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암 이병철 창업회장
호암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그의 가족들이 가장 먼저 선영을 찾았다. 이재현 회장은 부인 김희재 여사와 함께 오전 9시 20분경 아들 이선호 CJ미래기획실장 부부, 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부부 등과 함께 선영에 40여 분간 머무르며 고인을 기렸다. 이재현 회장은 추도식과 별도로 호암이 생전에 살았던 서울 중구의 고택에서 저녁에 고인의 제사를 지낼 예정이다.
삼성 측 인사들은 오전 10시 40분경 선영에 도착했다.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이 함께 선영을 찾아 약 1시간 동안 머물며 고인을 추도했다. 이들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의 뜻을 기렸다.
한편 호암의 손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을 동행 중이어서 이날 추도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귀국 후 따로 선영을 찾아 고인을 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회장은 통상적으로 매년 호암 추도식에 참석해 창업회장의 경영 유산인 사업보국 정신을 되새겨 왔다.
오후에는 호암의 외손자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과 신세계그룹 사장단이 선영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호암의 막내딸인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 회장 등 신세계 총수 일가는 예년처럼 이번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정용진 회장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환영 행사 참석차 미국에 체류 중이다.
범삼성 계열 그룹들이 같은 날 시간을 달리해 추도식을 진행하는 것은 그룹 간의 상속 분쟁이 연관되어 있다. 과거 범삼성가는 호암 추도식을 공동으로 열었지만, 2012년 CJ의 이맹희 전 회장과 삼성의 이건희 선대회장이 상속 분쟁을 벌인 이후로는 같은 날 시간을 달리해 별도로 행사를 해 왔다. 이는 가족 간의 감정 관계와 기업 이익의 상충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삼성 사장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삼성 사장단은 참석하지 않아
호암은 1910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났으며, 1938년 대구에서 삼성그룹의 모태가 되는 '삼성상회'를 설립했다. 그는 청과물과 건어물을 중국과 만주에 수출하면서 사업을 키워 나갔다. 1948년 삼성물산공사를 설립하고 무역업을 확대하며 자본과 기술이 부족했던 한국 경제의 발전을 주도했다.
호암은 삼성의 경영철학으로 사업보국(事業報國), 인재제일(人材第一), 합리추구(合理追求) 등 세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이러한 철학은 삼성이 국내 최고의 기업집단으로 성장하는 바탕이 되었으며, 국가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암이 남긴 경영 유산은 현재까지도 한국 산업계의 중요한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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