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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용, "해고 않고 버텼더니 숫자가 살아났다"

美 1월 비농가취업자 13.0만 명 서프라이즈...연준 금리 인하는 신중 모드 장기화

신규섭 금융·연금 CP

2026-02-12 10:34:05

미국 고용, "해고 않고 버텼더니 숫자가 살아났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미국 노동시장이 2026년의 첫 달을 강하게 열었다.

1월 비농가취업자 수가 13만 명 증가하며 시장 컨센서스(7만5천 명)를 거의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실업률도 4.3%로 한 달 만에 0.1%포인트 낮아지며 고용 시장의 하방 위험이 일단은 완화됐음을 보여줬다.
다만 월가는 이 숫자를 마냥 반기지 않았다. 강한 숫자 뒤에 숨어 있는 '고용 저장(Labor Hoarding)' 효과와 계절 조정 착시를 걷어내면, 미국 고용 시장의 실상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컨센서스 두 배 웃돈 13만 명 증가, 실업률도 4.3%로 하락
미 노동부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1월 고용 보고서에서 비농가취업자는 전월 대비 13만 명 증가했다. 직전 두 달 수치가 합산 2만5천 명 하향 조정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양적 증가세는 양호했다. 실업률은 0.1%포인트 내린 4.3%를 기록했고, 노동 시장의 더 넓은 고통 지수로 불리는 U-6 광의실업률도 8.0%로 0.4%포인트 하락해 고용 하방 위험 완화를 뒷받침했다.
다만 한 가지 단서가 붙는다. 경제활동참가율이 62.4%로 0.1%포인트 하락한 효과를 함께 읽어야 한다. 일하거나 일자리를 찾는 사람 자체가 줄어든 것도 실업률 개선에 부분적으로 기여했기 때문이다. 2026년의 출발은 일단 나쁘지 않다. 반면 2025년 연간 수치는 연례 벤치마크 수정 결과 기존(58만4천 명)보다 대폭 축소된 18만1천 명 증가로 확정돼, 팬데믹 이후 가장 약한 고용 성장의 해로 기록됐다.

업종별로 뜯어보면 온기가 고르지 않다. 증가폭 상위는 교육 및 보건업(+12만4천 명), 건설업(+3만3천 명), 레저 및 접객업(+1만1천 명) 순이었다. 반면 정부 부문은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효율화 기조 속에 3만4천 명이 빠져나갔다. 금융업(-2만2천 명), 전문사업서비스(-5천 명) 등 고위기술 산업은 AI 도입에 따른 인력 감축 흐름이 반영됐다. 제조업도 부진한 수요를 이유로 3천 명 감소하며 흐름을 이어갔다.

임금은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3.7% 오름세를 유지했다. 수요 부진에도 임금 둔화 속도가 생각보다 완만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전문직 일자리를 중심으로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는 반면, 도소매운송·외식숙박·기타서비스 등 저임금 부문에서는 임금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민자 추방 등 공급 측 충격이 저임금 직종의 임금을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프라이즈의 이면, '해고 자제'와 계절 착시가 맞물렸다
숫자만 보면 반갑지만, 해석엔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고용 증가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신규 채용에 나선 결과가 아니다. 인력난 재발을 우려한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에도 해고를 최대한 미룬 '고용 저장(Labor Hoarding)' 현상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계절 조정 착시까지 더해졌다. 1월은 계절적으로 고용이 줄어드는 달인데, 실제로도 원계열 기준 195만 명이 감소했다. 다만 최근 2년 평균(-270만 명)보다 감소폭이 작았고, 그 차이가 계절 조정 과정에서 '증가'로 반전된 측면이 있다.

고용 온기의 집중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증가세를 이끈 교육·보건 업종은 정부 재정 지원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분야다. 경기 민감도가 높은 업종들은 이번에도 소외됐다. 경기 회복의 신호라기보다, 구조적 요인에 의해 특정 업종이 버텨주는 모양새에 가깝다.

신한투자증권 하건형 애널리스트는 "1월 고용 서프라이즈는 급격한 경기 침체 우려를 불식시킨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본격적인 경기 회복 신호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노동 시장 하방 위험 완화로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명분은 약화됐지만, 지난 1년간 고용 수치의 대폭 하향 조정과 경제활동참가율 하락 등 잠재적 둔화 시그널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결국 연준은 현재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되, 금리 인하 시점과 속도를 신중하게 조율하는 지표 의존적 행보를 장기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고용 서프라이즈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에 금리 인하에 나설 근거는 한층 얇아졌다. 노동 시장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금리를 서둘러 내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긴축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크지 않다. 2025년 연간 고용이 사후적으로 대폭 하향 조정됐고, 경제활동참가율은 여전히 하락 중이다. 표면 수치 뒤에 잠재적 둔화 신호가 쌓여 있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연준은 섣불리 방향을 바꾸기보다 데이터가 쌓이는 방향을 지켜보는 '지표 의존적(Data-Dependent)' 행보를 더 오래 이어갈 공산이 크다. 고용 하나로 경기의 체력을 가늠하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 1월 숫자가 보여준 것은 회복의 확신이 아니라, 아직 버티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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