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8만명에 선물과 격려편지
김 회장이 실시한 이 같은 행사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그는 2004년부터 21년째 가을이 되면 수능을 앞둔 임직원 자녀들에게 선물과 격려 편지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이 선물을 받은 인원은 8만 명에 달한다. 이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한화그룹 내에서 연속성 있게 실천되어 온 경영 철학을 보여주는 지표다. 김 회장의 일관된 실천은 임직원과 그 가족들에게 기업 최고 리더의 관심과 배려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해준다.
이러한 행동의 배경에는 직원과 가족의 행복이 기업 경영의 핵심이라는 김 회장의 깊은 신념이 있다. 그 신념은 단순한 말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행동으로 표현되어 왔다. 2007년 부인과 자녀를 해외로 유학 보내고 국내에 혼자 남은 그룹 내 '기러기 아빠'들을 위해 가족과 만날 수 있도록 휴가와 비용을 지원한 것이 그 예다. 이런 정책들은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직무 만족도 증대에 직결되며, 궁극적으로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그는 또한 수능의 의미를 재정의했다. "수능은 장벽도 지름길도 아닌 가능성의 문을 여는 열쇠"라며 수험생들이 시험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조언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도전을 멈추지 말고 밝은 미래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기를 바란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편지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수험 생활의 의미를 성찰하는 부분이다. 김 회장은 "비바람을 이겨낸 나무가 더욱 튼튼해지듯 힘든 수험 생활은 여러분이 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며 현재의 고난이 미래의 자산임을 강조했다. 나아가 "앞으로 여러분이 맞닥뜨릴 세상의 시련에 당당하게 맞설 힘을 보태 줄 것"이라고 표현하며, 수능 준비 과정이 인생 전체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일깨워 주었다.
지속된 소통과 격려, 경영의 인간적 얼굴
그간 김 회장은 주요 계기마다 편지 등을 통해 임직원들과 진심 어린 소통을 이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감염된 임직원의 쾌유를 기원하는 편지와 꽃을 보냈으며, 2022년에는 누리호 프로젝트에 참여한 임직원들의 노고를 축하하며 격려 편지를 전달했다. 누리호 사업에 참여한 한화그룹 연구진에게는 편지와 함께 포상휴가와 특별 격려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같은 행보들은 경영진의 리더십이 단순히 성과 창출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임직원의 삶과 행복을 함께 고민하는 인간적 얼굴을 가져야 함을 시사한다. 김 회장의 21년 연속 수능 응원은 한화그룹 임직원과 그 자녀들에게 기업 최고 지도자의 따뜻한 관심이 얼마나 의미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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