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등 가시적 성과를 거뒀지만, 금융당국이 '셀프 연임' 관행에 제동을 거는 상황이어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결정이 주목된다.
우리금융지주 임추위는 29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절차를 공식 개시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7인 전원으로 구성된 임추위는 향후 약 2개월간 내·외부 후보군을 대상으로 다양한 평가와 검증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임추위 활동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임종룡 회장의 연임 여부다. 임 회장은 2023년 3월 취임 이후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 사태 등으로 어수선했던 조직을 추스르고 내부통제 강화에 주력해왔다.
임 회장은 임기 중 최대 성과로 비은행 포트폴리리오 강화를 꼽는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며 과거 매각 후 약 10년 만에 증권업 재진출에 성공했다. 또한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마무리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임추위가 이제 시작되는 상황이라 타 후보에 대한 하마평은 없지만, 임 회장의 연임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금융당국 '셀프 연임' 관행 비판...이찬진 원장 핀셋 경고
하지만 임 회장의 연임 가도에 금융당국의 입장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우리금융 회장 선임은 현 정권 교체 후 이뤄지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중 첫 경영 승계 사례라 주목도가 더욱 높다.
금융당국은 그간 금융지주의 '셀프 연임' 관행에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해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지배구조 모범 관행'을 발표하며, 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 승계 절차를 개시하고 외부 후보에게도 평가 방법이나 시기 면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공정한 절차를 보장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이찬진 금감원장의 발언은 '핀셋 경고'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지난 21일 국정감사에서 "지주 회장이 이사회에 자기 사람을 심어 참호를 구축하는 분들이 보인다"며 "연임이나 3연임에 관련해서는 내부통제를 조금 더 강화하는 방침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임추위가 추천한 최종 후보자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 내년 3월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의 승인을 통해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이강행 임추위 위원장은 "공정성과 독립성을 원칙으로 위원 간 충분한 논의와 면밀한 검증을 거쳐 우리금융그룹의 도약을 이끌 최적의 리더를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회장이 인수합병(M&A) 등에서 거둔 성과와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공정성 및 변화'의 잣대 사이에서 임추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의 연임 여부는 향후 KB·신한·하나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의 경영 승계에도 선례가 될 수 있어, 금융권 전체가 우리금융 임추위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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