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09.17(수)

[게임社 지배구조 ④ 엔씨소프트] 12% 지분으로 지켜내는 ‘김택진 철옹성’

창업주 사내이사가 이사회 장악 … 실적-지배구조 개선 숙제

안재후 CP

2025-09-17 09:45:58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12.20% 지분을 쥐고 있는 김택진 대표가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리니지 왕국’을 세운 창업자가 여전히 경영 일선에서 회사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김택진 대표의 지분율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2003년 상장 당시에는 지분율이 31%에 달했으나 증자와 매도를 거치면서 2011년 24% 대로 떨어졌다.

이후 넥슨이 뛰어들면서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2012년 6월 넥슨은 김택진 대표 주식 14.7%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두 회사는 미국 게임회사 일렉트로닉아츠(EA)인수를 위해 손을 잡았으나 인수에 실패하고 엔씨소프트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불편한 관계가 됐다.

2대주주 올라선 사우디국부펀드
2015년 1월 넥슨은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한다고 공시했고 엔씨소프트는 이에 반발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김택진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방준혁 넷마블(당시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을 '백기사'로 끌어들였다.

김택진 대표는 방준혁 의장과 혈맹을 맺으며 맞섰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 신주 9.8%를 3800억 원에, 넷마블은 엔씨소프트 자사주 8.9%를 39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지분을 교환했다.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김택진 대표는 현재까지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주주 구성은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김택진 대표이사 12.20%, 자사주 9.99%, Public Investment Fund(사우디국부펀드) 9.43%, 넷마블 9.05%, 국민연금공단 8.26%, 기타 51.07%로 구성되어 있다. PIF는 지난 2월 단순 투자목적으로 1조원어치 주식을 사들였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이 같은 분산된 지분 구조는 외부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독립 리서치회사인 플루토의 이상민 대표는 "상법 개정으로 인해 공격이 들어올 경우 우호지분을 잘 단속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게임 성과가 부진하고 현금, 사옥 등 자산이 많아 외부 공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박병무 공동대표를 선임하며 지배구조의 변화를 꽤했다.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사업 구조개편과 안정적인 지배구조 구축을 위한 결단이었다.

이러한 변화는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엔씨소프트가 개선한 항목은 ▲현금 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 제공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의 설치 건 등이다.
현재 이사회 구성을 보면 사내이사 김택진, 박병무와 사외이사 최영주, 정교화, 최재천, 이재호, 이은화로 구성되어 있다. 감사위원회는 정교화 위원장과 이재호, 이은화 위원으로, 보상위원회는 이재호 위원장과 최영주, 정교화 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사회 독립성과 소액주주 권익 증진 숙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기준 기업 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이 80.0%로 나타났다. 2023년 66.7% 대비 나아진 모습이다. '

이 같은 지배구조 개선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엔씨소프트가 강조한 지배구조 선진화 핵심인 이사회 독립성 강화, 소액 주주 보호 등 항목 미준수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가장 큰 쟁점은 이사회 의장 이슈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는 이사회 독립성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다. 엔씨소프트 이사회 의장은 창업주이자 사내이사인 김택진 공동대표가 창립 이래 줄곧 맡고 있는데 이로 인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항목 미준수도 김택진 공동대표의 지배력을 높인다는 지적이다. 엔씨소프트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명문화한 기준, 절차 등 정책은 없다"면서도 "중장기적 '기업 재편 전략'에 따라 지난해 첫 공동대표 체제를 채택하는 등 개선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중투표제 배제도 쟁점이다. 소액주주 의결권을 보호하는 집중투표제가 배제되면서 최대주주인 김택진 공동대표를 견제할 수단도 아직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집중투표제는 기업에서 이사를 선임할 때 선출되는 인원만큼 주주에게 의결권을 제공하는 제도다.

실적부진에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 커져

엔씨소프트는 11일 2024년 매출 1조5781억원, 영업손실 109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한 수치다. 실적 부진 속에서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택진·박병무 공동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처음 출발했던 벤처 정신으로 재무장, 다시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경주하는 2025년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택진 대표가 12% 지분으로 구축한 '철옹성' 엔씨소프트가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을 겪은 지 10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도전과 함께 보다 투명하고 독립적인 지배구조 구축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공동대표 체제 도입으로 한 걸음 내디딘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독립성 확보와 소액주주 권익 보호라는 지배구조 개선이 필수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5월 28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5월 28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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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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