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사장은 글로벌 자율주행 업계를 대표하는 테슬라와 엔비디아에서 핵심 프로젝트를 주도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테슬라 재직 시절에는 비전 기반 오토파일럿 개발을 선도했으며, 엔비디아로 옮긴 후에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각국의 규제 환경과 도로 상황을 충족하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그의 입사 이후 로보틱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분야의 미래 기술 역량을 점진적으로 집중시켜 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12년 역사 로보틱스랩, 왜 지금 이동인가
로보틱스랩은 2018년 현대차그룹 내 로봇 전담 조직으로 출범한 이후 연구소 규모의 '랩(LAB)'으로 격상되며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온 조직이다. 그간 현동진 상무의 리더십 아래 12년을 헤쳐나갔으며, 실용성에 기반한 지능형 로봇 개발을 목표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구체적으로 산업 현장과 의료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웨어러블 로봇 'X-ble', 고객 응대 및 충전 자동화 서비스 로봇 'DAL-e'와 'ACR', 그리고 고정밀 모빌리티 플랫폼 'MobED'에 이르기까지 설계부터 양산 체계 구축까지 전 과정을 담당했다. 완성차 R&D본부 산하에서도 충분히 역할을 했던 조직이 AVP본부로 옮기는 것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기술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의 핵심 신호다.
업계는 이번 개편을 AVP본부의 강화 신호로 읽는다. AVP본부의 AI 및 자율주행 기술 개발 전문성에 로보틱스랩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함으로써 차세대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탄력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자회사와 투트랙 전략
주목할 점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체 조직인 로보틱스랩과 함께 미국의 로봇 전문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조직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 속에서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로보틱스랩이 실용 중심의 산업용·의료용 및 서비스 로봇 개발에 집중한다면,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첨단 인공지능과 모터 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도화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주도하는 식의 분업 구조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로보틱스랩이 AVP본부에 편입되는 것은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을 통합하려는 구체적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리더십 교체, 새로운 국면을 열다
현동진 상무는 로보틱스랩을 12년 이상 이끌며 조직의 기초를 다진 핵심 인물이었다. 일신상의 사유로 최근 사임 의사를 밝힌 그의 퇴임은 조직 개편과 시점을 함께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리더십 교체를 넘어 현대차그룹의 기술 전략 방향성이 한층 명확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박민우 사장이 로보틱스랩까지 총괄하게 됨으로써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AI, 로봇 기술을 하나의 통합 전략 아래 추진할 수 있는 조직적 기반을 확보했다.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경쟁이 점점 더 기술 통합력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의 이번 결정이 어떤 성과로 구현될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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