직자들이 어떻게 이해충돌 문제를 해결했는지 살펴보면, 각자 다른 방식을 택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약 1368억원의 재산을 신고하며 국회의원 중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은 안랩 지분 대부분을 백지신탁 방식으로 처리했다.
과거 재벌 출신으로 공직에 나선 인사들의 경우, 대부분 지분을 가족들에게 증여하거나 백지신탁 방식을 택했다. 일부는 공직 진출 전 미리 지분을 정리하는 방식을 선택하기도 했다.
현대차, 삼성전자 주식도 매각할 듯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고위공직자가 보유한 주식이 3000만원을 초과하면 2개월 이내에 전량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해야 한다. 한 후보자도 이 규정에 따라 네이버 주식뿐만 아니라 모친 명의의 현대차(1억1586만원·575주)와 삼성전자(1억5016만원·2589주) 주식도 함께 매각할 예정이다.
다만 스톡옵션은 공직자윤리법상 매각이나 백지신탁 대상이 아니라고 알려져 있다. 이는 스톡옵션이 아직 행사되지 않은 권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성숙 후보자는 2007년 네이버 전신인 NHN에서 검색품질센터 이사로 합류한 뒤 서비스총괄 이사 등을 거쳐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네이버 CEO를 역임했다. 재직 당시 네이버는 라인과의 합병, 클라우드 사업 확장, 인공지능 기술 개발 등 주요 사업 전환을 추진했다.
한 후보자는 네이버 CEO 재직 기간 동안 2019년(2만주), 2020년(4만주), 2021년(4만주) 세 차례에 걸쳐 행사 가격 기준 총 254억4000만원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이는 CEO로서의 성과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지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 CEO 당시 성과 보상 차원 지급된 것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정부 부처다. 특히 네이버와 같은 대형 IT 기업들이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한 후보자의 네이버 출신 이력과 대규모 재산이 정책 결정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대전환' 정책과 AI 산업 육성 정책에서 한 후보자의 전문성이 발휘될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네이버를 비롯한 대형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규제 정책에서는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한 후보자는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개인적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공정하고 투명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주식 매각과 관련해서는 "취임 즉시 관련 법규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숙 후보자의 국정감사는 오는 주 중 실시될 예정이며, 재산 관련 쟁점들이 주요 질의 사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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