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12.22(월)

1000대 기업 CEO, SKY 독점시대 끝났다

2008년 46%에서 29%로 ’뚝’ …한대·서강대 톱5 이름 올려

안재후 CP

2025-12-22 15:28:35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국내 1000대 기업에서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 출신 최고경영자(CEO) 비율이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CXO연구소의 '2025년 국내 1000대 기업 CEO 출신대 및 전공 현황 분석'에 따르면, 2008년 45.6%에 달하던 SKY 대학 출신 CEO가 2013년에는 39.5%까지 떨어진데 이어 2019년도에는 29.4%까지 떨어졌다. 이후 28.4%(2021년) 29.9%(2023년) 29.1%(2025년) 등 30%대를 못 넘기고 있다.

서울대 출신 CEO '세대 공백'...13.4%로 6년 연속 하락

단일 대학 기준으로 서울대 출신 CEO는 여전히 최다인 189명(13.4%)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9년 15.2%에서 시작된 하락세는 현재까지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다. 2020년(14.9%), 2021년(14.1%), 2022년(13.9%), 2023년(13.8%), 2024년(13.6%)로 낮아지더니, 올해는 13.4%로 작년 대비 0.2%포인트 정도 소폭 하락했다.

이러한 감소의 배경에는 세대 문제가 있다. 조사 대상 189명의 서울대 출신 CEO 중 78.8%(149명)는 1970년 이전 출생자였고, 1970년 이후 태어난 CEO는 21.2%(40명)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1400명 이상의 1000대 기업 대표이사 중 1970년 이후 출생자가 26.1%인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비중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1970년대 이후 출생자가 1000대 기업 CEO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될 때, 서울대 출신 비중이 현재보다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국제화에 따른 외국대학 출신 CEO의 증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조사에서 파악된 1000대 기업 CEO 중 외국 대학 출신은 110명을 넘어섰으며,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연구소장은 향후 4~5년 내 외국인을 포함한 외국대학 출신 CEO가 10명 중 1명꼴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연세대·고려대 경영학과 'CEO 요람지' 경쟁 치열

단일 대학이 아닌 단과대학별 전공 기준으로는 연세대와 고려대 경영학과가 CEO 최고 요람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해 조사에서 SKY 3곳의 경영학과 출신 CEO는 총 103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연세대(37명)와 고려대(36명)가 TOP 2 그룹을 형성했고, 서울대 경영학과는 30명으로 3위를 기록했다.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 중 1970년 이후 출생한 주요 대표이사급 경영자로는 강호찬 넥센타이어 부회장(1971년생), 최종환 파라다이스 대표이사(1973년생), 유문기 한화엔진 대표이사(1973년생), 차정헌 제이씨현시스템 사장(1981년생),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1982년생) 등이 있다.

고려대 경영학도를 나온 젊은 세대의 경영자들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1970년생), 강승모 한국석유공업 부회장(1971년생), 윤상현 CJ ENM 대표이사(1972년생), 장철혁 에스엠 사장(1974년생),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이사(1975년생) 등이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1970년대생 경영자들 중에서도 특히 외부적 주목도를 받는 인물들로, 고려대 경영학과의 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공계 CEO 46.6%로 증가 ... 화학공학이 경제학 역전

2025년 조사 대상 1000대 기업 CEO 중 전공을 파악한 969명 기준으로 이공계 출신이 46.6%(452명)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 45.5%에서 1.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공계 비중이 50%를 넘었던 2019년(51.6%) 이후 하락했다가 다시 우상향하고 있는 추세를 보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영학도 출신이 22.8%(221명)로 여전히 압도적 1위를 유지했으나, 그 뒤를 화학공학(화학 포함) 8.5%(82명)과 경제학 8.3%(80명)이 따르고 있다. 주목할 점은 화학계열 전공자가 경제학 출신보다 역전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급성장과 화학·에너지 산업의 구조적 중요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그 외 전기·전자공학 7.1%(69명), 기계공학 6.3%(61명)으로 전통 산업 분야 CEO도 여전히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한국 제조업의 기초가 얼마나 견고한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첨단 이공계 역량의 중요성이 극대화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한양대·서강대 톱5 진입...지방대도 부상 중

SKY 다음으로 1000대 기업 CEO 배출 대학은 명확한 '2번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한양대 56명, 서강대 46명이 SKY 외에서 가장 많은 CEO를 배출했으며, 성균관대 38명, 인하대·중앙대 각 30명이 그 뒤를 따랐다. 한국외국어대 27명, 부산대 24명, 경희대·동국대·영남대 각 23명도 20명 이상 CEO를 배출한 '명문대학군'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방대의 부상이 눈에 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대 중에서는 부산대가 최다인 24명을 배출했고, 경북대(19명), 동아대(16명)도 15명 이상의 CEO를 배출하며 지방 명문대의 위상을 보였다. 이 외에도 충북대(9명), 전북대·전남대(각 7명), 조선대(5명) 등이 각각 CEO를 배출했다.

