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8.12(수)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뚝심' 투자, 불황을 수익으로 바꾸다

강남·본점에서 시작된 수익성 혁명, 신세계 업계 선도

안재후 CP

2026-08-12 12:44:48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소비가 얼어붙으면 기업들은 보통 지출을 줄인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반대로 움직였다. 지난 3년간 불황이 이어질수록 백화점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 결과는 명확했다. 올해 상반기 신세계는 연결 기준 총매출 6조3558억원, 영업이익 3650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사상 최대실적을 새로 썼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1%, 영업이익은 75.7% 증가한 수치다. 불황 속 선제 투자가 본격적으로 수익으로 돌아오는 순간이었다.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은 2분기 성적
신세계의 2분기 실적은 특히 돋보였다. 영업이익 1671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21.9% 급증한 수치였다. 증권가 전망치인 1413억~1430억원을 약 17~18% 웃돌았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899억원)과 현대백화점(793억원)이 각각 시장 예상을 15%, 8% 하회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백화점 상장사 3곳 중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곳은 신세계가 유일했다.

본업인 백화점 사업의 성과가 가장 눈에 띄었다. 신세계백화점의 2분기 총매출은 2조170억원으로 15.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88억원으로 53.5% 뛰어올랐다. 매출보다 이익이 세 배 이상 빠르게 증가하면서 순매출 기준 영업이익률도 11.3%에서 14.7%로 올라섰다.

강남점과 본점에 집중한 과감한 투자
이같은 실적의 배경에는 정유경 회장의 뚜렷한 경영 철학이 있었다. 단기 비용 절감 대신 핵심 점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둔 선택이었다.

신세계는 최근 3년간 강남점과 본점 리뉴얼에 약 430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이 거둔 연간 영업이익 4061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이는 즉각적인 수익성보다 지역의 압도적인 1번 점포로 성장시키는 데 방점을 찍은 결정이었다.

강남점은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와 프리미엄 미식공간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앞세워 연 매출 3조원대 점포로 성장했다. 개장 초기 하우스 오브 신세계 푸드홀은 기존 푸드홀보다 매출이 140% 증가했고, 객단가는 세 배로 올랐다. 명품매장과 체험공간을 강화한 본점도 거래액 증가율이 1분기 55%에서 2분기 77%로 확대되며 탄력을 받았다.

명품을 입구로, 전 장르로 확대된 소비
리뉴얼 효과는 명품 수요에 그치지 않았다. 상반기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이 35% 증가한 가운데 리빙(16.6%), 식품(13.7%), 패션(10.1%) 등 모든 장르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점포 전략이 명확했다. 프리미엄 상품과 콘텐츠로 고객을 끌어들인 뒤, 식품과 패션, 리빙 등으로 소비를 확장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상반기 신규 고객은 전체 고객의 27.7%를 차지했고, 이 중 30대 이하 비중이 45%에 달했다. 기존 VIP 고객층뿐 아니라 젊은층까지 유입되고 있다는 신호였다.

외국인 매출은 더욱 두드러졌다. 전년 대비 120% 증가한 5800억원을 기록했다. 럭셔리와 패션, 식음 콘텐츠의 강화가 국내 고객을 넘어 해외 관광객까지 끌어들인 결과였다.


자회사의 흑자전환, 체질 개선의 결실
백화점의 수익성 개선은 연결 자회사로까지 번져나갔다. 정유경 회장은 경쟁력이 검증된 사업에는 투자를 이어가되, 수익성이 낮은 사업에는 전문화와 효율화를 강하게 적용했다. 소위 '투트랙 전략'이었다.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15억원의 적자에서 2분기 333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10.3% 줄었지만 수익성에 방점을 둔 체질 개선의 결과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2분기 영업이익 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41억원 개선했다.

신세계까사(24억원 흑자), 신세계센트럴(영업이익 52% 증가한 149억원), 신세계라이브쇼핑(52억원 영업이익) 등 모든 자회사가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투자와 효율화를 병행한 경영이 실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뚝심 경영'의 의미
신세계의 이번 성과는 소비 회복에만 기댄 결과가 아니다. 불황 속에서도 단행한 선제 투자가 비용 부담에서 수익 회수로 전환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뜻이었다. 리뉴얼 초기의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점포 경쟁력을 높인 단계를 거쳐, 이제 높아진 경쟁력이 이익을 끌어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실적 개선의 연속성이다. 신세계는 1분기부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1.9% 증가했다. 이는 단발성 성과가 아닌 구조적인 개선을 시사한다.

정유경 회장이 취임 이후 추진한 '두 마리 토끼'는 명확했다. 본업 경쟁력 강화와 경영 체질 개선이었다. 핵심 사업에는 과감한 투자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수익성 낮은 사업에는 구조 재편으로 효율을 높인 것이다.

업계 선도의 초격차 모멘텀
신세계는 백화점의 외형 성장에 자회사들의 수익성 개선까지 더하며 '전 사업 흑자'의 기조를 갖추었다. 주력 사업인 백화점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동시에 면세, 패션, 리빙 등 비백화점 사업도 흑자 기조를 다지고 있다는 뜻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래 고객 창출을 위한 전략적 투자와 적극적인 경영체질 개선이 올 상반기 전 사업의 흑자 경영으로 결실을 맺었다"며 "하반기에도 경영효율화와 전문화를 지속하며 업계를 선도하는 초격차 모멘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불황 속에서 멈춤이 아닌 투자를 선택한 정유경 회장의 '뚝심 경영'. 그 결과는 숫자로 명확하게 증명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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