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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c Why] 신한지주는 왜 롯데손보를 품었나

'리딩금융' 탈환 승부수…1조2천억 투입에 증권가 평가 엇갈려

성기환 CP

2026-10-19 08:51:21

신한금융 본사 전경.[사진=신한금융]

신한금융 본사 전경.[사진=신한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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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신한금융지주가 '리딩금융' 탈환을 겨냥해 롯데손해보험을 6천933억원에 인수했지만, 증권가는 몸값보다 이후 투입할 자본의 효율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신한지주는 지난 13일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77.04%를 6천933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내년 상반기 금융당국 인허가를 받은 뒤 잔여 지분을 사들이고 신한EZ손해보험과 합병할 계획이다.

인수 소식에 두 회사 주가는 엇갈렸다. 신한지주는 발표 당일인 13일부터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6일까지 나흘 연속 하락해 9만3천400원에 마감했다. 특히 14일 하루에만 4.71% 떨어졌다. 반면 롯데손보는 13일 9%대 오른 데 이어 14일에도 4.17% 상승했다. 이후 이틀간 소폭 내렸지만 16일에도 발표 전보다 10% 안팎 높은 2천500원대 중반을 유지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신한지주의 약세 배경으로 인수 가격과 실제 부담 사이의 간극을 지목한다. 인수 가격 자체는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잔여 지분 인수와 증자를 합친 실질 투입 자본은 회사 측 계획으로만 1조2처억원에 이르고, 증권가 일각에서는 최대 2조원까지 추산한다.
결국 시장이 롯데손보의 마이너스 기본자본을 메우는 데 들어갈 비용 부담을 인수 가격보다 먼저 주가에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2조 호가하던 몸값 9천억으로…CET1 하락 19bp에 그쳐

증권가는 이번 인수에서 신한금융이 거둔 첫 성과로 가격을 꼽는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JKL은 당초 롯데손보 몸값으로 2조원 안팎을 기대했지만, 매각이 장기화하자 1조원 수준까지 눈높이를 낮췄다. 신한금융은 이 가격에도 응하지 않았고, 양측은 최종 계약가를 지분 100% 기준 약 9천억원으로 정했다.

가격이 이만큼 내려간 데는 매도자인 JKL의 사정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롯데손보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5월 조건부 승인한 경영개선계획을 1년 6개월간 이행해야 하는 처지다. 여기에 JKL은 지난 7월 가격 이견으로 신한과의 협상을 멈춘 뒤 공개 매각을 추진했지만, 마땅한 원매자를 찾지 못했던 것으로 IB업계는 전한다.

다만 신한금융도 협상을 마냥 끌 수는 없었다는 시각이다. 매각이 길어질수록 설계사가 빠져나가 롯데손보의 영업 기반이 약해지고, 이를 되살리는 데 추가 비용과 시간이 들 수 있다고 신한금융이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정해진 가격을 두고 증권가는 무리하지 않은 수준이라는 데 무게를 싣는다. LS증권은 최종 가격을 순자산가치의 0.95배로 산출하며 인수 가격이 적정하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롯데손보 투자자산의 추가 손실 가능성 1천700억원도 가치 평가에 미리 반영했다.
자본비율 부담도 제한적이라는 진단이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인수로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6월 말 13.50%에서 19bp(1bp=0.01%포인트) 낮아지지만, 신한지주가 관리구간을 지켜 주주환원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 신한EZ 한계…롯데손보 품고 손보 7위 도약 노려

신한금융이 롯데손보를 택한 배경에는 손해보험 부문의 고질적인 열세가 자리하고 있다. 은행·카드·증권·생명보험 계열사가 각 업권 상위권에 오른 것과 달리, 손보는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실제로 신한금융이 2022년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출범시킨 디지털 손보사 신한EZ손보는 미니보험 위주 영업의 한계로 아직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23억원, 올해 상반기 18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신한EZ손보에만 향후 5년간 약 3천억원의 증자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금융권은 어차피 투입해야 할 자본이라면 영업 기반을 갖춘 회사에 쓰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이번 인수로 이어졌다고 해석한다.

반면 롯데손보는 장기보장성보험 중심 포트폴리오와 334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종합 손보사다. 6월 말 자산은 13조6천377억원, 보험계약마진(CSM)은 2조2천431억원에 이른다. 한국신용평가는 두 회사의 합산 총자산이 약 14조원으로 손보업계 7위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통합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관측이다. 보험업계는 두 회사가 같은 계정계(핵심 업무) 시스템을 쓰고 있어 대규모 전산 통합에 드는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여기에 롯데손보의 전속설계사 7천460명(6월 말 기준)도 디지털 채널 중심인 신한EZ손보에 대면 영업망을 더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리딩금융' 탈환 겨냥…KB 추격 발판 마련, 역전은 미지수

이번 인수의 궁극적인 목표는 KB금융과의 '리딩금융' 경쟁에서 우위를 되찾는 데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은행 부문에서는 KB를 앞섰지만, 비은행 열세 탓에 그룹 전체 순이익 1위 자리는 내준 상태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보면 신한은행 순이익은 2조4천585억원으로 KB국민은행(2조2천254억원)보다 2천331억원 많았다. 하지만 그룹 전체로는 신한금융이 3조4천427억원에 그쳐 KB금융(3조8천846억원)과 4천419억원의 격차를 보였다.

