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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사회 독립성 확보 가장 잘 했다

상장사 10곳 중 9곳 CEO가 의장 겸직 … 지배구조 개선 난항

안재후 CP

2025-07-23 11:17:22

SK, 이사회 독립성 확보 가장 잘 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국내 상장기업의 절대다수가 여전히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어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집단 간에도 지배구조 개선 수준에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2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유가증권 및 코스닥 상장사 2,53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상장사는 총 2,176곳으로 전체의 86%에 달했다. 이는 기업지배구조 선진화 논의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CEO 중심의 이사회 운영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상장사는 107곳(4.2%)에 불과했다. 총수 일가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업체도 169곳(6.7%)으로 집계됐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는 현행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제도의 핵심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중소기업일수록 CEO 겸직 비중 높아
흥미로운 것은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임 비중이 자산 규모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자산 2조원 이상 대형 상장사의 경우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곳은 53.4%(109곳)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자산 5,000억원 미만의 중소 상장사는 90.8%(1,766곳)나 돼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대기업일수록 외부 압력과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배구조 개선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여전히 전통적인 오너 중심 경영을 고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자산 규모가 작을수록 대표이사의 의장 겸직 여부가 많고 이사회 내 총수일가 비중이 높았으며,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경우는 적었다.

10대 그룹 간 극명한 차이... SK vs 현대차·롯데

10대 그룹별로도 지배구조 개선 수준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SK그룹의 성과다. SK그룹은 20개 상장 계열사 중 15곳(75%)에서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독립성 확보에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현대차그룹(12곳)과 롯데그룹(10곳)은 상장계열사의 대표이사가 모두 이사회 의장직을 겸하고 있어 100%의 겸직률을 보였다. 이는 두 그룹이 여전히 강력한 오너 중심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들 그룹도 지배구조 개선 압력을 의식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핵심 계열사 3곳에서 지난 4월 이사회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롯데그룹도 지난해 3월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해 별도의 선임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SK, 이사회 독립성 확보 가장 잘 했다


삼성, 중간 수준... 선임사외이사 제도로 보완

삼성그룹은 상장계열사 16곳 중 9곳(56.3%)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어 중간 수준을 보였다. 호텔신라 등 9곳의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지만, 이사회 독립성과 지배구조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지난 2023년 10월부터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2018년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였고, 2020년 2월에는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하는 등 선도적인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보이고 있다.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구조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에 나서고 있다. 풀무원이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고 이사회의 70%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등 업계별로도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경영 감독을 보다 강화하는 방안으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를 제시하고, 미분리 시 선임사외이사 선임을 권장하고 있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대표하는 역할을 통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 선택이 아닌 필수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있을 때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이 확보되고, 반대로 대표이사 등 주요 경영진이 이사회 의장을 겸할 경우 이사회가 경영진을 감시·견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카카오의 경우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경영진과 지배주주로부터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등 벤치마킹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ESG 경영이 중요해지고 해외 투자자들의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에게 이사회 독립성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86%의 상장사가 CEO 겸직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으로 자본시장과 투자자들의 압력이 지속되면서 더 많은 기업들이 이사회 독립성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특히 중소기업과 일부 대기업집단의 변화 속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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