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마감]반도체 겹악재에 코스피 1.35% 하락... 조선·방산주만 선방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주식시장이 반도체 관련 악재가 겹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1.35%(43.29포인트) 하락한 3,142.93으로 마감했고, 코스닥도 1.49%(11.83포인트) 내린 785.00에 장을 마쳤다.

이날 주식시장 하락의 주범은 반도체 섹터였다. 미국에서 마벨 테크놀로지(-18.6%)와 델(-8.9%) 등 주요 기업들이 실적 부진과 가이던스 하향을 발표한 데 이어, 중국 알리바바가 자체 AI 칩 생산 계획을 공개하면서 반도체 업계에 충격을 줬다.

여기에 삼성전자(-3.0%)와 SK하이닉스(-4.8%)에 대한 중국 공장 장비 반입 제한 조치까지 겹치면서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8월 반도체 수출이 150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7.1% 증가해 기록적 수준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심리는 급속히 냉각됐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선임연구원은 "미국 7월 PCE 물가가 예상치를 하회하는 안도 요인이 있었지만, 반도체 관련 악재들이 연쇄적으로 터지면서 기술주 중심의 약세가 불가피했다"며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세를 보이면서 낙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와 함께 8월 수출 호조를 보인 자동차 업종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8월 자동차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8.6% 증가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현대차(+0.2%)와 기아(+0.7%)가 소폭 상승세를 유지했다.

반면 2차전지 업종은 수출이 31.3% 급감한 영향으로 LG에너지솔루션(-0.9%)과 에코프로비엠(-1.1%) 등이 부진했다. 은행주도 KB금융(-1.0%), 신한지주(-2.0%) 등이 하락하며 지수 하락을 가중시켰다.

하락장에서도 조선·방산 관련주들은 강세를 보이며 지수 하단을 지지했다. 내일 개막하는 MSPO(폴란드 국제 방위사업 전시회) 2025를 앞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3.6%), 한화오션(+3.9%)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상승했고, 현대위아(+2.0%), LIG넥스원(+0.7%) 등도 동반 상승했다.

조선 업종도 MASGA 협력 및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대형주에 이어 중소형주까지 강세가 이어졌다. 세진중공업(+4.3%), 범한퓨얼셀(+13.1%) 등 관련 기자재 업체들도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투자 주체별로는 개인이 코스피에서 3,467억원, 코스닥에서 688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각각 2,674억원과 571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코스피에서 1,937억원을 순매도했다.

강진혁 연구원은 "이번 주 미국 8월 고용보고서를 비롯해 다수의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어 추가 변동성이 우려된다"며 "특히 한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현대차·기아의 8월 지역별 판매 데이터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장에서는 로봇주(케이엔알시스템 +29.9%, 나우로보틱스 +8.9%), 경영권 분쟁 관련주(DB +13.0%, 콜마비앤에이치 +0.9%) 등 테마주들의 개별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카카오(-2.1%)는 창업주 김범수 의장의 시세조종 혐의로 15년이 구형된(10월 21일 선고 예정) 여파로 하락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