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DAN25 컨퍼런스에서 네이버의 통합 에이전트 방향성으로 ‘Agent N’을 소개하고 있다./네이버 제공
1년간의 AI 접목 성과: 긍정적 신호 확인
최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지난 1년간 진행한 주요 서비스의 AI 접목 결과를 평가했다. 검색, 쇼핑, 로컬, 금융 등 핵심 서비스에 독자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AI를 결합한 결과, 사용자 만족도가 증가했고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긍정적인 신호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특히 검색 서비스에서 AI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현재 검색 결과 중 약 15%가 AI를 통한 결과 요약본인 'AI 브리핑'을 보여주고 있으며, 연말쯤에는 이 비율이 20%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 대표는 "AI 브리핑은 대한민국에서 매일 3천만 명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탐색 도구로 성장하고 있다"며 콘텐츠의 추천 정확도 향상으로 네이버를 자주 찾는 이용자의 비중이 연초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그간의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쇼핑을 시작으로 검색, 광고 등 주요 서비스에 AI 에이전트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서비스 전반의 데이터와 기술 인프라를 하나로 통합한 통합 에이전트 브랜드 '에이전트N'을 새롭게 구축했다.
에이전트N은 온서비스 AI를 통해 축적된 버티컬 AI 역량을 고도화하여 설계되었다.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예측·제안하며 실행까지 완결하는 구조로 작동한다. 최 대표는 "사용자는 어떤 검색어를 입력할지 고민하지 않고, 에이전트N과의 대화만으로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원하는 콘텐츠·상품·서비스로 연결하고 실제 행동까지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다음과 같다. 내년 1분기에는 AI 쇼핑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쇼핑 에이전트를 우선 출시한다. 이어 2분기에는 통합검색이 AI 에이전트 기반으로 진화한 'AI탭'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 경험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신뢰도 높은 데이터 인프라 구축
김범준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에이전트N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구축한 데이터 인프라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네이버만이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메타데이터를 활용하여, 쇼핑 에이전트의 경우 실제 구매자와 예약자만 남길 수 있는 리뷰와 판매자와 직접 연결된 재고 데이터 등 신뢰도 높은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이를 분석하는 기술적 검증 체계도 갖추어 서비스 품질을 담보하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최고 수준의 AI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올해 약 6천억 원의 GPU 투자에 이어 내년에는 1조원 이상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AI 생태계의 경쟁력을 위한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역량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반영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올해 하반기부터는 네이버 제2사옥과 세종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피지컬 AI' 테스트베드가 본격 운영된다는 것이다. 피지컬 AI는 제조·방산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는 기술로, 이를 통해 네이버는 순수 소프트웨어 영역을 넘어 하드웨어와 결합한 통합적 AI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비즈니스 파트너 지원: 에이전트N 포 비즈니스 출범
네이버는 창작자와 비즈니스 파트너를 위한 AI 에이전트 생태계도 구축 중이다.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비즈니스 통합 에이전트 '에이전트N 포 비즈니스(Agent N for Business)'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종민 광고 사업 부문장은 "쇼핑, 광고, 플레이스 등 모든 사업자들을 위한 AI 솔루션"이라 설명하며, 그동안 분산되어 있던 사업자 솔루션과 데이터를 하나의 비즈니스 허브로 통합함으로써 사업자가 AI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환경을 분석하고 현황을 손쉽게 진단·개선하는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작자 지원 확대: 2026년 2000억원 규모 투자
네이버는 창작자 지원 정책도 대폭 확대한다. 창작자들이 AI·확장현실(XR)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창작 실험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2026년에는 2000억원 규모를 콘텐츠 투자 및 창작자 보상에 배정할 계획이다. 이는 2009년 1천명으로 시작된 창작자 보상 프로그램이 올해 61만명으로 확대된 것에서 한 단계 진화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네이버는 또한 넥슨·스포티파이·넷플릭스 등 게임, 음악, 영상 분야의 주요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 게임과 음악, 영상의 경계를 허무는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제조업 AX 전략: 한국의 산업 경쟁력 강화
최 대표는 한국의 제조업 현장에 AI를 결합하는 'AI 전환(AX)' 사업에 대해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한국 제조 핵심 산업의 탄탄한 경쟁력 위에 네이버가 갖춘 독보적인 AI 소프트웨어 역량을 더해 대한민국 산업 전반의 AI 전환과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전략 실현을 위해 네이버는 피지컬 AI 기술을 제조·방산 등 실제 산업 현장에 내재화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김유원 대표는 "AI는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네이버는 자국의 언어·데이터·산업 구조를 가장 깊이 이해하는 기업으로서 '소버린 AI 2.0'을 기반으로 산업별 버티컬 AI 모델을 구축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 특화 AI와 글로벌 확장
네이버클라우드는 조선, 에너지, 바이오 등 주요 산업의 기업들과 협력해 제조 전 과정의 AI 활용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이 기술을 사우디아라비아·태국·일본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할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소버린 AI 레퍼런스를 국제 시장에서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헬스케어, 농업 등 현재 AI 접근성이 낮은 분야에도 기술 활용을 확대해 산업 전반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AI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네이버의 역할
최수연 대표는 기조연설의 마무리에서 "풀스택(Full stack) AI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단순한 기업의 성장 목표를 넘어 한국의 국가적 AI 경쟁력 강화에 네이버가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네이버의 이번 전략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 소비자 중심 서비스의 혁신을 통한 이용자 경험 개선(에이전트N), 둘째, 산업 현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제공(제조업 AX), 셋째, 글로벌 시장 확장을 통한 한국 AI의 국제적 위치 제고(소버린 AI 2.0)이다.
1조원대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창작자 지원 확대, 제조업 현장으로의 AI 기술 확산 등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계획들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네이버의 AI 3대 강국 도약 기여 선언이 얼마나 현실성을 갖춘 전략인지 시장의 평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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