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데자뷔는 묘한 설렘이나 신비로운 느낌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닙니다. 특정 대상을 이미 본 듯한 느낌은 상대에게 마음을 빠르게 여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어떤 사건 앞에서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떠올리며 지혜롭게 대응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때로는 기시감을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기도 하죠. 무의식이라는 뺑뺑이 추첨기에서 뜻밖에 얻어걸린 기억에게 참 고마워지는 순간입니다.
혹시 '뷔자데'라는 말도 아시나요?
뷔자데, 즉 자메뷔(Jamais vu)는 데자뷔의 반대 개념입니다.
보통 뷔자데는 무의식적인 뇌의 착각으로 일어나지만, 비즈니스에서 필요한 뷔자데는 무의식보다 ‘의식적인 측면’이 훨씬 강합니다.늘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을 완전히 ‘새롭게’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의 당연하고 익숙한 것들을 아주 살짝만 틀어보는 것. 그것은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짜릿한 일탈이자, 시장을 뒤흔들 새로운 비즈니스의 시작점이 됩니다.
시장에서 남다른 성과를 내는 아이디어 대다수는 바로 이 즐거운 '뷔자데 생활'과 관점의 비틀기에서 탄생합니다.
새로운 도전이나 창업의 첫 장을 펼친 이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지금 당신이 필요로 하는 건 무엇이며, 대체 무엇을 꿈꾸고 있습니까?”
수천 가지의 대답들이 소리 없이 이 공간을 메울 것입니다.
“사람들을 사로잡을 깜짝 놀랄만한 아이디어를 찾고 싶다.”
“남다른 아이템으로 소자본 창업을 하고 싶다.”
“손님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특별한 방법을 알고 싶다.”
“고객의 No를 Yes로 바꾸고 싶다.”
“그저 어제보다 매출이 딱 얼마라도 올랐으면 좋겠다.”
제각기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명확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어제보다 오늘 더 편하고 싶다는 바람’과 ‘오늘보다 내일 더 낫고 싶다는 욕구’입니다. 이는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삶과 비즈니스를 발전시켜 온 유일한 원동력입니다.
물론 그 답을 찾기 위해 사람들은 저마다의 성향대로 움직입니다. 어떤 이는 맨 앞줄에 서서 위험천만한 모험과 무모한 도전을 감행하고, 어떤 이는 앞서간 이들이 이룩한 역사 속에서 장단점을 파악해 안전한 답을 찾으려 합니다. 또 다른 이는 아주 작은 발전에 만족하며,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이 최선이라 믿기도 하죠.
시장에는 늘 도전과 모험이 난무합니다. 하지만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결국 살아남는 이들에게는 두 가지 강력한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뷔자데(관점의 전환)와 말빨(화법)입니다.
"인생이나 장사나 다 소통과 스토리텔링이지!"라고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는 것도 다 이 두 가지 무기가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제 살 파먹기 식 트렌드
대한민국에는 늘 거센 '창의성'과 '창조'의 바람이 붑니다.
이름만 거창하게 붙었을 뿐,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필요했습니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먹는 장사(먹거리)' 시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본능인 식욕과 호기심이 융합된 이 대단한 욕구는, 똑같은 제품을 기계적으로 찍어내던 시대를 지나 세계 각국의 음식을 지지고 볶는 '퓨전 음식'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제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소비자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활동이 상식이 되었고, 음식을 대하고 소비하는 방식 자체가 하나의 문화가 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시장은 어떻습니까?
우리나라 시장은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을 과신한 나머지, 지나치게 '베끼기'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예쁘고 희귀했던 동네 카페가 이제는 한 골목에 서너 개씩 들어서는 건 기본입니다. 로스팅, 핸드드립, 라떼 아트는 이제 차별점이 아닌 필수 옵션처럼 장착해야만 경쟁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카페는 약과입니다. 여름 한 철 메뉴였던 빙수가 디저트로 인기를 끌자 누군가 빙수 디저트 카페를 만들었고, 우유빙수와 메론빙수가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이듬해에는 웬만한 동네 카페 메뉴판에 전부 우유빙수와 메론빙수가 등장했죠.
그다음 해는 또 어떻습니까? 특정 빙수 디저트 브랜드를 그대로 모방한 유사 브랜드들이 비슷한 콘셉트와 메뉴판을 들고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납니다.
물론 이를 비판만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스몰비어'라는 확실한 트렌드를 먼저 만든 원조 브랜드가 있더라도, 남다른 홍보 전략과 메뉴 구성으로 전국 프랜차이즈화를 이뤄내며 유행을 선도한 브랜드가 대중들에게 훨씬 더 유명해지는 것이 냉정한 시장의 현실이니까요.
결국, 나만의 판을 짜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우리는 장사를 하면서도 이토록 유행에만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 걸까요? 왜 아이디어 쪼개먹기로 서로 제 살 파먹기를 감수할 수밖에 없을까요? 어쩌면 우리가 장사의 성공을 이끌어낼 '창조'라는 개념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했거나, 대기업이나 남들만 할 수 있는 거창한 영역으로 치부해 버렸기 때문은 아닐까요?
모든 문화와 생활이 트렌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우리가 유행 속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속 가능한 장사를 하려면 어떤 부분에서는 반드시 '나만의 판'을 짜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새롭고 거창한 것들을 합치는 게 아닙니다. 이미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것들을 융합해 새로운 맛과 문화 트렌드를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창조이며, 생각보다 우리 아주 가까이에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내면에 숨은 창조력을 이끌어낼 그 변화의 중심에, 앞서 말씀드린 ‘말빨(화법)’과 ‘뷔자데(관점)’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비즈니스의 판도를 바꾸어 놓습니다. 남들처럼 유행을 좇으며 불안해하는 것보다, 내가 계속해서 즐거운 판을 짜고 사업을 후회 없이 다채롭게 이끌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말빨과 뷔자데.즉, 화법과 관점을 우리가 어디에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늘 다른 모습의 ‘창조’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더 이상 남의 것을 베끼는 모방에 기대지 마세요.
대신 나의 당당한 소통 능력, 그 뻔뻔하면서도 독창적인 아우라에 기대어 오늘부터 나만의 판을 짜보시길 바랍니다.
![[장사는 90% 소통이다] 유행을 좇는 장사 vs 판을 짜는 장사](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52914391600904048439a4874112222163195.jpg&nmt=29)
[석현수]
현)빅컬쳐엔터테인먼트회장
WB 글로벌 F&B 그룹회장
STN TV 예능부문 대표
전)중앙대학 아트센터 예술감독
동아일보 동아콩쿨 자문위원
다큐서울 프로듀서
국내최초 1995년 삼각주먹밥 카도 프랜차이즈 창시자
[석현수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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