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지급으로 민간소비가 급증한 가운데 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업황 개선이 설비투자와 수출을 견인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GDP는 전기대비 1.2% 성장해 시장 전망치(0.9%)를 상회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7% 성장하며 3분기 만에 0%대 성장세를 벗어났다.
신한투자증권 하건형 이코노미스트는 "눈높이를 상회한 성장세 회복이 정책 효과에 따른 소비 뿐만 아니라 AI, 비미국 수요 등에 기반한 설비투자, 수출이 가세한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수요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전기대비 1.3% 급증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7월 21일부터 소비쿠폰 지급이 재개된 데 따른 효과가 컸다. 재화와 서비스 모두 소비가 늘었다. 정부소비도 물건비와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1.2% 증가했다. 2022년 이후 평균 증가율(0.5%)을 상회해 추경 효과가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는 항목별로 엇갈렸다. 건설투자는 지방 부동산 침체 및 건설사고 영향에 0.1% 감소하며 6분기째 위축됐다. 반면 설비투자는 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업황 회복에 기계류 중심으로 2.4% 증가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0.2% 늘었다.
대외 부문에서는 수출이 대미 고율 관세 부과 우려에도 비미국 수요 및 AI 수요로 1.5% 증가했다. 수입은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1.3% 늘었다. 내수와 순수출의 전기대비 성장기여도는 각각 0.7%포인트, 0.5%포인트를 기록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전망에 대해 "2차 소비쿠폰 지급이 9월 22일부터 개시돼 소비 개선세는 이어질 전망"이라면서도 "금년 2~3분기 한국 성장을 주도했던 수출은 4분기부터 주춤하겠다"고 전망했다. AI 수요가 절대적으로 양호하나 증산이 제한돼 모멘텀 개선은 크지 않고, 관세 충격으로 AI 제외 부문에서 미국의 수요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향후 성장 경로의 관건으로 투자를 꼽았다. "건설투자는 6분기째 위축됐으나 수주와 지출 간 시차를 감안하면 금년 4분기부터 완만한 회복은 가능하다"며 "설비투자 및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 효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부터 R&D 및 중기부 예산 증액이 반영된 가운데 상반기 중 국민성장펀드 가동이 예정되어 있다. 당장 설비투자보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 중심의 투자 집행이 예상되나 투자심리가 개선될 경우 성장 경로 상향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년 1분기 중 정책 및 수출 기저효과로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나 2분기부터 회복이 예상된다"며 금년 1%, 내년 1% 중후반 성장률을 전망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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