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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초 120달러에 육박했던 WTI 유가는 전쟁 조기 종료 기대가 높아지면서 고점 대비 약 30% 급락해 8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시장의 안도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미 에너지부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유조선 호위에 성공했다고 밝혔음에도, 백악관은 관련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언급하는 등 정부 부처 간 엇박자가 연출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려는 징후가 있다는 보도까지 더해지며 유가 불확실성이 재점화됐다.
키움증권 한지영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유가 변동성은 상존하겠지만, 유가 안정과 전쟁 조기 종식을 위한 미국의 대응 의지와 실행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가 재폭등으로 인한 증시 급락이 재출현할 가능성은 낮게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이목은 오늘 밤(한국 시간 9시 30분) 발표 예정인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쏠리고 있다. 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CPI 2.5%(전년 동기 대비), 코어 CPI 2.4%로, 지난 1월과 비슷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2월 CPI가 컨센서스를 하회하더라도 증시의 상방 탄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월 말 중동 사태 이후 유가 급등으로 에너지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이다. 실제로 2월 WTI 평균 가격은 64달러였으나, 3월 들어 10일까지의 평균 가격은 85달러로 약 32% 상승했으며, 이 폭등분은 3월 CPI에 본격 반영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선 2월 CPI보다 3월 CPI를 더 주목하려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 결국 2월 CPI가 예상을 밑돌더라도, 이는 증시 급등의 재료라기보다는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안도감' 정도의 재료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다.
한편 전일 국내 증시는 중동 사태 불안 완화와 유가 급락, 미국 증시 반등 소식에 힘입어 코스피 5.35%, 코스닥 3.21% 급등하며 직전일의 폭락분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11일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 혼조에도 불구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강세(+0.7%)와 마이크론(+3.54%), 샌디스크(+5.1%) 등의 상승, 삼성전자·SK 등 주요 기업의 주주환원책 발표 효과 등에 힘입어 중립 이상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오라클이 매출과 순이익 모두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한 데다, 추가 채권 발행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시간외 거래에서 8%대 강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반도체주에도 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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