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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투자한 스타트업 ‘판탈라사’는 어떤 회사?

파도로 전력 만들고 바닷물로 서버 식혀 … 해상에 떠있는 '부유식 데이터센터' 개발

안재후 CP

2026-08-13 12:32:40

판탈라사의 ‘오션-2’ 파력 발전 장치 시운전 모습. 사진=판탈라사

판탈라사의 ‘오션-2’ 파력 발전 장치 시운전 모습. 사진=판탈라사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네이버가 '파도가 서버를 식히고, 파도 에너지가 AI 연산을 돌리는' 해상 AI 데이터센터를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 판탈라사(Panthalassa)에 투자했다. 전력망·대지·냉각수라는 데이터센터의 세 가지 핵심 난제를 바다 한 곳에서 해결하겠다는 판탈라사의 야심찬 도전에 네이버가 베팅한 것이다.

파도에서 전력을 뽑는 기업
판탈라사(Panthalassa)는 2016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설립된 해양 에너지 기술 스타트업이다. 회사는 자신을 단순한 파력 발전 기업이 아닌 해양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정의한다. 핵심은 파력 발전 장치와 AI 데이터센터를 별도 시설이 아닌 하나의 부유식 플랫폼, 즉 '노드(Node)'에 통합했다는 점이다.

판탈라사의 노드는 최대 85m 규모의 부표 구조와 수면 아래 긴 튜브로 이루어져 있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부유체가 위아래로 움직이고, 이 과정에서 내부의 해수가 압력을 받아 순환하며 터빈을 돌린다. 생산된 전력은 육지로 송전하지 않는다. 노드 내부에 탑재된 AI 연산 장비를 곧바로 구동하는 데 직접 사용한다.

태양광이나 풍력과 달리 파력은 별도의 연료가 필요 없다. 바다의 파도 움직임을 24시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판탈라사의 구상이다. 전력을 생산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소비하므로 송전 손실과 신규 송전망 구축 부담도 줄어든다.

데이터센터 운영 세 난제를 한 곳에서
AI 데이터센터 운영의 가장 큰 난제는 전력뿐만이 아니다. 고성능 반도체와 서버는 엄청난 열을 발생시키는데, 이를 식혀야 할 냉각 설비와 담수가 필요하다. 판탈라사는 바닷물을 직접 냉각 자원으로 활용함으로써 지상 데이터센터의 냉각 전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본다.

부유식 구조로 별도의 대지도 필요 없다. 노드는 전력망과 케이블로 육지와 연결되지 않는다. 대신 스타링크와 같은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통해 연산 결과를 지상으로 전송한다. 저궤도 위성은 정지궤도 위성보다 지연시간이 짧아 빠른 응답이 필요한 AI 추론 작업에 유리하다.

이렇게 세 가지 문제—전력 생산, 냉각, 통신—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하는 게 판탈라사의 핵심 전략이다. 육상 데이터센터처럼 전력망, 토지, 송전 인프라를 각각 따로 구축할 필요가 없다. 바다라는 무한한 공간에 자립형 컴퓨팅 거점을 세우는 셈이다.


네이버가 보는 미래의 인프라
네이버가 판탈라사에 투자한 이유는 간단하다. AI 서비스 확대에 따라 데이터센터 인프라 부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육상 데이터센터 확충만으로는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잡기 어렵다. 전력망 증설, 토지 확보, 냉각용 담수 확보—각각이 새로운 병목이 되고 있다.
판탈라사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다르게 접근한다. 네이버는 피터 틸이 주도한 1억4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라운드 이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당장 해상 데이터센터를 도입할 계획은 아니지만, 향후 AI 연산 수요와 전력 부족이 심화될 경우를 대비해 차세대 인프라 기술과 파트너십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경쟁이 단순히 GPU와 서버 확보 단계를 넘어, 전력 생산부터 냉각, 통신까지 모든 것을 설계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AI 데이터센터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파트너십 등으로 차별화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며 "파력 기반 재생에너지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차세대 기술에도 선제적으로 투자해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경쟁력을 다방면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상용화 앞에 놓인 도전
판탈라사의 구상은 기술적으로 혁신적이지만, 현실은 복잡하다. 해상 플랫폼이 태풍과 높은 파도, 염분에 장기간 견디기 위한 내구성 검증이 필요하다. 파력 발전량의 변동성을 극복하고 서버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위성통신의 대역폭도 대규모 학습 데이터를 처리하기에 충분한지 미지수다.

해수를 냉각에 직접 사용하면 부식과 유지보수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 반도체와 서버 교체·수리 방법, 해양 생태계 영향, 각국의 규제와 보험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한다.

판탈라사가 현재 추진하는 '오션-3' 플랫폼은 아직 상용 단계가 아니라 2027년 상용 배치를 목표로 한 실증·검증 단계다. 회사가 AI 학습보다 추론 연산을 초기 상용화 대상으로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장에서 데이터를 분석한 뒤 결과만 보내는 추론 작업이 위성통신과 해상 환경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판탈라사는 파도를 에너지로, 바닷물을 냉각액으로, 하늘의 위성을 통신망으로 활용해 바다를 새로운 컴퓨팅 인프라 공간으로 만들려 한다. 네이버의 투자는 AI 인프라 경쟁이 육지를 넘어 바다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 기술의 성공 여부는 오션-3가 실제 해상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AI를 처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대규모로 제조·운영할 수 있는지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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