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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SK하이닉스 서진우, 유정준, 이형희 부회장. /사진=연합
서진우·유정준·이형희 부회장 대상
서진우·유정준·이형희 부회장이 최근 지주사 SK㈜에서 SK하이닉스로 자리를 옮겼다. 지주사 소속 전문 경영인 부회장 4명 중 SK에코플랜트를 담당하는 장동현 부회장을 제외한 전원이 SK하이닉스로 이동한 것이다. 부회장들을 대거 한 계열사로 보내는 인사 사례는 그룹 역사에서 찾기 어렵다.
부회장들의 면면을 보면 최태원의 전략이 더욱 선명하게 읽힌다. 서진우 부회장은 SK텔레콤 사장과 SK플래닛 대표를 거쳐 중국 사업을 주도했다. 유정준 부회장은 SK E&S와 SK온 대표를 역임했고, 올해 유일하게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형희 부회장은 SK텔레콤 사업총괄과 SK브로드밴드 대표를 거치며 그룹의 대관·커뮤니케이션 업무를 총괄해왔다. 세 사람 모두 그룹의 글로벌 사업과 대외 협력을 이끌어온 대표적 인물들이다.
부회장들은 합류 이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SK하이닉스 사장단을 포함한 임원 250명 전원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 중인 것이다.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면담 결과는 SK하이닉스의 경영 방향성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 정비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으며, 내년 이후 중장기 경영 과제가 선정될 때 현장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반도체 초격차 경쟁력을 높이다
이번 인사가 나온 배경은 명확하다. 최태원 회장은 현재 SK하이닉스 회장도 겸직하고 있으며,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과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을 고려한 포석이라고 SK그룹은 설명했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통해 잡은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최태원의 의중이 담긴 인사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HBM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삼성전자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칩의 필수 부품인 HBM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 상황이다. 경험 많은 경영진을 배치하는 것은 이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그룹 역량의 총집결
SK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경험을 갖춘 경영진들이 SK하이닉스에 합류하면서 경영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 그룹 내 전반에 걸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회장들의 글로벌 사업 경험과 대외 협력 역량이 메모리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성장전략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최태원의 AI 변환 전략
SK그룹의 오너는 그룹의 비전인 AI 변환(AX)을 실현하기 위한 토대를 반도체에서 찾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시대의 필수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포지셔닝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 산업의 급성장 속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이번 부회장 이동은 반도체 산업에 집중력을 높이면서 초격차 경쟁력을 만들겠다는 최태원의 경영 철학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룹의 글로벌 경영진을 한곳으로 모아 현장과 소통하고,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의 리더로서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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