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09.23(화)

정태영 부회장 “롯데카드 해킹사고 반면교사 삼아야”

“우리가 당했다 생각 전면 재 점검 … 금융 공공성 강조는 글로벌 진출 걸림돌”

안재후 CP

2025-09-23 14:50:45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제공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제공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최근 발생한 롯데카드 해킹 사고와 관련해 강한 경각심을 드러냈다. 297만 회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이번 사고에 대해 정 부회장은 "우리가 당했다고 생각하고 정보보호·보안체계를 흔들어서 다시 보자고 했다"며 현대카드의 보안 체계 전면 재점검에 나섰다고 22일 밝혔다.

정 부회장은 여신금융업권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내부, 외부 화이트해커를 통해서도 점검하고 있다"며 정보보호·보안 관련 예산도 확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산을 10억 원 더 주고 100억 원 더 준다고 해서 보안사고 방지가 가능하다면 쉬운 게임일 텐데, 보안 문제는 예산의 문제로만 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롯데카드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는 "운영체제를 바꾸면 예전 보안 패치가 모두 적용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며 "보안 패치를 대부분 교체했지만 하나가 누락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AI 투자가 우선, 1등 카드사보다 AI 선도사 목표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의 미래 전략에 대해 당기순익 1등 카드사가 되기보다는 인공지능 선도사로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2등 카드사로 키울 생각은 없다. 물론 1등을 하면 좋지만 지금은 AI에 압도적인 투자를 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2027년까지 에이전틱 AI를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담아 재무, 법률 등 주요 업무에 본격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프라이빗 클라우드 아키텍처 7~8개를 구축한 상태로, 2027년까지 거대언어모델(LLM)에 데이터를 누적해 업무에 적극 도입한다는 전략이다.

정 부회장은 구체적인 활용 예시로 "현대카드M의 투자수익률을 분석해달라, 회사의 수천 개 계약서 중 현재 프로젝트와 유사한 계약 내용·조항을 가져와달라고 하는 등 LLM과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윈도우 OS처럼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시뮬레이션해서 퍼블릭 클라우드의 느낌을 가지고 쓸 수 있도록 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체 AI 플랫폼 '유니버스', 해외 진출 가속화

현대카드가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유니버스'의 해외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본 궤도에 오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해 안에 2번째 해외 판매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카드는 지난해 10월 일본 대형 신용카드사 SMCC에 유니버스를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소프트웨어 수출로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연말 유니버스 관련 새로운 소식에 대한 질문에 "조금 기다려야 하겠지만 준비하고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답했다.
스테이블코인, "불안한 탐색전" 진단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 부회장은 "저희를 포함해 금융권이 모두 '불안한 탐색전'을 하고 있다"며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한 번 자리잡으면 유통 경로가 나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은 다들 확실한 전략을 갖고 움직이기보다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며 "더 중요한 건 스테이블코인이나 블록체인 시스템에 대한 이해"라고 강조했다. 현대카드는 "관련 지식, 테스트와 실험 등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다. 압도적으로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의 히스 타버트 글로벌 총괄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서클 측에서 국내 분위기에 대해 물었다"며 "한국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상장보다 기업 가치 증명이 우선

현대카드의 상장 계획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분명히 했다. 정 부회장은 "아직 상장 계획이 없다"며 "상장은 투자를 위한 펀딩 수단 중 하나"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증명하는 건 올드패션드(old-fashioned)하다"며 "기업의 꿈을 이야기하면 된다. 상장했다가 떨어지는 곳도 10곳 중 9곳인데 상장 안 해서 좋은 점도 있다"고 말했다.

상장에 대한 주변의 관심에 대해서는 "주변 기업인들과 식사 자리에서 '왜 그렇게 상장에 집착하지?' '기업의 목적이 상장 자체일까?'라는 대화를 나누곤 한다"며 "많은 기업이 상장을 추진하면서 거창한 청사진을 제시하지만 정작 왜 상장이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진출 통해 성장할 것

최근 금융사들이 '공공재적 역할'을 요구받는 데 대해서는 글로벌 진출과의 상충 가능성을 우려했다. 정 부회장은 "공공재로서의 역할이 글로벌 진출과 선진화에 도움이 안 될 수 있다"며 "공공재로서 역할을 하려 하면 내수 중심 시장에 집중해야 해 굉장히 단순해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AI 플랫폼 유니버스 같은 경우에도 국내보다는 외국에 팔아야 더 성장할 수 있다"며 글로벌 시장을 통한 성장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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