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퇴직연금, 101조원의 머니 무브가 몰고올 파장에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추가 적립금 20조원과 만기 롤오버 자금 81조원 등 총 101조원의 자금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이동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채권시장 전체 규모를 고려할 때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금액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예상치 못한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만기 롤오버 자금 81조원의 상세 내역을 살펴보면, 정기예금 24조원, GIC(보장수익상품) 38조원, ELB(주가연계상품) 11조원, 기타 상품 8조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자금의 재배치 방향에 따라 각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38조원 규모의 GIC 만기 자금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졌던 GIC를 운용할 때, 자금이 국채나 회사채 등 채권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 채권 수급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ELB 만기 자금 11조원 또한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와 맞물려 보다 안전한 자산인 채권으로의 이동 압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증시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퇴직연금 자금 이동 현황.
글로벌에픽 연금경제연구소 신상근 소장은 "101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자금 이동은 국내 채권시장에 단기적으로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며 "특히 12월이라는 연말 시점의 특성상 시장 유동성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런 대규모 자금 이동이 발생하면 채권 가격 변동폭이 평소보다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 소장은 또 "GIC와 정기예금에서 나오는 62조원의 자금이 어떤 채권 섹터로 유입되느냐에 따라 국채와 회사채 간 스프레드 변화, 만기별 수익률 곡선의 형태 변화 등이 나타날 것"이라며 "채권 운용사들은 이런 자금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자금 대이동이 단순히 12월 한 달의 현상으로 그치지 않고, 내년 퇴직연금 시장의 투자 패턴을 결정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금리 인하 기조와 주식시장 불안정성이 지속될 경우, 퇴직연금 자금의 채권 편중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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