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어집 실험 모습
아시아나노텍은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친환경 산불지연제 ‘파이어집(FireZip)’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올해 대형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주왕산국립공원에서 선도사업 형태로 적용될 예정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친환경 산불지연제를 자체 사업으로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단 측은 파이어집 선정 배경에 대해 산불 피해 지역의 자연 회복력을 보존하고 인위적 훼손을 최소화하려는 복구 원칙과 부합한다는 점을 들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그동안 피해목 제거와 시설 정비 중심의 복구 방식보다는 생태계의 자생적 회복을 기다리는 최소 개입 원칙을 유지해 왔다.
파이어집은 100퍼센트 자연유래 성분으로 제조된 생분해성 산불지연제로, 일정 조건에서 약 45일 이내 완전 분해되는 것이 특징이다. 화재 확산을 지연하는 기능과 함께 토양 응집력 강화와 수분 보유력 개선 효과를 동시에 갖춘 특허 기술이 적용돼, 산불 이후 토양 유실을 줄이고 복원 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도입을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산불 피해 복구 정책과 맞물린 ‘토양 중심 복원 실험’의 첫 사례로 보고 있다. 일반적인 산불지연제가 화재 진압 이후 환경 부담을 남긴다는 한계가 있는 반면, 생분해성 제품은 복구 단계까지 고려한 대응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복진원 아시아나노텍 대표는 “이번 선도사업을 통해 친환경 산불지연제가 공공 산림 관리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검증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 범위를 넓혀 산불 대응 체계의 환경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번 사업에서 파이어집을 산불 피해 지역 토양의 유실 방지와 수분 보유 개선을 위한 복원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사업 성과에 따라 국립공원 내 산불 고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예방적 적용 확대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산불 발생 시 산불지연제 투입이 주요 방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도입 초기 단계다. 최근 경북 지역 대형 산불 현장을 계기로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산림청과 산불 다발 지역 지방자치단체, 문화재 및 국가 중요 시설 관리 기관 등이 잠재적 활용 주체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와 호주 등 산불 고위험 지역에서는 화학 산불지연제에 대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여서, 국내 공공기관의 친환경 제품 도입 사례가 향후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시아나노텍은 현재 청주공장에서 청주시 산림재해컨트롤타워와 함께 파이어집과 물의 성능 비교 실험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에픽 황성수 CP / h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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