특히 보험 부문 차이가 두드러졌다. 상반기 KB손해보험 한 곳의 순이익이 4천788억원이었던 데 비해, 신한라이프와 신한EZ손보의 합산 순이익은 2천724억원에 그쳤다.

금융권은 신한금융이 통합 손보사의 그룹 손익 기여 목표를 3년 내 연간 1천200억원 이상으로 제시한 것도 이 격차를 좁히기 위한 포석으로 본다.

여기에 신한금융은 외형에서도 KB와의 거리를 좁힐 전망이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6월 말 신한금융 총자산(841조원)에 롯데손보(13조6천억원)를 단순 합산할 경우 KB금융(867조원)과의 총자산 격차는 26조원에서 12조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다만 단기간에 순위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iM증권은 경쟁사 보험 자회사가 보험계약부채 기준 4배, 자산 기준 3배 수준에 이르는 만큼 1천200억원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이익 격차는 소폭 줄어드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실질 투입 1.2조 넘을 수도…마이너스 기본자본이 걸림돌

신한지주가 롯데손보에 투입할 자본은 인수 대금 6천933억원을 크게 웃돈다. 잔여 지분까지 사들이는 데 드는 9천억원에 증자 3천억원을 더하면 총 1조2천억원이다.

여기에 NH투자증권은 인수·합병 비용과 CSM 감소 등을 반영하면 실제 비용이 최대 2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같은 자금을 증권 계열사 증자 등에 썼다면 더 빨리 회수할 수 있었다는 기회비용 문제도 제기했다.

증권가가 가장 큰 걸림돌로 꼽는 대목은 롯데손보의 기본자본이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손실을 곧바로 흡수할 수 있는 핵심 자본인 기본자본을 요구자본의 50%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한다. 하지만 올 2분기 말 롯데손보의 이 비율은 -5.4%에 그쳤다.

더구나 이 수치는 예외모형 기준이다.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상 기본 모형인 원칙모형은 무·저해지보험 해지율이 완납 시점에 0%로 수렴하도록 보수적으로 반영한다. 해지가 줄어들수록 보험사가 지급할 보험금이 늘어 보험부채가 커지고, 그만큼 기본자본이 줄어드는 구조다. 메리츠증권은 원칙모형을 적용하면 이 비율이 -17.5%까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이에 신한지주는 자본금 감자로 확보할 이익잉여금 약 4천억원과 증자 3천억원으로 원칙모형 전환에 따른 감소분 3천100억원을 메우고, 2035년까지 이익을 유보해 권고 수준을 맞춘다는 구상이다.

이를 두고 증권가 평가는 엇갈렸다. 메리츠증권은 원칙모형 기준 기본자본비율이 25%로 회복되고 2035년 말까지 경과조치가 이어지는 만큼 추가 자본 우려는 크지 않다고 봤다. 반면 SK증권은 회사 측 계산이 금리 여건이 우호적이던 2분기 기준이라며, 최소 한 차례 추가 증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용평가사들은 6월 말 기준 단순 계산으로 기본자본비율 50%를 맞추는 데 NICE신용평가 약 9천800억원, 한국신용평가 약 1조1천500억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NICE신용평가는 이를 모두 출자해도 신한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자회사 출자액÷자기자본)은 122.9%로 권고 수준(130%)을 밑돈다고 분석했다.

CSM 이익 전환·PMI가 관건…진옥동 2기 체제 시험대

이번 딜의 성패는 롯데손보가 장부상 CSM을 실제 이익으로 얼마나 빨리 바꿔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지주는 앞서 제시한 연간 1천200억원 목표를 달성하면 투입 자본 1조2천억원 대비 ROE 10%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출발점의 부담이 적지 않다. 롯데손보는 원칙모형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약 56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조2천억원 규모인 CSM도 원칙모형 전환과 할인율 현실화, 계리가정 선진화를 모두 반영하면 약 1조2천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신한지주는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번 인수가 롯데손보 정상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신한금융 편입에 따른 자본 확충과 계열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지난 13일 롯데손보 신용등급을 각각 '긍정적 검토'와 '상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신한생명과 통합해 신한라이프로 키워낸 경험을 롯데손보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에 쏠린다. 무엇보다 자본 확충 부담을 통제하면서 인수 후 통합(PMI)과 이익 체질 개선을 얼마나 빨리 마무리하느냐가 숙제로 남아 있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이 롯데손보를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가 진옥동 회장 2기 체제의 경영 역량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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