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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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급격한 저출산·고령화로 인구 규모가 줄어드는 데다, 경제마저 갈수록 악화하는 현실에 대응해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재정 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파격적 제안이 나왔다.

이제까지는 의료비 등으로 나가는 지출에 맞춰 보험료 등 수입 액수를 정했지만, 이런 전통적 수입·지출 구조를 더는 유지할 수 없는 만큼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수입에 근거해서 지출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건보재정 관리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출연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이런 내용의 '제2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2024∼2028년)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보고서의 초안을 최근 공개했다.

보고서는 먼저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가 처하거나 앞으로 처할 엄혹한 현실과 미래를 냉정하게 짚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건강보험의 토대를 위협하는 위기 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빠른 속도로 본격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총인구가 감소하는 속에서 저출산·고령화로 노인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2025년에 조기 진입할 것이 확실시되는 데다, 경제적으로는 잠재성장률마저 뚝 떨어지며 저성장이 굳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6월 우리나라의 2023년과 2024년 잠재성장률을 각 1.9%, 1.7%로 추정했는데, 한국 잠재성장률이 2%를 밑돌 것으로 분석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보사연은 인구와 경제가 커지는 황금기를 지나 이제는 인구와 경제가 쪼그라드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예전처럼 쓰는 만큼 더 걷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건강보험 재정 여력이 고갈되는 현실을 고려해 '양출제입'(量出制入: 지출을 먼저 결정한 후 이에 맞게 세금을 거두는 방식)의 관행화된 경로의존성을 탈피해, '양입제출'(量入制出: 수입을 먼저 계산한 후 지출 규모를 맞추는 원칙)로 건보 재정관리 체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의료기관, 약국 등 의료 공급단체들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에 지급하는 요양 급여비용, 즉 '수가(酬價) 인상'을 결정하고, 이런 보건 의료비 지출 규모에 연동해서 건강보험료율을 올리는 등 수입 규모를 정하는 구조이다.
사실상 진료비 통제 기전이 부재한 실정이다.

보사연은 이런 건보재정 관리구조를 국민과 국가가 부담할 수 있는 범위에서 건보 제도 효과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효율적 재정관리체계로 혁신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건강보험료율을 먼저 결정하고 이후에 총 의료서비스 가격 인상률을 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행 '선(先) 지출→후(後) 수입' 구조를 '선(先) 수입-후(後) 지출'로 바꿔서 재정관리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보사연은 나아가 지금의 획일적 의료수가 인상 방식에서 벗어나 필수 의료와 고가치 의료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의료서비스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격결정 체계도 개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자료=연합)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l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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