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캠프 참석으로 글로벌 네트워킹 재개
구글캠프는 매년 7월 말에서 8월 초 2박 3일간 이탈리아 시칠리아 남부의 로코 포르테 베르두라 골프 리조트에서 개최되며, 억만장자와 대기업 CEO, 정치인, 유명인들이 참석하는 극비 행사다. 개최 기간 인근 공항에는 100대가 넘는 억만장자들의 개인 제트기가 착륙할 정도로 세계 최상위 경제인들이 모이는 자리로 유명하다.
구글캠프는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설립한 모임으로 보안이 워낙 철저해 참석자, 논의 내용 등 관련 정보들은 공개되지 않는다. 국내 총수들 가운데서는 이 회장 외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도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미 지난 9~13일 미국 아이다호 주 선 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억만장자 사교클럽'으로 불리는 선 밸리 콘퍼런스에도 참석한 바 있다. 선 밸리 콘퍼런스가 주로 미디어와 투자자 등 광범위한 리더들이 모이는 자리라면, 구글캠프는 글로벌 테크 리더들이 만나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교류의 장이다.
삼성의 위기와 글로벌 돌파구 모색
이 회장의 적극적인 글로벌 행보 배경에는 삼성이 현재 겪고 있는 위기 상황이 자리잡고 있다. 반도체, TV, 모바일 등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 분야에서 리더십이 흔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는 33년간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해온 D램 분야에서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흐름에 제대로 편승하지 못하면서 SK하이닉스에 선두 자리를 내주었다. TV나 모바일 사업에서도 중국 기업 등 경쟁사들의 추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 회장이 '삼성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글로벌 무대에서 직접 발로 뛰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모바일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구글을 비롯한 다양한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의 사업 협력 기회를 모색할 자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올해 초에도 글로벌 세일즈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지난 2월 중국, 4월과 5월 일본 등을 방문한 후 삼성전기가 중국 전기차 회사인 BYD로부터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대규모 공급 계약을 따내는 성과를 냈다.
재계 관계자는 "구글캠프와 관련된 정보들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확신할 수 없지만 사업적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자리라 더욱 참석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글로벌 네트워크로 따지면 이 회장이 국내 정점에 있는 인물일 것"이라며 "더구나 삼성이라는 회사 자체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벗은 이 회장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법 리스크라는 족쇄에서 완전히 벗어난 이재용 회장이 구글캠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것이 삼성의 재도약과 위기 극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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