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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세 차례 미뤄진 퇴직연금 CEO 간담회 내달 6일 개최

금주 개편안 발표 뒤 금융권 설명…국민연금 참여 여부 ‘촉각’

성기환 CP

2026-10-27 08:56:13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세번째)과 장지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테스크포스(TF) 위원장(왼쪽 네번째)이 지난 2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세번째)과 장지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테스크포스(TF) 위원장(왼쪽 네번째)이 지난 2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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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세 차례나 일정을 미루며 표류하던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의 '퇴직연금사업자 최고경영자(CEO) 간담회'가 오는 11월 6일 열린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퇴직연금 개편안을 금융권 수장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본지가 입수한 '2026년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 계획(안)'에 따르면 고용부와 금감원은 내달 6일 오후 4시 40분부터 6시까지 서울 로얄호텔에서 주요 퇴직연금사업자 대표들과 공동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계획안은 간담회 목적으로 기금형 제도 도입안 설명과 의견 수렴, 노동자 수급권 보호를 위한 금융기관 책무 당부를 꼽았다.

간담회가 열리기까지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고용부는 당초 9월 초 간담회를 추진했지만, 관계부처 간 정부안 조율이 길어지면서 일정을 거듭 미뤘다. 정부안 발표 역시 당초 계획했던 8월말~9월 초를 넘겼다.

하지만 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고용부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기후노동위) 종합감사를 마친 뒤 이번 주 중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일주일여 뒤 금융권 CEO들과 마주 앉는다.
한 회계법인 금융보험 전문가는 "고용노동부가 그동안 국회 일정을 이유로 버텨왔지만, 국감이 끝난 뒤에는 고민이 보통이 아닐 것"이라며 "정부안이 간담회 전에 나와야 간담회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업자 CEO 10여명 불러 개편안 설명…수급권 보호·수익률 책무 당부

이번 간담회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찬진 금감원장이 퇴직연금사업자 CEO들을 직접 만나 정부의 퇴직연금 개편 방향을 설명하고 금융사 책무를 당부하는 자리다. 계획안은 지주회장·대표이사·행장 등 사장급 이상이 직접 나올 수 있는 사업자를 중심으로 참석 대상을 10곳 안팎으로 추렸다.

정부 측에서는 두 수장과 금감원 부원장보 등이 자리하고, 금융위원회는 참석 여부를 협의하고 있다. 여기에 박승흡 근로복지공단 이사장도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의 참석은 눈길을 끈다. 공단은 30인 이하 사업장을 위한 국내 유일의 공적 기금형 퇴직연금인 '푸른씨앗'(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출범 3년여 만에 누적 수익률 26.98%를 낸 푸른씨앗을 기금형 확대의 모델로 삼아 왔다. 노동계 출신인 박 이사장 역시 지난달 말 취임식에서 푸른씨앗 확대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계획안은 정부가 간담회에서 전할 메시지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우선 정부는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설명하고, 사업자들에게 빠른 안착을 위한 준비를 당부할 예정이다.
두 제도는 지난 2월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가 합의한 과제다. 이 가운데 사외적립 의무화는 회사가 어려워져도 노동자가 퇴직금을 받을 수 있도록 일정액을 회사 밖에 쌓아두게 하는 제도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여러 사업장의 적립금을 하나의 기금으로 모아 전문기관이 운용하는 방식으로, 노사정은 지금의 계약형과 함께 운영해 가입자의 선택권을 넓히기로 했다.

이어 정부는 퇴직연금을 포함한 다층적 노후소득보장체계 구축의 중요성과 추진 의지를 강조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노동자 수급권 보호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선관주의 의무), 수익률 제고 등 퇴직연금사업자의 책무를 주문할 계획이다. 간담회가 끝나면 고용부와 금감원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정부와 금융기관 홍보 채널을 함께 활용하기로 했다.

정부 개편안에 국민연금 담길까…540조 시장 판도에 촉각

금융권은 정부가 이번 주 내놓을 개편안에 국민연금 참여 여부가 담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금형 운용 주체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퇴직연금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 영향을 받을 시장 규모도 상당하다. 금감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9월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542조1천214억원으로, 은행(275조4천860억원)·증권(160조2천935억원)·보험(106조3천419억원) 순이다. 3분기에는 퇴직연금 1위 자리를 두고 삼성생명이 신한은행을 다시 앞지르는 등 사업자 간 경쟁도 치열하다.

국민연금 참여를 둘러싼 입장은 엇갈린다. 본지가 앞서 보도한 대로 여당에서는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기관의 참여를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국정감사에서 참여 의지를 내비쳤다.

반면 은행·증권·보험 등 민간 금융권은 공적 기관이 민간 사업자와 직접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주무 부처인 고용부는 지금까지 이용우 의원안과 선을 그어 왔다.

다만 정부가 개편안에서 기금형 운용 주체에 국민연금을 넣지 않더라도 논란이 곧바로 끝나기는 어렵다는 게 금융권 일각의 시각이다. 기후노동위가 이미 국회에 올라와 있는 이용우 의원안을 정부안과 통합·심의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서도 두 안이 하나로 합쳐질 가능성을 높게 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안이 나오면 이미 발의된 의원안과 병합해 심의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로서는 기금형 입법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상황인 만큼, 어느 한쪽 안을 택하기보다 두 안을 합치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금융권은 고용부와 금감원이 11월 6일 간담회에서 국민연금 문제를 포함해 어떤 수위의 기금형 모델을 설명할지를 최대 분수령으로 내다본다.

연내 입법은 미지수…'계약형 걸림돌부터 걷어내야' 목소리도

개편안이 나와도 연내 입법까지는 갈 길이 멀다. 고용부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을 정부 입법이 아닌 의원 발의 형태로 내겠다는 방침이지만, 금융권에 따르면 여당조차 운용 주체를 둘러싼 내부 의견을 좀처럼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2028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내년 하반기부터 정치권이 공천 국면에 들어서는 만큼, 금융권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를 사실상의 입법 시한으로 본다.

수익률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낮은 수익률을 기금형 도입의 주요 명분으로 내세워 왔고, 국민연금 역시 같은 논리를 편다. 김 이사장은 지난 6월 기자설명회에서 퇴직연금의 최근 5년 수익률이 3%대에 그치는데도 민간 사업자들이 연간 2조원에 이르는 수수료를 거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이 참여하면 수수료는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수익률은 3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고용부와 금감원이 지난 5월 발간한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은 6.47%로,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높았다. 증시 호황의 영향이 컸지만, 기금형이 본격 도입되기 전 계약형 중심 체계에서 거둔 성과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기금형으로 곧장 넘어가기보다 계약형에 남은 걸림돌부터 걷어내는 게 먼저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업자들은 그동안 원리금보장형 상품 쏠림과 위험자산 투자 제한을 수익률을 끌어내리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지목하며, 이런 규제부터 완화해 운용 폭을 넓혀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그런데 이들은 정부가 이런 제도 개선을 건너뛰고 기금형 도입으로 직행했다고 본다. 여기에 여당에서 국민연금 참여론까지 나오면서 경계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결국 금융권은 내달 6일 간담회를 정부가 퇴직연금 개편안을 사업자 CEO들에게 처음 공식 설명하는 자리로 보고, 이 자리에서 나온 사업자 의견이 제도 설계에 얼마나 담길지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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