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민원의 주범이 되고 있는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9,296건으로 접수돼 전년(4,418건)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같은 유행성 불쾌 곤충인 동양하루살이 민원(240건)의 3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충망에 잔뜩 붙어 있다", "고층 아파트 외벽에 수십 마리가 붙어 있어 기절할 뻔했다", "외출하면 얼굴에까지 달라붙어 깜짝 놀란다"는 등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러브버그가 올해 유독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기후 변화에 있다. 보통 6월 말부터 7월 초·중순에 나타나는 계절성 곤충인 러브버그가 올해는 이례적인 고온과 장마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2주 가량 이른 6월 중순부터 출몰하기 시작했다.
러브버그는 독특한 생태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성충 수컷은 3~4일, 암컷은 일주일 정도밖에 생존하지 못한다. 하지만 암컷 한 마리가 한 번에 200~300개의 알을 낳는 높은 번식력을 보인다.
다행히 생존율이 높지 않아 대규모로 나타난 뒤 2주 정도 지나면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특성을 보인다. 질병을 옮기지 않고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익충이지만, 암수가 꼬리를 맞대고 이동하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보다는 친환경적 방법을 권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은평구 백련산 일대에 광원·유인제 포집기를 설치하고 영동대교 한강 수면에는 부유식 트랩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 차원에서는 몇 가지 간단한 방법으로 러브버그를 피할 수 있다. 러브버그는 밝은 색을 선호하므로 장시간 야외 활동 시 어두운 색 옷을 입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날개가 약하고 물을 싫어하는 특성을 이용해 벽이나 방충망에 붙어 있을 때 물을 뿌려 떼어낼 수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러브버그는 발생 후 대략 2주 이내 자연 소멸하는 특성이 있다"며 "과도한 살충제 사용보다는 친환경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법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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