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의 워싱턴행은 이러한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대미 투자 확대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국 상호관세 발효를 불과 사흘 앞두고 우리측 협상 카드로서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 및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기술 협력을 제안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도체 생산거점 위해 2030년까지 54조 투자
미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미 현지 반도체 생산 거점을 위해 370억달러(약 54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 내년 가동 개시를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계약 기간은 2033년 12월 31일까지로 이번 계약 금액은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액의 7.6%에 해당하는 규모다. AI6는 테슬라의 자율주행용 AI 칩으로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을 활용해 생산할 예정이며, 향후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로봇 등 테슬라 생태계 전반에 쓰일 수 있다.
머스크 CEO는 "계약 이번 규모는 최소한, 실제 공급량 몇 배 커질 것"이라며 "생산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삼성 공장에 방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AI6칩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팹에서 생산할 예정이며, 수주에는 2나노 공정뿐 아니라 4나노 공정 물량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테슬라와 대규모 계약,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듯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미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부흥 정책과 투자 유치 전략과 맞아떨어지면서 한미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테슬라와의 대규모 계약은 삼성전자가 미국 내에서 핵심적인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양국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한미 양국은 막판 관세협상을 벌이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및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2+2'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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