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로 은행 예·적금 금리가 상당히 올랐지만,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이자를 받더라도 사실상 본전에 가까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 금리)는 연 3.71%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저금리 기조가 강화되기 직전 수치가 주로 반영된 2008년(5.71%)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정기 예·적금 금리로, 실질금리를 계산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명목금리 중 하나다.
이 금리가 크게 오른 것은 한국은행이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열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최근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6% 상승했다. 목표 수준인 2%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저축성 수신금리(3.71%)에서 물가상승률(3.6%)을 뺀 실질금리는 0.11%로, 앞서 지난 2021년 -1.42%, 2022년 -2.33% 등으로 사상 처음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3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다.
올해 실질금리는 지난해에 이어 플러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저축성 수신금리가 3%대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2%대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고 있어서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사견을 전제로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를 현 3.50%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은행 예·적금 금리도 단기간에 급락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lss@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