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 그룹은 21일 니콜라 빠리(Nicolas Paris) 르노코리아 신임 대표이사 사장의 선임을 발표했다. 이번 리더십 교체는 르노코리아가 '그랑 콜레오스'의 성공적인 출시 이후 다음 단계 성장을 위한 전략적 인사로 해석된다.
스테판 드블레즈 현 사장의 뒤를 이어 르노코리아를 이끌 빠리 신임 사장의 공식 부임 일자는 2025년 9월 1일이다. 한편 드블레즈 현 사장은 르노 그룹 인도를 총괄하는 최고경영자의 중책을 맡게 된다.
전동화 시대를 이끌 구매 전문가의 선임
르노 그룹 입사 후 빠리 신임 사장은 글로벌 핵심 거점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그는 프랑스는 물론, 인도 법인 A-세그먼트 구매 담당 부사장과 중국 법인 이노베이션 랩(Alliance Innovation Lab) 구매 책임자 등 핵심거점의 주요 직책을 두루 역임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은 전동화 전환의 핵심 부품 담당을 맡으며 르노 그룹의 미래 전략을 이끌어왔다. 2023년부터는 배터리와 E-파워트레인, ADAS, 커넥티비티, 소프트웨어, 전자부품 구매 담당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르노 그룹의 기술 혁신 및 전기차 전환에 기여해왔다. 이러한 경력은 르노코리아가 추진 중인 오로라 프로젝트의 전동화 로드맵과 정확히 부합하는 전문성을 보여준다.
드블레즈 사장이 일군 성과와 인도행 배경
스테판 드블레즈 현 르노코리아 사장은 2022년 3월 부임 이래 회사 재건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드블레즈 대표는 한국 부임 첫 해인 2022년 반도체 부품 공급난 등 악재 속에서도 전년 대비 74.8%의 성장을 일궈내고 9만 9166대의 신차를 유럽으로 수출하는 등 당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이끌어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오로라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출범이다. 그룹의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전략에 따른 신차 개발 프로젝트인 '오로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켰으며, 그 첫 번째 모델인 그랑 콜레오스를 2024년 9월에 출시해 현재 한국에서 4만5000대 이상의 판매대수를 기록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드블레즈 사장은 또한 르노코리아의 미래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드블레즈 사장은 R&D센터인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의 전략적 재편을 이끌고, 단일 라인에서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모두 생산할 수 있도록 부산공장을 업그레이드해 미래 경쟁력의 기반을 다졌다.
브랜드 강화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었다. 2024년 4월에는 '르노코리아'로의 회사명 변경과 로장주(Losange) 로고 도입을 진행했고, 플래그십 스토어인 르노 성수와 신규 rnlt© 쇼룸 콘셉트를 소개함으로써 한국 내에서의 브랜드 강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인도 시장 중요성과 전략적 인사 의미
드블레즈 사장의 이번 르노 그룹 인도 총괄CEO 임명은 그의 리더십에 대한 그룹의 신뢰를 반영한 결과이며, 동시에 핵심성장시장으로서 인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르노 그룹의 전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르노 그룹 인도에서는 현재 4만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인도는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했으며, 특히 소형차와 경제형 차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르노 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인도 시장에서의 성공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하에 검증된 리더십을 투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로라 프로젝트 2단계와 르노코리아의 미래
니콜라 빠리 신임 사장이 맡게 될 가장 중요한 과제는 오로라 프로젝트의 후속 단계 추진이다. 르노코리아가 내년까지 차세대 신차 프로젝트 '오로라 2' 개발을 완료, 2026년 초부터 판매한다. 오로라 2는 오로라 1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랑 콜레오스' 상위 모델이다. 오로라2는 준대형(E세그먼트) 차급으로, 쿠페형 디자인을 채택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오로라 프로젝트는 총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2026년에는 쿠페형 하이브리드 CUV, 2027년에는 첫 전기차 준대형SUV 신차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르노코리아가 하이브리드에서 순수 전기차로 이어지는 전동화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실행해 나간다는 의미다.
빠리 신임 사장의 구매 및 전동화 전문성은 이러한 프로젝트 추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배터리, E-파워트레인, ADAS 등 전동화 핵심 부품에 대한 그의 전문 지식은 오로라 2, 3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한 중요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허브로서의 역할 확대
르노코리아는 르노 그룹의 글로벌 전략에서 중요한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르노그룹의 '르노 브랜드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전략에 따라 유럽 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다섯 곳의 글로벌 허브 중 하나를 담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폴스타 전기차 생산도 예정되어 있다. 2025년 하반기부터는 부산공장에서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폴스타 4'도 생산한다. 이는 르노코리아가 단순한 내수 중심 업체에서 글로벌 생산 허브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 전망과 과제
드블레즈 사장은 지난 3월 부산시와 부산공장 미래차 생산설비 투자 관련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르노코리아는 첨단 하이브리드 모델로 준비 중인 오로라1·2 프로젝트에 7천억 원을 투자할 것"이라며 "오로라1, 2 프로젝트 이후 차세대 전기차 모델의 개발∙생산까지 확정되면 2027년까지 모두 1조5천억 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라 빠리 신임 사장은 이러한 대규모 투자 계획의 실행과 함께 그랑 콜레오스의 성공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특히 급변하는 전동화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 그룹 인도 총괄 CEO로 임명된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의 공식 임기 또한 2025년 9월 1일부터다. 이번 리더십 교체는 르노 그룹의 글로벌 전략 하에서 적재적소에 검증된 인재를 배치하는 동시에, 각 지역 시장의 특성에 맞는 전문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르노코리아는 니콜라 빠리 신임 사장의 리더십 하에 오로라 프로젝트 2단계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글로벌 허브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에픽 신승윤 CP / kiss.sf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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