부산대에서 배출한 주요 CEO로는 GS의 홍순기 부회장, 두산에너빌리티의 정연인 부회장, 한진의 노삼석 사장 등이 있고, 영남대에서는 풍산의 박우동 부회장, 한화손해보험의 나채범 대표이사 등이 활약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증가를 넘어 지역 거점 대학의 기업 경영 진출이 실질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1960년대 초반생이 CEO 주역, 1980년대생 신세대 부상

1000대 기업 CEO들의 연령대를 분석하면, 1960-1963년 태어난 1960년대 초반생이 20.7%(291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64-1966년생 18.2%(256명), 1967-1969년생 12.9%(182명), 1970-1973년생 12.7%(179명) 순으로 분포했다. 결국 현재의 1000대 기업 CEO는 주로 1960년대에서 197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단일 출생년도 기준으로는 1964년생이 100명으로 가장 활약하고 있으며, 이 중 서울대 출신이 21명으로 최다였다. 1964년생 서울대 출신 CEO들로는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화학공학), 박병률 진에어 대표이사(독어독문학),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농경제학),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전자공학), 장용호 SK 대표이사(경제학), 조기석 DB하이텍 대표이사(금속공학) 등이 명단에 올랐다.

1964년생 이후로는 1965년생(88명), 1962년생(84명), 1963년생(77명), 1961년생(75명)이 70명을 초과했으며, 모두 1960년대 출생자 그룹에 속했다. 흥미로운 점은 1980년 이후 출생해 대표이사 타이틀을 받은 비교적 젊은 CEO가 68명(4.8%)으로 집계됐다는 것이다. 올해 조사 대상 중 최연소 대표이사는 1997년생인 임동연 가온그룹 대표이사 사장(만 28세)으로, 2022년 3월부터 CEO로 활약 중이다.

90세 회장부터 28세 사장까지...세대 교체 진행 중

가온 최고경영자층의 세대 구성은 한국 기업의 현재 단면을 명확히 보여준다. 1936년생으로 올해 89세인 한국단자공업의 이창원 회장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경향신문, 중앙일보 기자로 활동한 후 1973년 한국단자공업을 설립해 현재까지 최근 3년 연속 매출 1조 원을 넘기며 경영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한국 기업의 원로이자 역사의 산증인이다.

반면 1984년생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은 현대 기업가의 대표주자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인 서 의장은 서울대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공나노과학기술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바이오 벤처기업의 혁신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세대의 다양성은 한국 기업이 과거 거대 재벌의 수직적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산업 분야의 창의적 리더십을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아직도 1960년대 출생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본격적인 세대 교체가 이제 시작 단계라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대 출신 CEO, '미래의 경영자상' 될 수 있을까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연구소장은 "1000대 기업 대표이사급 최고경영자 중에는 외국 대학을 나온 CEO도 올해 조사에서 11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조사 대상 1400명 이상의 CEO 중 약 8% 수준으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이다.

오 연구소장은 더 나아가 "향후 4~5년 내 외국인을 포함해 외국 대학을 나온 1000대 기업 CEO는 10명 중 1명꼴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는 한국 기업의 국제화와 글로벌 경영 역량의 중요성이 얼마나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결국 한국의 1000대 기업 CEO 구성은 명문대 중심 시대를 벗어나 다양성과 포용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SKY 대학의 위상 약화, 이공계 비중 증가, 지방대 부상, 외국대학 진출 등 모든 지표가 이를 뒷받침한다. 향후 한국 기업 경영진의 다양화는 산업 기술 혁신과 경영 방식의 혁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한국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식시황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4,105.93 ▲85.38
코스닥 929.14 ▲13.87
코스피200 582.73 ▲14.33

가상화폐 시세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32,641,000 ▲299,000
비트코인캐시 861,000 ▼1,500
이더리움 4,513,000 ▲4,000
이더리움클래식 18,440 ▲160
리플 2,868 ▲9
퀀텀 1,879 ▲8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32,790,000 ▲390,000
이더리움 4,516,000 ▲9,000
이더리움클래식 18,450 ▲160
메탈 516 ▼1
리스크 288 ▲1
리플 2,870 ▲10
에이다 549 ▲3
스팀 95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32,750,000 ▲280,000
비트코인캐시 859,500 ▼1,500
이더리움 4,511,000 ▲4,000
이더리움클래식 18,440 ▲200
리플 2,870 ▲10
퀀텀 1,871 ▼23
이오타 12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