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4.29(수)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은 어떻게 진화했나

AI·자동차·통신 필수 인프라 … 6년 초격차 노력 범용 플랫폼 안착

안재후 CP

2026-04-29 12:47:34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4나노미터(㎚) 공정이 양산 6년차를 맞았다. 단순해 보이는 숫자 뒤에는 최첨단 반도체 제조의 '딜레마'를 극복한 삼성의 전략적 성공이 숨어 있다. 초미세 공정일수록 성능은 뛰어나지만 수율이 낮고, 역으로 완성도 높은 공정은 성능 개선이 제한적이라는 상충관계에서 삼성은 두 조건을 동시에 충족시킨 '완성형 공정'을 만들어냈다. 이제 4나노는 인공지능(AI)과 고급 자동차, 차세대 통신 칩 등 다양한 산업 영역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최선단과 레거시 사이에서 '양쪽 최적화' 달성
2021년 양산을 시작한 4나노 공정이 지금 주목받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반도체 공정의 기본 원리를 알아야 한다. 반도체 제조 분야에는 풀기 어려운 이분법이 존재한다.
최선단 공정은 성능 면에서는 압도적이다. 더 작은 크기로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수 있고, 칩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미세 공정일수록 생산 과정의 변수가 많아진다. 미세한 패턴 오류 하나가 칩 전체를 불량으로 만들 수 있으며, 이는 초기 단계에서 수율(정상 제품의 비율)과 생산 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한다. 기술의 최전선이 항상 불확실성을 동반하는 까닭이다.

반대로 레거시 공정은 안정성이 입증되어 있다. 몇십 년간 양산을 거치며 모든 변수가 통제되었고, 생산량과 불량률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다만 성능 개선의 여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미 기술의 한계에 가까워져 있기 때문이다.
4나노 공정은 이 딜레마의 한복판에서 탄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나노는 잘 만들어지면서도 성능도 나오는 공정"이라고 설명했다. 약 6년간의 충분한 양산 경험으로 수율과 안정성을 확보한 동시에, 최신 기술 요구사항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이는 최첨단 기술과 양산 경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결과다.

맞춤형 설계, 기술적 '선택지의 다양화' 실현
4나노 공정의 또 다른 강점은 기술적 유연성에 있다. 같은 공정 내에서 완전히 다른 성격의 칩들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성능이 최우선인 인공지능 칩의 경우 데이터 처리 속도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한다. 반면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같이 배터리 효율이 생명인 제품에서는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는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 또한 칩 내 데이터 이동 속도가 빨라지면서 정보 전송의 효율도 함께 개선된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차원을 넘어선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자신의 제품에 최적화된 칩을 받을 수 있으며, 삼성전자는 다양한 수요층을 한 가지 공정으로 수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공정 개발의 역사에서 이처럼 광범위한 산업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범용성'은 흔하지 않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 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 삼성전자


예측 가능한 공급, 반도체 산업의 생명줄
반도체 산업에서 고객사의 가장 큰 고민은 '언제 칩을 받을 수 있는가'이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수년 단위의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물량 공급을 보장받기를 원한다. 이 점에서 4나노 공정의 성숙도는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

충분히 성숙한 공정이면 생산 일정과 비용 예측이 가능해진다. 이는 장기 공급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반도체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특히 칩 크기가 커질수록 수율 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어려워지는 반도체 제조의 특성상, 안정적인 양산 기반을 제공하는 4나노는 대규모 칩 생산이 필요한 AI와 고성능컴퓨팅(HPC) 분야에서 필수 불가결한 존재가 되었다.

HBM4 세대에서 증명된 기술 경쟁력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인공지능 시대의 가장 핵심적인 반도체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6세대 HBM인 HBM4의 가장 아랫단인 베이스 다이에 4나노 공정을 적용하고 있다. 이 선택은 우연이 아니다.

HBM은 좁은 물리적 공간 안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 따라서 전력 손실을 줄이고 칩 내 집적도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4나노 공정은 이 두 가지 요구사항을 완벽하게 충족시킨다. 미세 공정의 장점인 낮은 전력 손실과 높은 집적도가 HBM의 설계 철학과 정확히 부합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4나노 공정을 통해 HBM4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동차와 통신, 새로운 활용 영역의 확대
4나노 공정은 HBM을 넘어 더 넓은 산업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의 전자제어시스템은 제한된 전력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내야 한다. 배터리 용량이 한정되어 있고, 엔진이나 모터 등 다른 장치와 전력을 나눠써야 하기 때문이다. 4나노 공정은 이러한 제약 조건 속에서도 높은 연산 성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복잡한 자동 주행 알고리즘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면서도 소비 전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통신 분야도 마찬가지다. 5G와 6G로 진화하는 통신 기술은 더 많은 디지털 회로의 집적을 요구한다. 동시에 발열과 전력 소비를 엄격히 제어해야 한다. 4나노 공정은 이 두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차세대 통신 칩의 최적 플랫폼이 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의 '범용 플랫폼' 전략의 승리
삼성전자는 최근 4나노 공정을 단순히 최선단 공정의 '과도기 제품'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은 특정 용도에 한정된 기술이 아니라, AI, 메모리, 자동차, 통신 등 다양한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을 만족시키는 범용 플랫폼에 가깝다"며 "이미 검증된 안정성 위에서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 파운드리의 핵심 전략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최첨단만 추구하는 경쟁에서는 TSMC 같은 강자를 따라잡기 어렵다. 하지만 '충분히 선단적이면서도 충분히 안정적인 공정'이라는 포지셔닝은 다르다. 고객 입장에서는 성능과 안정성을 모두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이것이 4나노 공정의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완성도와 성숙도의 결합이 만든 역설적 경쟁력
6년 전 양산을 시작했을 때 4나노 공정은 대안이었다. 최신 기술을 원하지만 높은 수율 위험을 피하고 싶은 고객들을 위한 선택지였다.

그러나 6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4나노 공정은 선택지를 넘어 플랫폼이 되었다. AI 시대의 도래로 초고성능 칩의 수요가 폭증했고, 동시에 공급 안정성의 중요성도 최고조에 올랐다. 4나노는 이 두 요구를 정확히 충족시킨다.

최첨단 기술 경쟁에서 밀려 있는 삼성 파운드리가 TSMC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겸손하지만 견고한 4나노 공정이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는 한, 삼성 파운드리의 미래는 밝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2027년 1.4나노 공정 양산이라는 다음 목표로 향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식시황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6,682.30 ▲41.28
코스닥 1,216.63 ▲1.05
코스피200 1,004.75 ▲5.72

가상화폐 시세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14,624,000 ▲320,000
비트코인캐시 673,500 ▼1,500
이더리움 3,450,000 ▲18,000
이더리움클래식 12,620 ▲50
리플 2,069 ▲7
퀀텀 1,332 ▲4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14,627,000 ▲261,000
이더리움 3,449,000 ▲18,000
이더리움클래식 12,600 ▲20
메탈 447 0
리스크 192 0
리플 2,071 ▲8
에이다 370 ▲1
스팀 86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14,610,000 ▲270,000
비트코인캐시 672,500 0
이더리움 3,450,000 ▲18,000
이더리움클래식 12,620 ▲80
리플 2,070 ▲7
퀀텀 1,324 ▼1
이오타 85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