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12.22(월)

[김종수 칼럼] 침체의 도시 부산, 다시 뛰기 위한 조건

- ‘한국제품관’과 ‘가든코리아 세계축제’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
- AI 시대 산업 재편을 선도하는 ‘K-산업의 메카’로의 변신

이수환 CP

2025-12-22 10:41:49

김종수 KIC(Korea Industrial Cluster) 연구그룹 고문

김종수 KIC(Korea Industrial Cluster) 연구그룹 고문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부산은 한때 대한민국 산업화의 전초기지였다. 항만과 조선, 수산과 물류, 그리고 사람과 자본이 모이던 역동의 도시였다. 그러나 오늘날 부산을 설명하는 단어는 '정체'와 '유출'이다. 인구는 줄고, 청년은 떠나며, 산업은 수도권과 해외로 이동하고 있다. 관광 도시를 자처하지만 체류형 콘텐츠는 부족하고, 대형 국제행사는 간헐적 이벤트로 끝난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산이 과거의 영광에 기대거나 소극적인 재생 사업에 머문다면, 쇠퇴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지금 부산에 필요한 것은 도시의 정체성을 다시 설계하는 대담한 전략이다.

△하이라인 파크가 남긴 교훈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는 도시 재생의 상징적 사례다. 버려진 고가 철로를 공원으로 바꾸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행정은 비용과 효율을 이유로 반대했고, 부동산 개발 논리가 앞섰다. 그러나 시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수십 년에 걸친 캠페인과 설득 끝에 하이라인은 뉴욕의 대표 관광 명소이자 글로벌 도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 사례가 주는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도시의 운명은 행정의 관성이 아니라 시민의 비전과 선택에 의해 바뀐다. 부산도 예외가 아니다.

△북항, 마지막 남은 '미래 공간'

부산 북항은 단순한 재개발 대상지가 아니다. 부산이 다시 세계와 연결될 수 있는 전략적 관문이며, 산업·관광·문화가 동시에 결합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논의는 주거, 상업, 단기 수익 중심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북항에서 무엇을 지을 것인가?"가 아니라 "북항을 통해 부산과 한국이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한국제품관, 전시장이 아닌 산업 플랫폼

북항에 조성해야 할 것은 단순한 박람회장이 아니다. 상설 '한국제품관(Korea Pavilion)'은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산업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이 공간에서는 K-제조(기계, 소재, 부품), K-기술(AI, 로봇, 친환경, 스마트시티), K-디자인과 K-라이프스타일, 중소·중견기업의 혁신 제품이 상시적으로 전시·체험·거래될 수 있어야 한다. 세계 각국의 바이어, 투자자, 관광객이 부산 북항에서 "한국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직접 보고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홍보가 아니다. 수도권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부산을 한국 산업 글로벌화의 전진기지로 재정의하는 전략이다.

△가든코리아 세계축제, 왜 '정원'인가

여기에 결합해야 할 것이 '가든코리아 세계축제'다. 정원 산업은 더 이상 꽃과 조경의 문제가 아니다. 환경·기후 대응 산업, 치유·웰니스 산업, 관광·문화 콘텐츠, 스마트 기술과 융합된 미래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영국의 첼시 플라워 쇼, 네덜란드의 큐켄호프는 정원이 어떻게 도시 브랜드와 국가 산업을 견인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부산 북항은 바다, 항만, 공원, 도시 경관을 동시에 품은 공간으로, 가든코리아 세계축제를 개최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중요한 것은 이 두 프로젝트가 단발성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한국제품관과 가든코리아 세계축제는 관광객 체류 시간 증가, 국제 전시·컨벤션 산업 성장, 디자인·콘텐츠·환경·조경·스마트 기술 산업 동반 성장, 청년 일자리와 창업 기회 확대, 부산 도시 브랜드의 글로벌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곧 부산의 문제를 넘어 한국 산업 전반의 재도약 전략이 될 수 있다.

△선거를 앞둔 부산 시민의 질문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둔 지금, 부산 시민들은 모든 후보에게 분명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북항에 한국제품관을 유치하고, 가든코리아 세계축제를 열어 부산의 미래 산업과 관광 경제를 키울 의지가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비전, 재원 계획, 단계별 실행 로드맵으로 답하지 못하는 후보라면 부산의 미래를 말할 자격이 없다. 더 이상 "검토하겠다"는 말로 시간을 낭비할 여유는 없다.

하이라인 파크가 증명했듯, 도시의 변화는 시민의 지속적인 요구에서 시작된다. 행정은 시민이 요구하는 만큼만 움직인다. 한국제품관과 가든코리아 세계축제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침체된 부산 경제를 되살리고, 한국 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여는 현실적인 전략이다.

침몰하는 부산호가 다시 대양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 여부는, 지금 이 질문을 던지는 시민의 용기에 달려 있다.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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