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11.06(목)

강행군 이어가는 최태원 회장, 내년도 경영전략 수립

'AI 없는 산업은 없다'…SK그룹 CEO 세미나가 내건 미래 먹거리 전략

안재후 CP

2025-11-06 11:13:10

SK그룹이 6~8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CEO 세미나'를 개최한다. 사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진행된 'CEO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SK그룹

SK그룹이 6~8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CEO 세미나'를 개최한다. 사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진행된 'CEO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SK그룹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 서밋의 의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 이어, 이어 SK AI 서밋을 통해 인공지능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제는 11월 6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 이천 SKMS 연구소에서 'CEO 세미나'를 개최하며 내년도 사업 계획의 밑그림을 그린다.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 이천포럼과 함께 SK그룹의 3대 연례행사로 불리는 CEO 세미나는 통상 10월에 개최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예년보다 한 달 늦춰져 11월 초 개최되게 됐다. APEC 정상회의와 SK AI 서밋 등 굵직한 일정이 선행됐기 때문이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산업계 현안 대응과 함께 그룹 내 미래 경쟁력 제고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년과 달라진 세미나 구성, 신임 CEO 11명의 첫 참석

올해 CEO 세미나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 구성에 있다. 예년에는 CEO 세미나 이후 약 한 달 뒤인 12월 초에 사장단 인사를 단행해 왔다. 이로 인해 퇴임을 앞둔 기존 CEO들과 새로운 리더들이 함께 세미나에 참석하는 '과도기적' 상황이 일반화돼 있었다.
그러나 올해 SK그룹 경영진은 다른 결정을 내렸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는 "퇴임이 예정된 CEO들과 내년도 전략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도달했고, 이에 따라 2026년도 사장단 인사를 예년보다 한 달 이른 지난달 말에 단행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오너 일가와 함께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를 포함한 신임 사장 11명이 총출동한다.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E&S 등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과 4년 만에 부회장 승진자로 이름을 올린 이형희 SK 부회장의 참석도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형희 부회장은 "각 계열사마다 고민들이 있을 것"이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현장에서 들어보고, 그동안의 경험치를 통해 방법을 찾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AI가 빠질 수 없는 핵심 의제

올해 CEO 세미나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AI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서 기자들과 만나 CEO 세미나의 의제에 대해 "AI가 빠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이제 AI를 빼놓고는 산업을 논할 수 없게 됐다"며 "AI 속도는 그 무엇보다 빠르다"고 강조했다.

SK그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계열사들이 'AI 트랜스포메이션에 대응하는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이미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먼저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AI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울산에는 7조 원을 투자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중이며,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업도 적극 강화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SK에 수년간 5만 장 이상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제공하기로 약속했으며, SK는 이를 바탕으로 AI 기반 스마트 인프라 구축을 추가로 구상 중이다.

최태원 회장은 SK AI 서밋의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반도체 성능을 뒷받침할 안정적인 메모리 반도체 공급, 미래 AI 인프라 구축, AI 과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AI 활용"을 강조했다. 이는 SK그룹이 AI 생태계 전반에 걸쳐 어떻게 역할을 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CEO 세미나에서 최태원 회장은 "AI 시대 대확장이 2027년을 전후해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SK가 성장 기회를 잡으려면 현재 진행 중인 '운영 개선(OI)'을 서둘러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 세미나에서도 이러한 AI 관련 메시지가 핵심을 이룰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리밸런싱, 튼튼해질 때까지 계속된다

AI와 함께 주요 의제로 다뤄질 분야는 리밸런싱(사업 재편)이다. 다만 이전보다는 비중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지난 2년간 경영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차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검토하는 등 그룹 전반의 리밸런싱 작업을 전개해 왔다.

최태원 회장은 SK AI 서밋에서 리밸런싱 지속 여부에 대해 "리밸런싱이라고 말하지만 저희 내부에선 오퍼레이션(운영 개선)을 얼마나 더 튼튼하게 만드느냐의 문제"라며 "'튼튼해질 때까지 (논의를)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리밸런싱이 일시적인 수순이 아니라 지속적인 과정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SK그룹은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에너지·반도체·AI 등 주력 사업의 밸류체인 시너지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내 중복 사업과 비효율 요소를 조정하고, 이를 통해 핵심사업 중심의 구조 재편을 추진해 미래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도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주력 계열사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 운영 개선의 고도화

CEO 세미나에서는 운영 개선(OI, Operation Improvement)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은 그간 운영 개선 활동으로 재무구조 안정화 성과를 확보했고, 제조·마케팅 등의 운영 역량을 제고하는 OI 고도화를 추진해 왔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CEO 세미나에서 "'운영 개선'은 단순히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이라며 "재무제표에 나오지 않는,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되지 않지만 경영의 핵심 요소인 기업가 정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등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영 개선 고도화를 위해서는 AI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AI 활용이 단순히 신사업 창출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조직 내 모든 영역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본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보여준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미국 관세 리스크 대응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관세 협상 지원 등 산업계 현안을 챙기기 위해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SK그룹도 미국 관세 정책 변화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AI·리밸런싱으로 내년 성장전략 재정비

최태원 회장이 8일 폐막 연설을 통해 내놓을 메시지는 재계 전체에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거 CEO 세미나 폐막 연설에서는 경영 시스템 전반을 바꾸는 '딥체인지(Deep Change)',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에도 주력하는 '더블보텀라인(DBL)', '서든 데스(Sudden Death)', 즉 돌연사의 위험성 등이 제시돼 왔다.

한 재계 관계자는 "'CEO 세미나' 진행은 이전과 같을 것으로 보인다"며 "AI를 중심으로 내년도 경영 전략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이번에 새롭게 선임된 CEO들이 어떤 활동, 얘기를 하는지까지 시간이 좀 필요하다"며 "내년까지는 새로운 계획을 짜서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그룹의 이번 CEO 세미나는 단순한 연례행사가 아니다. 새로운 경영진이 대거 합류하는 가운데 AI, 리밸런싱, 운영 개선 등 그룹의 핵심 전략을 구체화하는 중요한 자리다.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AI는 혼자 할 수 없다"는 철학 아래, SK그룹은 반도체, 에너지, 데이터센터 등 그룹 내 각 사업군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2027년 전후 예상되는 AI 시대의 대확장을 앞두고, SK그룹은 현재의 운영 개선과 리밸런싱 과정을 통해 충분한 내적 역량을 갖춰 나가고 있다. 이번 CEO 세미나가 그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도 구체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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