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4.10(금)

한은 기준금리 2.5% 동결…"물가·환율·성장 삼중 불안"

7연속 동결, 10개월 묶여…전문가들 "물가 상승 땐 하반기 인상 가능"

성기환 CP

2026-04-10 11:01:52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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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했다. 2월 말 시작된 이란전쟁의 여파로 물가·환율·성장 모두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금리 인하도 인상도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 하반기 통화긴축 전환 가능성을 제기했다.

7연속 동결… "인하 사이클 완전 종료"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7연속 금리 인상·인하 없는 상태다. 지난해 7월 10일 이후 다음 회의인 5월 28일까지 약 10개월 이상 기준금리가 2.5%로 유지된다.
이는 한은의 완화 기조가 완전히 종료되었다는 점을 시장에 신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춘 이후 통화정책의 방향을 완화 쪽으로 틀었던 한은은, 11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 이후 2025년 상반기에도 2월과 5월 두 차례 추가 인하를 단행하며 누적 100bp(1%)의 인하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5년 하반기 7월부터 기조가 바뀌기 시작했다.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 연속 동결에 이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3연속 동결을 결정하면서 총 7연속 동결에 이르렀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하 사이클의 완전한 종료를 의미하며, 이제 시장의 초점은 금리 인상 시점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삼중 불안의 딜레마…인상도 인하도 어렵다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결정하는 데 있어 직면한 딜레마는 심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가와 환율, 그리고 경기 성장이 모두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먼저 물가 측면에서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란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2.2%를 기록했다. 이는 2월 2.0%에서 한 달 사이 0.2%p 상승한 수치다. 만약 한은이 금리를 인하한다면 시중에 풀리는 유동성이 이미 들썩이는 물가와 환율을 더욱 자극할 우려가 있다.
환율 불안도 심각한 상황이다. 10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쟁 초반 1천52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미국·이란 간 2주 휴전 합의 이후 1천482.5원까지 내려온 상태다. 하지만 언제라도 1천500원을 넘을 수 있는 불안정한 수준에 머물러 있고, 서울 집값 상승세도 뚜렷하게 꺾였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경기 성장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말 이란전쟁 등을 반영해 우리나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p 낮췄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올린다면 경기 위축이 더욱 심화될 우려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전문가는 "물가 관리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려 해도 경기 부양 필요성이 대립하고, 성장을 위해 인하하려 해도 물가 상승 압력이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추경 규모가 26조원을 넘는 등 정부 재정정책과도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 한은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가 오르면 하반기 인상 가능"…전문가 전망

전문가들은 물가 추이에 따라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문조사에서 전문가 6명 모두 통화 완화 기조가 끝난 것으로 평가했으며, 이 가운데 4명은 물가 상황에 따라 연내 긴축 전환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6월 물가가 상당 폭 오르면 새 한은 총재가 의결문 등에서 금리 인하 신호를 없애고 긴축 신호를 시장에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물가 상승세에 따라 하반기 중 금리를 한 두 차례 올려 연말 기준금리가 3.00%에 이를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이란 사태 후 올해 국제 유가 가정치를 배럴당 평균 85달러로 높이면서 기준금리 예상 경로도 연내 동결에서 4분기 1회 인상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망 경로는 변수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는 지난달 22일 지명 소감을 통해 "최근 중동 정세가 급변하면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과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물가, 성장, 금융안정을 감안한 균형 있는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용할지 고민하겠다"고 언급했다. 신 후보자가 5월 정기 금통위에서 본격적인 정책 기조를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중동 리스크 장기화…"인상 여력 제약" 우려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은의 인상 여력이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지속은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이는 금리 인상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사태로 인한 실물 경제나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자체가 크게 높아졌다"며 "유가 상승과 같은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 요인이 기준금리 인상도 인하도 모두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더 명확한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쟁에 따른 달러 강세로 환율 상방 압력은 불가피하지만 정부 정책 대응에 따라 상단은 일정 수준에서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환율 변동성이 통화정책 기조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상황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지속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율을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높다"며 "우선은 중동지역 리스크 전개 상황 등 대내외정책 여건 변화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임 총재 5월 첫 금통위…물가 상승압박 대응해야

이창용 현 총재가 이달로 임기를 마치고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가 5월 정기 금통위부터 본격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새로운 리더십이 맞닥뜨릴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물가 관리와 금융시장 안정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기대 인플레이션 관리가 중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2월 2.02%에서 3월 2.20%로 크게 상승했다. 신 후보자가 첫 금통위를 주재하는 5월까지 전쟁이 이어진다면 물가 상승률이 정책 대응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로 제기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 후보자가 첫 금통위를 주재하는 5월까지 전쟁이 이어진다면 물가 상승률이 정책 대응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임 총재는 WGBI 편입 초기 단계인 만큼 금융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물가 기대를 억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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