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12.30(화)

[2025 K컴퍼니 리뷰 ③ SK그룹] AI 기반 ‘4번째 퀀텀점프’ 원년

하이닉스 고공행진, 텔레콤 위기극복, 이노베이션 구조재편

안재후 CP

2025-12-30 15:43:29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2025년 SK그룹은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기반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탁월한 성과가 그룹 전체를 견인했으며, SK텔레콤의 신뢰 위기 극복과 AI 사업 전환, 그리고 SK이노베이션의 구조적 재편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최태원 회장이 선언한 '4번째 퀀텀점프'는 그룹 경영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

[2025 K컴퍼니 리뷰 ③ SK그룹] AI 기반 ‘4번째 퀀텀점프’ 원년


SK하이닉스, AI 메모리가 만든 기적

SK하이닉스는 분기마다 사상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1분기 매출 17조 6,391억 원(영업이익률 42%), 2분기 22조 2,320억 원(영업이익률 41%)에 이어, 3분기에는 매출 24조 4,489억 원에 영업이익 11조 3,834억 원(영업이익률 47%)을 기록했다. 3분기 순이익은 12조 5,975억 원으로 순이익률 52%를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과는 더욱 인상적이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 38.5%, 영업이익 82.2%, 당기순이익 135% 증가를 기록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급증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제품 공급도 적극 추진했다. 4분기부터 HBM4 공급을 시작했으며, 서버용 저전력 메모리 LPDDR 기반 모듈도 연내 공급을 시작했다. 고성능 GPU용 GDDR7을 16Gb에서 24Gb로 확대했으며, 128GB 이상의 고용량 DDR5 출하량도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사상 최고 수익은 재무 건전성 개선으로 직결됐다.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27조 9,0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0조 9,000억 원 증가했으며, 순차입금 비율은 1분기 11%에서 3분기 1%로 급속도로 개선됐다. 이는 그룹 차원의 장기 투자 계획 추진을 위한 견고한 재무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2025 K컴퍼니 리뷰 ③ SK그룹] AI 기반 ‘4번째 퀀텀점프’ 원년


SK텔레콤, 위기 극복과 AI 사업의 성장

SK텔레콤은 4월 대규모 보안 사건으로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았다. 음성통화인증 서버에 BPFDoor 악성코드가 침투해 최대 2,300만 가입자의 USIM 인증정보가 유출된 사건이다. 초동 신고 지연(4월 18일 탐지→4월 20일 신고), GSMA 권고기준인 암호화 미준수, 2022년 악성코드 감염의 미신고 등으로 기업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
SK텔레콤은 신속한 위기 관리에 나섰다. 4월 28일부터 전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USIM 교체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5월 11일 USIM 재설정 솔루션을 도입해 보안을 강화했다.

반면 AI DC 사업은 기대를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1분기 가동률 상승으로 1,087억 원의 매출을 올린 후,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1,498억 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울산에서 AWS와 'AI 데이터센터 건립 계약'을 체결했으며, OpenAI와도 '서남권 전용 AI DC 구축 양해각서'를 맺었다.

다만 AIX(AI 전환) 사업은 기대치 미달을 기록했다. 30% 이상 성장 목표 대비 1분기 27.2% 성장 후 분기마다 둔화되어 3분기 3.1%에 그쳤고, 누적 기준 13.6% 성장에 불과했다. 글로벌 개인 AI 에이전트 '에스터'는 베타 서비스 종료가 결정됐다. 이에 SK텔레콤은 AI CIC 체제로 조직을 통합해 B2B와 B2C 영역의 자원 배분을 유연하게 하기로 했다.

AI 개인 비서 '에이닷'은 1,0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SK텔레콤은 '돈 버는 AI'로의 전환을 추진해 구독 기반 유료화를 연내 진행할 예정이며, AI 통화 요약 기능의 모든 AI 모델을 자체 기술로 개발한 '에이닷X' 독자 모델을 완성했다.

[2025 K컴퍼니 리뷰 ③ SK그룹] AI 기반 ‘4번째 퀀텀점프’ 원년


SK이노베이션, 에너지·배터리 통합 전략의 본격화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구조적 변화의 한 해를 보냈다. 1분기 매출 21조 1,466억 원(영업손실 446억 원)으로 SK E&S 합병 이후 10분기 만에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았다. 2분기에는 매출 19조 3,066억 원에 영업손실 4,176억 원을 기록했으나, 주목할 점은 배터리 사업의 전환이다. SK온 통합법인은 미국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도 북미 시장 수요에 선제 대응해 처음으로 흑자(609억 원)를 달성했으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2,734억 원을 확보했다.

3분기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유가 및 정제마진 회복에 따른 석유사업 개선과 E&S사업 호조로 매출 20조 5,332억 원에 영업이익 5,735억 원을 기록, 2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배터리 사업은 미국 플랫아이언 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SK이노베이션의 가장 중요한 전략은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이다. 11월 1일 공식 출범한 합병법인은 액침 냉각 기술과 배터리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한다. 니켈 기반 배터리에서 LFP 배터리, ESS까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2030년까지 연간 EBITDA 2,000억 원 이상 추가 창출을 목표로 설정했다. 동시에 베트남 15-2/17 광구에서 원유 부존을 확인하고 연 일산 최대 1만 배럴 규모 고품질 원유 생산에 성공하며, 석유개발사업(E&P) 본격 개발을 예고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에너지·화학·배터리를 아우르는 토탈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의미한다. LNG, 발전, 배터리, ESS라는 다층적 에너지 솔루션으로 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가시적 성과

SK그룹의 순차입금은 2024년 말 10조 원대에서 2025년 3분기 8조 원대로 낮아졌다.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와 비핵심 자산 매각이 주된 원인이다.

