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최신 모델 뛰어넘는 멀티모달 AI '엑사원 4.0 VL' 등장
이날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복잡한 전문 문서부터 이미지, 분자 구조식까지 완벽하게 이해하는 멀티모달 AI 모델 '엑사원 4.0 VL(Vision Language)'의 첫 공개였다.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겸 CSAI(최고AI과학자)는 "엑사원 4.0 VL이 엑사원의 눈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 모델의 성능이 메타(Meta)의 라마 4 스카우트(Llama 4 Scout) 모델과의 비교에서 앞섰다고 발표했다.
메타가 최근 공개한 라마 4 시리즈는 멀티모달 AI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으로, 전문가 혼합 모델(mixture of experts, MoE) 아키텍처를 도입한 최신 모델이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 4.0 VL이 이러한 글로벌 최신 모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것은 한국 AI 기술력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의미한다.
엑사원 4.0은 거대언어모델(LLM)과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할 수 있는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추론 AI 모델을 하나로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 AI를 공개한 곳은 앤트로픽과 알리바바에 이어 LG가 세 번째다.
특히 매개변수가 320억개(32B)에 불과하지만, 훨씬 큰 '딥시크-R1'이나 '큐원 3'에 맞먹는 수준으로 오픈 소스 모델 중 글로벌 톱 수준의 성능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효율성 면에서도 크게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AI 모델 개발을 넘어 다양한 산업 현장 적용을 통해 범용성과 전문성을 모두 갖춰 나가며 글로벌 파트너사와 함께 AI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 전문가 60명 3개월 작업을 하루 만에
LG AI연구원이 공개한 또 다른 핵심 기술은 고품질 데이터를 생산하는 AI 공장 역할을 하는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EXAONE Data Foundry)'다. 이 플랫폼은 전문가 60명이 3개월 동안 작업해야 생성할 수 있는 데이터를 한 명이 하루 안에 끝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AI 반도체부터 모델까지 '순수 국산' 완성체 '엑사원 온프레미스'
'엑사원 생태계'의 완결판은 AI 반도체부터 모델까지 순수 국산 기술로 완성한 '엑사원 온프레미스(EXAONE On-Premise)'다. 이는 기업들이 보안 걱정 없이 엑사원 모델을 사용할 수 있도록 외부로부터 독립된 환경에서 기업용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풀스택(Full-Stack) 솔루션이다.
특히 LG 임직원의 AI 에이전트인 '챗엑사원(ChatEXAONE)'이 국가핵심기술 문서까지 사용할 수 있는 ISO 인증을 획득해, 높은 보안성이 요구되는 기업 전용 서비스로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바이오·금융까지, AI 전문가 영역 도전 확대
이날 행사에는 LG AI연구원과 협업 중인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참석해 AI 신약 개발을 위한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 준비 현황을 소개했다. 백 교수는 "질병 치료 영역에서 새로운 시작점이 될 수 있는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를 넘어서는 AI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르만 사호비치(Arman Sahovic) 런던증권거래소 그룹(LSEG) 아태지역 데이터 플랫폼 솔루션 총괄은 엑사원으로 만든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서비스를 소개했다. LG AI연구원은 런던증권거래소 그룹의 데이터와 뉴스, 공시 자료 등 비정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자산의 수익률 방향성을 예측하고, 보고서를 생성해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을 돕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5년간 쌓아온 혁신의 결실, 다운로드 500만 회 돌파
LG AI연구원은 2020년 12월 설립 이후 산업 현장의 난제 해결이라는 도전적 목표를 향해 걸어온 혁신의 여정을 소개했다. 2021년 AI 영어 독해 경진대회인 스쿼드 리더보드에서 1위를 차지하며 AI 기술 경쟁력을 세상에 알린 것을 시작으로, 2021년 12월 국내 최초 멀티모달 AI 모델 '엑사원 1.0' 공개, 2022년 세계 최초 AI와 인간 디자이너 협업 작품의 뉴욕 패션위크 선보임, 2023년 국내 최초 유네스코 AI 윤리 실행 파트너십 체결 등 연이은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2024년 8월 공개한 엑사원 3.0은 국내 최초 연구용 오픈소스 모델로 한국의 AI 역량을 세계에 알렸고, 같은 해 12월 공개한 엑사원 3.5는 국내 AI 모델 중 유일하게 스탠퍼드대에서 발간하는 AI 보고서에 포함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LG AI연구원이 공개한 엑사원 3.0, 엑사원 3.5, 엑사원 딥, 엑사원 4.0의 다운로드 수 합계는 500만 회를 넘어섰으며, 이는 국내 AI 기업 중 최고 기록이다.
피지컬 AI로의 진화, 현실 세계 변화 목표
이홍락 공동 연구원장은 "에이전틱 AI의 진화는 곧 현실 세계를 바꾸는 기술인 피지컬 AI로 연결된다"며, "AI가 현실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실제 환경을 바꾸는 피지컬 AI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LG AI연구원의 이번 '엑사원 생태계' 공개는 단순한 AI 모델 발표를 넘어, AI 반도체부터 데이터 생산, 모델 개발, 서비스 구현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AI 생태계 구축이라는 점에서 한국 AI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순수 국산 기술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성능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AI 주권 확보라는 국가적 과제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2일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22일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22일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22일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22일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최정규 LG AI연구원 AI에이전트그룹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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