그룹 수출 실적도 눈에 띈다. 2025년 120조 원대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3분기 누적 기준으로 87조 8,000억 원(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을 기록했다. 이 중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이 전체 수출의 약 65%를 차지한다.

SK는 계열사 간 중복 사업을 정리하고 자산을 최적화했다. SK AX는 판교 데이터센터(30MW 규모)를 약 5,000억 원에 SK브로드밴드에 매각했으며, 이는 AI 중심의 경량화된 사업구조로의 전환을 의도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도 비핵심 자산 유동화를 통해 순차입금 감축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EBITDA 20조 원 달성을 목표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2025 K컴퍼니 리뷰 ③ SK그룹] AI 기반 ‘4번째 퀀텀점프’ 원년


최태원 회장의 AI 비전과 대규모 투자 계획

최태원 회장은 'AI를 SK의 네 번째 퀀텀점프'로 공식 선언했다. SK는 1980년 석유화학(1차), 1994년 이동통신(2차), 2012년 반도체 메모리(3차)에 이어 이제 AI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는다. 최 회장은 일관되게 "AI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IT 영역을 넘어 전기·에너지, 바이오, 제조 등 전 산업군에 AI를 이식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이 비전의 첫 결실이다. 2025년 6월 울산에서 AWS, 울산광역시와 함께 국내 최초 하이퍼스케일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을 공식화했다. SK텔레콤(구축·운영), SK브로드밴드(네트워크), SK하이닉스(반도체), SK가스(냉각), SK멀티유틸리티(전력)이 참여하는 통합 생태계 프로젝트로, SK이노베이션 E&S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담당한다.

최태원 회장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구체화했다. SK그룹은 '2028년까지 국내에 128조 원 규모의 투자'를 이행하겠다고 밝혔으며,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는 장기적으로 최대 600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부가가치 AI 메모리 수요의 급증과 첨단 공정 확대로 초기 계획 대비 투자비가 대폭 증가한 것이다.

구체적인 일정도 제시됐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중 청주캠퍼스 M15X팹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며, 2027년부터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통해 팹 4기 구축을 추진한다. SK그룹은 매년 8,000명 이상의 신규 채용을 단행할 계획이다.

11월 'SK AI 서밋 2025'에서 최태원 회장은 "AI의 병목을 메모리·인프라·솔루션으로 고객과 함께 해결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OpenAI의 초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서 월 90만 장의 HBM 공급을 요청받은 점을 강조하며 "공급이 병목이 되는 시대에 책임지고 공급하는 것이 고객을 위한 길"이라고 했다.

2025년 성과와 남은 과제

2025년 SK그룹은 '실적'과 '재무'의 이중 확대를 이뤄냈다.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SK텔레콤의 신뢰 위기 극복과 AI 사업 확대,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배터리 통합,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한 재무 개선이 구조적 변화를 이뤘다.

그러나 과제도 명확하다. 첫째, 메모리 사업 의존도 심화다. 그룹 수출의 65%가 메모리에 집중되면서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과의 일치도가 높아졌다. 둘째, SK텔레콤의 신뢰 회복이 지속되어야 한다. 셋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이 경기 둔화 속에서 채산성을 확보해야 한다. 넷째,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SK그룹은 신뢰 회복, 조직 개편을 통한 효율성 강화, 글로벌 협력 체계 강화, 포트폴리오 다각화 추진 등 다층적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최태원 회장이 선언한 '4번째 퀀텀점프'는 2025년을 넘어 향후 수년간 SK그룹의 방향성을 규정할 중대 전략이다. 2026년부터 가속화될 울산·청주·용인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팹 가동,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ESS 포트폴리오 확장, 그리고 매년 8,000명 이상의 신규 채용이 실현되면, SK의 구조적 변화가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2025년의 좋은 성과를 기반으로 SK그룹이 어떻게 변화할지가 한국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지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식시황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4,214.17 ▼6.39
코스닥 925.47 ▼7.12
코스피200 605.98 ▲0.29

가상화폐 시세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27,890,000 ▲501,000
비트코인캐시 869,000 ▼1,000
이더리움 4,332,000 ▲40,000
이더리움클래식 17,450 ▲140
리플 2,714 ▲3
퀀텀 1,863 ▼4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27,900,000 ▲554,000
이더리움 4,332,000 ▲39,000
이더리움클래식 17,480 ▲160
메탈 515 0
리스크 287 ▲1
리플 2,713 ▲4
에이다 515 ▲2
스팀 101 ▼1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27,880,000 ▲600,000
비트코인캐시 868,500 ▲500
이더리움 4,334,000 ▲41,000
이더리움클래식 17,460 ▲130
리플 2,713 ▲3
퀀텀 1,869 0
이오타 12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